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가치로 빈 자리를 채우자
상태바
하늘의 가치로 빈 자리를 채우자
  • 운영자
  • 승인 2014.05.20 2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학중 목사(꿈의교회)

필자가 살고 있는 안산은 지금도 많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세월호 사고로 인해서, 사랑하는 아이들을 너무나 많이 잃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고의 생존자들은 하루하루를 악몽 속에서 보내고 있고, 피해자 가족들은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심리적인 영향이 그들을 지켜보던 주변의 동료와 친지들에까지 미치면서, 집단 우울증을 우려하는 상황에까지 왔습니다. 또한 피해자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많은 사람들도, 사라진 아이들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사라져버린 아이들의 빈 자리, 충격을 받은 생존자들 마음에 생긴 큰 공허함을 어떻게 채워야할까요?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고, 특히 웃을 수 있는 일이 생기면 더 빠른 시간 내에 해결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네! 일단은 맞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특히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을 수 있다면, 그 웃음을 통하여 공허함을 더 빨리 채우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 있어서 만큼은 시간의 흐름이나 웃음에 ‘빈자리 채우기’를 맡기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시간의 흐름’에 맡긴다면, 피해자들은 그 시간이 될 때까지 오랫동안 상처로 아파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저 시간의 흐름에 맡기는 것은 피해자들의 마음에 고문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한편 웃음으로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심리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효과적일지 모르지만,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여러 가지 교훈을 잊어버리게 만들어서 우리 사회를 발전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피해자들의 상처를 빨리 치유하게 만들면서도, 우리 사회를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하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실현해야 할 첫 번째 가치는 바로 ‘공의’입니다.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부패했는지를 보여주는 인재(人災)였습니다. 정경유착(政經癒着)의 탐욕이 사고를 일으켰고, 인명경시(人命輕視)가 더 큰 사고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이 사고를 흥미거리로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의 장난, 그저 얼굴만 비추고 가는 지도자들, 회개라고는 전혀 모르는 구원파의 모습에서 우리는 총체적인 이기주의를 보았습니다. 즉, 이번 사고는 이러한 탐욕과 이기주의가 결국 ‘남을 죽이고, 우리를 죽이고, 더 나아가 나를 죽인다’는 것을 처절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탐욕과 이기주의를 이기고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공의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와 같이,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늘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실현해야 할 두 번째 가치는 바로 ‘사랑’입니다. 이번 사고에서 희생된 아이들이 부모님과 친구들, 선생님들께 남긴 마지막 말이 바로 ‘사랑해’였습니다. 또한 부모님들은 평소에 무심코 생각했던 자녀들의 빈자리에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번 사고는 우리가 지금까지 무심코 생각했던 가족과 동료들을 사랑해야 된다는 것을 깨우쳐주었습니다. 우리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고 있습니까? 거창한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처럼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주는 이해와 포용을 먼저 실천해봅시다.

이번 세월호 사고는 너무나 큰 아픔을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생긴 빈 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할까요?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공의와 사랑의 가치로 채워서, 사고의 아픔으로부터 속히 회복하고 우리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 일에 제일 먼저 교회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