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교과서에 개항 이후 기독교 역사 서술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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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교과서에 개항 이후 기독교 역사 서술 돼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6.2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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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역사교과서공동대책위원회, ‘2015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에 관한 공청회’ 개최

한국 기독교 역사가 ‘2015년 역사교과서’에 공정하게 서술되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5월 발표된 중·고등학교 한국사 내용 체계표에서 전근대사에서 유교, 불교, 실학, 국학 등의 종교를 서술하고 있지만, 개항 이후 기독교 역사를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역사과 교육과정의 시안을 토대로 한국교회역사교과서공동대책위원회(전문위원장:박명수 교수)는 지난 16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중강당에서 ‘2015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박명수 교수(서울신학대학교)는 “이 시안은 2차 공청회를 거쳐서 9월 중에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한국 기독교는 1차 시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여 보다 객관적이며, 공정한 역사교과서를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2015년 ‘중·고등학교 한국사 내용 체계표’에는 한국사를 정치사, 경제사, 사회사, 문화사로 나누고 각 영역의 핵심 내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학교교육과정 중 종교 분야를 다루는 문화사에서, 기독교에 대한 내용이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박 교수는 “이는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종교에 대해서 아예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중학교 부분의 세계사 내용 체계표에는 기독교를 설명하고 있지만, 한국사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언급이 전연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문제는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박 교수는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유교, 불교, 실학, 국학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반면 기독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한국사에서 기독교를 제외시키려는 한국 사학계의 암묵적인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근대사에서의 종교 역할은 인정하고 있지만, 기독교가 활동했던 근현대사 부분의 역사교육과정에 종교에 관한 내용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새로운 종교와 사상’에 기독교를 포함시켰지만, 구체적으로 그 이름을 명기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작용된다.

박 교수는 “개항 이후 천주교와 기독교는 서양문명의 전달 수단으로 한국사회에서 주된 역할을 했고,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중심 역할을, 해방 직후 기독교는 공산주의에 반대해서 대한민국의 건국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근현대 부분에 종교를 삭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러한 설명이 배제된 한국사 교과서들은 자칫 종교가 전근대의 산물이며, 현대인들에게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 

박 교수는 “한국교회의 요구는 한국 기독교의 수용과 발전에 대해 다른 종교와 비슷한 분량으로 서술해 달라는 것”이라며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부분에 개항 부분에서 기독교의 수용을 삽입하고, 일제 강점기와 대한민국 시기에 각각 종교의 역할과 위치를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고등학교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교육과정’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분석해 발표한 이은선 교수(안양대학교)는 “동아시아 각 나라의 문명의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해 평화로운 공존을 도모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면, 근대화와 문화 발전에 기여한 기독교에 대한 교육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의 세계사 교과서의 교육과정 시안은 서아시아·인도 지역사에서만 이러한 종교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있을 뿐 동아시아사와 유럽·아메리카 지역사에서는 종교에 대한 서술이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는 것. 이에 이 교수는 “양 지역의 역사에서 지역사의 종교문화적인 특성을 이해한다는 교과과정의 편성 목적에 맞게 평가기준이 수정되면서 세계사 분야의 문화사 내용 체계표의 종교적인 내용이 반영되도록 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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