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도 다시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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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도 다시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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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1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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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목사 / 꿈의교회

사람들은 흔히 인간을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동물들이 감정대로 사는 것과는 달리, 인간은 감정뿐만 아니라 이성을 갖고 살며 문화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이 똑똑한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살면서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저는 가끔씩 ‘과연 인간이 똑똑한 건가’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그 똑똑함이 지나쳐서 속설에 사로잡히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많은 커플들이 상담해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들어보면, 결혼을 하고 싶은데 부모님께서 반대하셔서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부모님께서 반대하시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었는데, 놀랍게도 “궁합이 맞지 않기 때문에 결혼을 시킬 수 없다”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중에도 많은 분들이 사람의 됨됨이보다, 먼저 궁합에 따라서 결혼 여부를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궁합을 믿고 결혼을 했던 부부들이 다 행복할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궁합을 믿었다가 상대방에게 실망하고 심한 갈등을 겪은 부부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속설을 무턱대고 믿다가, 때로는 극심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잊을만하면 까치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제주도의 이야기가 뉴스로 나오고 있습니다.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는 까치가 제주도에서는,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수박, 가을에는 감귤과 단감 등 농민들의 소중한 작물을 먹어버리면서 나쁜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또한 힘들게 만든 비닐하우스에 구멍을 뚫어놓아 하우스 감귤 농사를 망치고, 심지어 전신주에 둥지를 틀면서 매년 10만 가구 이상에 정전 사고를 일으키기까지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와 같은 까치 사고들로 인해 생기고 있는 제주도의 연간 피해액이 10억원을 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길조(吉鳥)’인 까치가, 이처럼 제주도에서 흉조로 된 것도 결국 속설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제주도에서는 까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89년, 한 스포츠 신문에서 창간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모 항공사의 도움을 받아 까치 53마리를 제주도에 풀었습니다. 그 명분인즉, “제주도도 ‘길조’의 기운을 받아서, 온 나라가 행복하기를 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신문사나 항공사, 심지어 제주도 관계자들도 까치가 제주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까치는 길조’라는 속설을 너무 믿은 나머지, 아무런 의심도 없이 ‘설마 나쁜 일이 있겠어?’하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속설을 믿은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까치들은 매나 부엉이 등의 천적이 없는 ‘낙원’에서, 견제 세력이 없는 ‘조직폭력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제주도에 들어간 지 25년 만에 10만 마리가 넘는 거대 ‘조직폭력배’가 되어, 매년마다 1만5천마리씩 소탕하고 있지만 개체수가 더 늘고 있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제주도가 이렇게 까치로 인해서 골치 아프게 된 것도 결국은 누군가가 만든 속설을 무턱대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수많은 속설을 믿으며 살아갑니다. 심지어 ‘말띠 여자는 드세다’,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와 같은 일부 속설들은 심지어 사람을 평가하고 비난하는 근거까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속설은 어쩌다가 맞고 때로는 틀릴 수도 있는, 그저 ‘설(說)’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속설이라도, 이제는 의심하고 점검하고 성찰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께서 하셨던 말씀을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결단한 사람입니다. 이제는 성경을 내 옆에 가까이 하고 열심히 보고 열심히 들어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속설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에 모든 기준을 두고 살아갑시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편 11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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