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도종족 선교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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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전도종족 선교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다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06.1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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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미전도종족 선교 어디까지 왔을까

▲ 한국세계선교협의회와 미전도종족선교연대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부천 참빛교회에서 ‘한국미전도종족선교 20년 포럼’을 열었다.
1990년 선교한국의 선교한국 대회에서 랄프 윈터 박사로 인해 ‘미전도종족’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그리고 1993년 미전도종족선교연대가 미전도종족 선교에 있어 연합을 이루기 위해 출범했다.

대한민국에서 미전도종족 선교에 나선지 20년.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과 더불어 선교현장에도 변화의 바람은 불고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한정국 선교사)와 미전도종족선교연대(대표:정보애 선교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부천 참빛교회에서 ‘한국미전도종족선교 20년 포럼’을 열고 지금까지 한국 선교계가 이뤄낸 성과와 남은 과제 그리고 미래에 협력해야 할 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민국 미전도종족 선교 20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또 앞으로 미전도종족 선교에 어떻게 나서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일 수 있을까.

# 첫 시작은 예배
11일 저녁 포럼의 첫 시간은 예배로 드려졌다. 미전도종족 선교연대의 이사장이자 참빛교회의 담임 김윤하 목사가 나서 은혜로운 말씀을 전했다. 특별히 이날 예배에는 감사패를 수여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미전도종족 선교 20년을 지나오며 고생한 선교사들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감사패는 전호진 박사, 한정국 선교사, 조명순 선교사가 받았다.

미전도종족선교연대 정보애 선교사는 “미전도종족 선교의 연합체가 생겨난 지 20년”이라며 “처음 미전도종족 선교를 시작했을 때와는 달리 세계 선교환경은 많이 변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달려올 수 있었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교는 각 개교회와 선교단체 그리고 선교사들이 함께하는 트라이앵글 형태”라며 “선교를 시작한지 20년을 즈음해 함께 모여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이번 포럼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날 예배에는 강승삼 목사, 김승호 선교사, 이재경 목사 등이 참석해 격려사와 축사를 전하기도 했다.

# 대형교회 선교
이번 포럼에서는 개교회의 미전도종족 선교, 선교단체, 선교연합체 등의 선교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논의됐다. 배울 점은 배우고, 아쉬운 점은 채우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처음 사례로 등장한 오륜교회(김은호 목사)는 2006년 말 2007년 초 미전도종족 선교를 시작한 후발주자다.

특별히 인도 벵갈족 등 세 종족을 입양했으며, 종족을 위한 기도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종족별 기도책자를 통해 끊임없이 기도를 돕는 것도 오륜교회만의 특징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선교사 영성을 위한 수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사랑의 교회(오정현 목사)는 북방선교를 개척비전으로 삼았다. 종족 입양을 한 9개의 종족 중 7개가 구공산권 국가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1993년 시작된 사랑의교회의 미전도종족 선교는 장단기선교가 함께 진행되는 형태다.

또한 자비량 교수를 통한 연변 과학기술대학 사역, 교회 개척, 어린이 사역, NGO 사역, 제자훈련 사역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사역을 통해 미전도종족에 접근을 꾀하고 있다. 오륜교회와 마찬가지로 사랑의교회가 중요시하는 것은 바로 ‘기도운동’. 특별히 연합기도운동의 활성화로 교회내 약 45개단체가 참여해 매주 목요일 저녁 동시다발적으로 기도모임을 갖는다.

장기선교사는 물론 단기선교 또한 모두 보고서를 내야한다는 것이 사랑의교회만의 특징. 이로 인해 종족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더 나은 선교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사랑의교회 측의 설명이다. 이 뿐만 아니라 매년 진행되는 ‘전문인선교사훈련학교’는 직업을 가진 일반인 성도들이 선교사로 나갈 수 있는 방법과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를 수료한 후에는 교회에 마련된 직능별 선교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이들과의 정보 교류도 가능하다.

# 이제는 ‘전도종족’
다섯 종족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진 인천 빛의교회(안기성 목사)는 그야말로 선교를 비전으로 품은 교회다. 성도들의 대부분이 맞벌이 부부로 생계에 바쁜 이들이 모인 교회였고, 교회 건축도 이루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교회 건축보다 중요한 것은 ‘선교’라는 일념으로 성도들과 함께 종족을 입양했다. 규모가 작다고 사역까지 작지는 않았다.

1996년 필리핀 민다나오의 빌라안 종족을 입양한 후 2007에는 선교사가 현지에서 철수해 요즘 선교계의 이슈 중 하나인 ‘선교지 이양’까지 이뤄냈다. 현지인 목회자가 세워져 현지 교회 사역이 스스로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여름이면 성도들이 자비량으로 단기선교여행을 준비한다. 자신들이 직접 입양하고 복음을 전한 이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현재 빛의교회 성도는 약 350여 명. 하지만 단기선교여행 ‘비전캠프’에 모이는 이들의 숫자는 800여 명에 이른다. 한국에서 찾아오는 이들과 함께 은혜를 받고 싶어 모이는 이들까지 캠프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미전도종족 선교를 시작한 후 빛의교회는 다른 교회들과 마인드를 달리했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의 생각과 삶이 변화했다. 폐지를 모아 마련된 돈으로 선교헌금을 하고, 여름 단기선교를 위해 적금을 들며, 필리핀 사람들과 대화를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것. 젊은이들이 행하는 많은 일들의 목적이 ‘선교’가 되어버린 것이다.

빛의교회 안기성 목사는 “우리 민족은 굉장히 복받은 민족”이라며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다른 민족에게도 전하는 것이 그 받은 복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에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처음부터 종교적 색채를 내세우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진심으로 도울 때 그들은 마음을 열 것”이라고 조언했다.
처음 선교를 시작했던 빌라안 종족인 이제 미전도종족이 아닌 전도종족이 됐다. 그리고 빛의교회는 다른 네 종족도 그렇게 될 것이라 믿으며 기도와 행하는 믿음으로 선교에 나서고 있다.

# 결국 ‘감사’
이번 포럼에서는 이밖에도 각 선교권역별 모임이 진행돼 개교회, 선교단체, 선교사들이 모여 노하우를 나누고 어려움을 의논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특별히 중국권역 모임에서는 여러 가지 사례들이 공유됐다. 사례를 통해 어려움과 장점이 자연스레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A선교사의 경우 전문인 선교에 대한 인식 부족을, B선교사는 MK 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C선교사는 단기선교팀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모두들 문제점을 제기하고 어려움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이야기의 마지막에 공통으로 터져 나온 단어는 ‘감사’.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를 지키시고 나를 사용하셔서 한 사람, 두 사람이 복음을 듣게 하신다는 사실이 너무도 감사하다는 것. 미전도종족 선교 20주년 포럼은 이렇게 ‘감사’로 막을 내렸다.

KWMA 사무총장 한정국 선교사는 “전략도 없는 무작정 선교에서 전략선교로 참여한지 꼭 20년이 됐는데,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서구선교와 비서구선교를 연결하고 동반자적으로 선교를 지향해야 하며, 선교 중복투자를 막기 위한 선교계 사이 소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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