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역의 20평 남짓한 열린 쉼터 공간에는 7백여 권의 교양·신앙서적과 차를 나누며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정 목사에게는 교회가 자체 행사에만 머물러 있고 민심이 교회를 떠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시민과 접촉은 해야겠는데 실질적으로 직접 선교는 어려웠다. 그런 중에 얻게 된 비전이 문화를 매개로 한 접근이었다. “하루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곳이 지하철역입니다. 바쁘게 움직이며 지나쳐 버리는 장소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한 것이지요.”
이미 서울 지하철 주변 3백 개 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지하철 문화사역을 펼치고 있는 서울지하철문화원은 앞으로 보다 활발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내년 월드컵 시즌에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할 것을 대비해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과 손잡고 각국의 통역과 안내를 맡겨 자연스럽게 복음과 친절한 지하철 이미지를 심어줄 계획이다. 5월에는 월드컵시민문화협의회와 연합해 ‘서울지하철 안전운행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추진 중이며 질서캠페인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타종교에서 모방해 들어오지 못하도록 모든 지하철에 공간을 확보하고 좋은 이미지를 심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정 목사는 이런 큰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달려가면서도 소박하고 가난한 마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열린 쉼터가 각박한 세상에 냉수 한 컵, 차 한 잔이라도 대접하면서 지친 분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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