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철의 성령론, 기복신앙적 ‘왕의 기도’ 보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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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철의 성령론, 기복신앙적 ‘왕의 기도’ 보완돼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6.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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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 월례발표회에서 손기철 장로의 헤븐리터치 사역평가

신비적 체험과 은사를 강조하는 치유집회로 논란에 휩싸였던 손기철 장로(온누리교회)의 사역을 평가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은 지난 5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4층에서 제46회 월례발표회를 열고 손기철 장로의 ‘헤븐리터치 사역’을 평가하는 한편 균형잡힌 성령운동을 위한 방향을 논의했다.

▲ 기독교학술원은 제46회 월례발표회를 지난 5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4층에서 열고 손기철 장로의 ‘헤븐리터치 사역’을 평가했다.

김영한 박사, 은사 치우쳐 있으나 전체적으로 온건

개회사에서 김영한 박사는 “손기철의 성령론이 하나님 말씀을 받음보다는 은사와 표적의 나타남으로 치우쳐있는 것은 사실이나, 온건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성령을 삼위일체적 하나님의 한 분으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성령 이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단순한 방언보다 ‘삶의 열매’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그의 사역이 개혁주의 신앙에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손기철은 오순절 교파와는 달리, 방언이 성령세례의 표적으로서 반드시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며, 그는 방언이 성령세례의 판단 기준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성령세례를 체험한 사람은 잠재적으로 방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방언보다 중요한 것이 ‘삶의 변화’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견해는 성령세례를 중생과 구분하며 방언이 반드시 표적으로 따라온다고 보는 소위 고전적 오순절 교파의 견해와는 다르며, 성령의 은사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한 소위 제3의 물결 운동의 주장과도 동일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그의 성령론은 대체로 은사에 대하여 열려 있는 개혁신앙의 신자들에게도 수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손기철 장로의 ‘모든 질병 치유론’, 문제를 향해 꾸짖고 선포하는 ‘왕의 기도’ 등은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박사는 “‘왕의 기도’는 선포하여 낫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그 책임을 미룰 뿐 아니라 복음 이해를 오로지 병 치유를 통한 이 세상에서의 무병삶이라는 기복에 두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라기보다는 병든 자를 향하여 명령하는 기도를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진정한 기도가 아니라 선포가 되어 버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기적만을 위주로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거나 전도하는 일은 하나의 영광의 신학,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보다는 초자연적 능력을 행사하는 신을 드러내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장식 교수, ‘예수의 가르침’ 더욱 강조돼야

손기철 장로의 치유사역을 실천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한 오장식 교수(장신대)는 HTM의 치유사역이 성령님을 강조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이나 가르침에 대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오 교수는 “손기철 장로의 치유사역을 살펴볼 때, 기존 교회 전통의 다양한 영성훈련이나 영적 가르침들과 비교해 볼 때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성령에 대한 강조이다. 반면 그의 글이나 설교 속에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이지만, 예수님에 대한 제시가 단지 치유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아쉬운 점으로 제시했다.

성령님께 초점을 맞추거나 관심을 두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예수님 자체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는 것.

오 교수는 “HTM의 치유사역이 단순히 주님을 만나 몸과 마음이 치유를 받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온전한 치유와 변화의 은총을 덧입는 예수 그리스도 중심적인 치유사역이 되기 위해서는, 그의 인격과 삶을 배우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HTM의 치유사역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한국교회 안에서 견고하게 뿌리내리고 발전하기 위해서 발제자가 생각할 수 있는 제안점이라면 HTM의 치유사역이 예수 그리스도와의 사랑의 일치적인 삶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또한 그는 “오늘날 손기철 장로의 치유사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비판에는 신학적인 이유도 있지만 심리적인 요인도 상당히 작용을 한다고 본다”며, “다른 신학과 신앙적 이해도 주된 요인이겠지만, 손기철 장로의 신앙이나 신학이 기독교의 기본적인 신앙고백이나 뿌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간주해 신학계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손기철 장로, HTM “신사도운동과 관계 없다”

이날 발표회에는 손기철 장로가 직접 참석했으며, 그간 논란이 됐던 집해와 치유사역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손 장로는 “지금까지 주님이 허락하신 자리에서 주님의 때에 주님이 시키시는 일을 하고자 애써 왔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HTM에서 주장하는 하나님 나라의 신학은 신사도개혁운동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처음 성령체험을 하고 충분한 검토 없이 어떤 교파나 운동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책에 인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후 신학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이나 용어를 점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신학적 논란이 된 ‘왕의 기도’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왕의 기도’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예수님과 같은 기도를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든 용어로 주의 말씀을 선포하는 기도”라며 “선포냐 기도냐에 대한 재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신학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앞으로 용어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또한 성령사역에 대해서는 “나타난 현상만을 보고 사역을 판단하거나 그 사역자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님의 말씀과 그에 따른 표적은 현재의 세상적인 관점, 현실적인 관점, 물리적인 관점에서 볼 때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고, 비과학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그의 성령사역 중심에는 믿음과 ‘십자가’ 신앙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의 신앙은 처음도 믿음이고 끝도 ‘믿음’(롬 1:17)이다. 복음 자체가 신비한 것이며 물리적 관점에서 비논리적이고 비과학적인 일”이라며 합리적 이성이 아닌, ‘믿음’의 문제로 접근할 것을 강조했다. 신앙의 영역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이성과 과학적 논리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의 정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

또한 손 장로는 “십자가에 기초하지 않는 성령사역은 마귀에게 틈을 주게 되고, 잘못된 길로 갈 확률이 매우 높다”며 예수님의 십자가에 대한 구속사가 성령 사역의 기초임을 분명히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활발한 토론과 교류를 통해 HTM이 한국교회로부터 공인받는 제도적인 성령사역의 기관으로 자리 잡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세분의 권면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손기철 장로는 미국에서 생명과학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20년 이상 건국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봉직하고 있으며 HTM(헤븐리터치 미니스트리)이라는 선교단체를 지난 2004년 이래로 만 11년째 이끌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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