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제로(G0)시대의 횃불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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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제로(G0)시대의 횃불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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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1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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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목사 / 기독교한국성서하나님의교회 감독

‘리더가 사라진 세계’의 저자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현재의 지구촌을 패권 국가가 사라진 지제로(G0)시대라고 주장한다. 그는 G0세계에선 과거의 패권국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동맹국을 확보할 수 있는 중심축 국가가 ‘승자’가 되고, 그렇지 못한 채 강대국의 그늘 아래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그림자 국가’는 패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 실례로 우크라이나를 예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그림자 국가에 머물러 있다. 러시아와 유럽연합(EU) 사이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높일 만큼 충분한 힘과 독립성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짧은 시간에 중심축 국가로 거듭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의 예측대로 지금 우크라이나는 대통령이 축출되고 국가가 동•서로 갈라져 싸우는 혼돈 속에 빠져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과거 수세기동안 한국은 중국의 그림자 국가였으며 근대에 와서는 일본과 미국의 그림자 국가였음을 솔직히 시인할 때 비로소 ‘그림자 국가’의 굴레를 벗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G0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임에 틀림없다.

브레머는 그의 책에서 미국의 패권이 약해지면 북한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중•일 사이에서 균형추 구실을 하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나라에 기울지 말고 다양한 동맹국을 확보해야 승자가 된다는 말이다.

G0시대는 지구촌의 질서를 유지시킬 경찰국가가 없어짐으로 더 큰 혼란의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극단적 테러분자들에 의해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럭비 볼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이나 독이 오른 사무라이의 칼날처럼 날뛰는 일본의 우경화에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대비가 그래서 더욱 필요한 때다.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신호로 미•소 냉전시대가 마감하고, 1991년 소련의 붕괴이후 유일한 슈퍼 파워로 등극한 미국이 국가 부채와 금융 위기로 발목이 잡혀 지구촌의 치안을 담당할 경찰국가로서의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미국이 굴기(屈起)하는 중국과 손잡고 G2시대를 열어가는 차이메리카(Chimerica)시대를 기대했으나, 중국은 국내의 정치, 경제 문제와 티베트나 위구르족들과 같은 소수민족들과의 역사적 부채의 해결 때문에 지구촌을 위해 헌신할 리더로서의 여유가 없는 상태다.

G20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G7은 시대에 뒤떨어진 역사의 유물이 되었다. 세계 권력의 ‘진공 상태’가 온 것이다. 브레머는 이런 진공상태의 G0시대가 새로운 세계질서가 아니라 조만간 다가올 새로운 세상에 길을 열어줄 일종의 과도기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나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역사의 핵은 교회사다. 로마 교회의 지중해시대가 그랬고, 영국 교회의 대서양시대나 미국교회의 태평양시대가 그랬듯이 지금은 동아시아 시대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국 교회가 있다.

한국 교회가 G0시대의 역사적 핵심동력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한국 교회가 성령 안에서 담을 허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교파의 담, 종교 간의 담, 인종 간의 담, 정치, 경제 문화의 담을 헐어내야 한다. 한국은 지구촌 어느 나라 어는 민족에게도 역사적 부채가 없다. 그래서 하나님은 한국을 지구촌 한마을시대의 향도로 부르셨는지 모른다.

지구촌 한마을 시대는 G1, G2가 필요 없는 평등한 하나님의 G0시대가 돼야 한다. 그때 한국 교회가 그 중심에서 역사의 횃불 되어 타올라야 한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사 60:1). 이는 하나님의 명령이요, 뜻이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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