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주인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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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주인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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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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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송덕준 목사(독일교회)

우리 동네 골목 안에는 성당이 있다. 성당에 들어가려면 마당을 지나 계단을 올라서 현관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마당 끝자락 계단사이에 주목나무 세 그루가 있고 그 가운데 대리석 석상이 세워져 있다.
그 석상이라는 것이 마리아는 어른모습으로 크게 만들고 예수님은 아기모습으로 작게 해서 양팔로 아기를 안고 있는 형상이다. 어느 날 성당 옆을 지나치다 석상을 향해 합장을 하고 절을 하는 신도들을 보면서, 저분들은 마리아에게 절하는 것일까 아니면, 아기 예수님께 하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금년 성탄절은 누가 주인공이 될까?
한해를 돌아보면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뉴스들이 많았던 것 같다. 뉴욕타임지는 올해의 인물로 ‘에볼라 전사들’을 선정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서부지역을 강타한 전염병으로 전 세계를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에 떨게 했다. 지금까지 7천명 가까운 사망자를 냈다. 그런 위험을 무릎쓰고 현지로 찾아가서 환자치료와 에볼라 퇴치에 힘쓴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희생적인 헌신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성탄절이 다가오면서 거리와 상점들은 화려한 장식을 하고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진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성탄트리가 세워졌고, 국회의사당에도 기독 국회의원들의 정성으로 트리가 만들어졌는데 우리나라 국회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백화점과 상점들마다 선물들을 쌓아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고, 아이들은 선물보따리를 들고 오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가슴 설레는 연말이다.
얼마 전 미국의 왓슨 씨가 1962년에 자신이 생리의학상으로 받은 노벨상 메달을 경매로 내놓았는데, 러시아의 부호 우스마 노프씨가 53억에 낙찰 받아서 원주인인 왓슨 씨에게 되돌려준 선물이야기는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거리에는 어김없이 구세군 냄비가 등장한다. “어려운 이웃을 도웁시다!”구세군사관의 구호가 종소리와 함께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금년에도 ‘얼굴 없는 천사들’의 이야기가 여전히 들려온다. 자선냄비에 이름 없이 넣고 가는 수천만 원짜리 수표와 밤사이 어느 주민센터 마당에 쌀부대를 수북하게 쌓아놓고 가는 천사들의 이야기는 겨울 강추위를 녹여주고 있다.

누구일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은밀하게 사랑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의 마음은 곧 천사이다.
 마태복음 2장에 보면, 성탄절의 주인공을 찾아가는 박사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은 유대의 왕으로 나신 아기를 찾아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험으로 갔다. 그들의 손에는 황금과 유향과 몰약이 들려져 있었다. 이는 아기께 드릴 선물이다. 별의 인도를 따라서 마구간을 찾아 들어간 박사들은 아기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았으나, 아기 예수께 엎드려 경배하고 준비해간 예물을 드리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갓난아기가 박사들의 방문은 알기나 할까(?) 그런데도 박사들은 아기 예수께 경배 드린 사실만으로 기뻐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고국으로 돌아갔다.

성탄절이 점점 세속주의와 인본주의 그리고 상업주의에 빠져 주인공을 잃어가고 있다. 성탄절의 주인공은 박사들이 아니다. 어려운 이웃도 아니고 산타클로스도 아니다. 자선사업가나 얼굴 없는 천사들도 아니다. 마리아는 더욱 아니고 에볼라전사들도 아니다.
성탄절의 주인공은 바로 아기 예수이다. 우리에게 자유와 평안을 주고 구원과 영생의 선물을 주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성탄절의 주인공이시다.
금년 성탄절은 주인공을 바로 찾아서 기뻐하고 축하하며 경배 드려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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