카터 전 대통령 “암 재발, 그간 삶 하나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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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전 대통령 “암 재발, 그간 삶 하나님께 감사"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8.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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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인도하는 고향교회 성경공부 ‘700명’ 인파 몰려…1994년 한반도 전쟁 위기 막아
▲ 미국 전 대통령 지미 카터(91)는 세계평화를 위해 일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최근 암 재발 사실을 밝히며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고 그간의 삶에 감사한다"고 전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사진=지미 카터 재단

신앙인으로 전 세계 평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온 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91)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암이 재발해 뇌로 전이됐다고 발표했다.

암은 흑색종의 일종으로 과거 간에 있다가 사라졌지만, 최근 뇌로 전이된 사실이 발견된 것.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의 상태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이제 자신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음을 느낀다”며 “멋진 인생이었고, 흥분되고 모험에 가득 찬 감사한 삶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전이 사실을 알게 된 그날 밤 “이제 몇 주밖에 남지 않았구나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아주 편안하게 느껴졌다. 지금 나는 아내보다 훨씬 더 편안하다”고 유머까지 곁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죽음을 앞두고 평상심을 잃지 않는 카터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품위 있는 전직 대통령의 귀감”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애모리대 의료진들이 신약을 투여하면서 치료하고 있지만, 고령인 카터 전 대통령의 완치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암 투병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23일에는 그가 고향 조지아주 마리나타침례교회에서 직접 가르치고 있는 성경교실에 무려 7백명의 인파가 몰려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평소 40여명이 참석하는 성경교실에 이처럼 사람들이 몰리자 결국 2번으로 나눠 참석자들에게 설교를 전했다. ‘사랑’을 주제로 설교한 그는 “우리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면을 지금 공부하고 있다”면서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는 성경말씀을 강조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카터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여도 컸다.

특히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한 이후 북한이 당국 간 회담에서 ‘서울 불바다’ 발언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일촉즉발 위기가 있었고, 카터가 이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4년 북핵 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당시 미군이 전투기 시동까지 걸어두었다고 할 정도로 긴장이 극에 달했을 때, 카터는 6월 방북해 대화국면으로 이끌어낸 바 있다.

또 한국교회 안에서는 대통령 재임기간 주일을 어긴 적이 없는 대통령으로 잘 알려져 있다. 퇴임 이후에도 주일학교 교사를 담당했던 이야기는 강단에서 예화로도 자주 전해지고 있다.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을 위해 전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면서도 주일학교 봉사를 위해 고향 교회로 돌아간 그였다.

사실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인기가 높았던 대통령은 아니다. 연임에도 실패했다.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의 질문에 4년 더 대통령을 하는 것보다 국제분쟁을 막는 활동을 하는 카터센터를 선택하겠다고 그는 답했다. 퇴임 이후 그가 걸어온 길을 다른 지도자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게 여겨진다.

암 재발 소식을 전하며,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카터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38분 분량의 영상(아래)에서 직접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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