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삶의 ‘이원화’가 한국교회 위기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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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삶의 ‘이원화’가 한국교회 위기 불러와”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11.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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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 윤리학회, 정기논문발표회 ‘한국교회와 신앙의 공공성’ 주제로 개최

한국교회의 위기가 신앙과 삶의 ‘이원화’에서 기인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회가 기독교적 가치로 세상과 구별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공공성’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한국복음주의 윤리학회(회장:최영태 교수)는 제14차 정기논문발표회를 ‘한국교회와 신앙의 공공성’을 주제로 지난 22일 백주년기념교회에서 열고 세상 속에서 한국교회 공공성 회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 한국복음주의 윤리학회는 제14차 정기논문발표회를 ‘한국교회와 신앙의 공공성’을 주제로 지난 22일 백주년기념교회에서 개최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교대학원)는 “한국교회 공신력 약화는 교회 활동이 공공성을 상실한 데 비롯됐다. 사회와 소통하려 하기보다 일방적 진리를 선포하고, 상대방을 단순히 전도 대상자로 여기는 태도를 견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래 초기 한국 교회는 사회 부조리를 혁파하고 새로운 가치 질서를 제시하는 선구자의 역할을 감당했지만, 오늘날 공공의 선을 향한 교회의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교세 확장과 교회 건물 건축, 교권 유지 그리고 교회 세습 등은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교회에 대한 불신을 더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 구성원들이 시민사회에서 공적인 역할을 하는 책임과 노력이 요청된다.

정 교수는 “교회가 사회적 실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까지 한국 개신교는 교회와 사회의 관계에 지나치게 ‘이원론적 사고’를 견지해 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이원론적 사고’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사회생활에 올바른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여 기독교인들을 분리주의자 또는 배타주의자로 만들어 버린다는 위험성이 있다.

정 교수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한 이 사회는 비록 죄악이 넘쳐난다고 해도 포기하고 방치되어야 할 곳이 아니라, 똑같이 하나님의 영광이 구현되어야 할 공간”이라며, “하나님은 교회뿐만 아니라 이 세상 만물의 주님이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회에서는 세속 사회의 모든 활동에 기독교 가치를 부여하고 기독교인이 따라야 하는 윤리적인 지침을 마련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교회와 사회를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가치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독교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한국교회 갱신의 방법도 제시됐다. 정광덕 박사(샬롬의교회)는 “한국 개신교와 신앙의 문제가 배타적 신앙의식에 있으며, 교회의 내적 문제와 사회 변혁은 공공신학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대 교회들의 과제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의 객관성을 ‘삶’으로 이 사회에 드러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정 박사는 “영혼 구원의 문제에 몰두하여 교회의 수적 성장만을 추구해 오던 개신교회들에게 신자의 삶의 영역이 창조의 전 영역에로 확장되어야 하는 세계관을 열어준다”고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회들이 그동안 세상의 문제에 무심할 수밖에 없었던 신학적 책임도 제기된다. 아브라함 카이퍼의 ‘교회론’은 그동안 교회가 외면했던 수많은 영역들이 하나님의 다스리심과 그리스도의 왕권을 세워가야 할 소명의 일터로 회복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정 박사는 “카이퍼의 ‘교회론’을 바탕으로 다원화된 사회에서 주변의 사람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신자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더욱이 불신자를 대할 때는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함으로 소통의 단절을 배격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무엇보다도 진정성 있는 사랑과 배려로 이웃의 마음을 먼저 사도록 하여야 한다”며, 세상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가짐으로 교회가 사회에 대한 이해와 사랑 잃지 않고 있음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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