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승천 그리고 성령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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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승천 그리고 성령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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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2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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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웅 목사 (동면교회)

농촌은 본격적으로 농사일들이 시작 되었다. 이른 사람들은 2월 말 부터 시작해 3,4월을 걸쳐서 모종들을 준비했다. 준비한 모종들을 온 천지의 논과 밭에 옮겨 파종했다. 싱그러운 논과 밭을 보면 은총과 선물이 무엇인지를 감지할 수 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씨 뿌리고 땀 흘려 일하는 동안 산천초목들은 철 따라 꽃을 피워냈다. 대부분 꽃 피워지는 시기는 부활절을 전, 후해서 피워낸다. 다시 살아남, 죽은 것 같은 나무와 꽃, 잡초에도 따스한 온기가 스며들고 생명의 젖줄이 흘러내리니 꽃이 핀다. 부활의 절정일수록 꽃은 화려하고 아름답다. 그런 꽃이 언제나 지속되지는 않는다. 생명은 그렇게 다시 새로움으로 거듭난다.

교회 앞마당에도 여러 꽃이 50여 일간의 부활과 함께 화사하게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바로 지난주부터 꽃들이 지기 시작한다. 마치 예수 부활과 승천의 시기라도 맞추듯 그러게 소리 없이 떠났다. 사람들은 꽃이 지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바로 내려놓고, 비워놓고, 죽어지고 다시 사는 것 속에서 늘 새로운 신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얼마나 알고 살아갈까? 여러 산천초목의 생명들이 그러하다. 사라지는 것 같으나 다시 피어나고, 죽은 것 같으나 새롭게 피어나며, 꽃이 지는 것의 슬픔은 다시 열매로 이어지는 생명의 순리를 보면서 교회력으로 살아가는 저희들이 그리스도의 시간 앞에 다시 마음을 바로 잡는다.

모든 꽃에는 작든, 크든 각각의 작은 결실을 맺는다. 그 시작의 정점이 바로 그리스도의 전례, 그러니까 교회력으로는 성령강림절에 맞추어져 있다. 부활, 승천하시면서 두렵고, 떨리며, 슬퍼했던 모든 제자들에게 내가 가야만 너희에게 필요한 보혜사가 올 것이다. 꽃을 비유해서 그러하지만 그렇다. 꽃이 사라져야 만이 열매를 맺는 시작이 있다.

바로 승천하심이 우리에게는 당신의 한 말씀을 기억나게 하시는 열매의 시작인 것이다. 성령은 더더욱 우리에게 필요한 분이심과 동시에 우리를 열매로 인도해주시는 분이시다. 승천하여 가심과 성령으로 오심을 깨닫는 신자가 많아져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교회력으로는 성령 강림, 열매의 시작이듯, 우리의 절기는 때 마침 소만(小滿)의 절기이다. 작은 만족의 시작인 절기이다. 성령님은 큰 것이 아니라, 생명의 열매를 맺는 작은 씨앗 열매의 시작인 것이다. 자꾸 커지려고만 하려는 저희의 욕망에 철 따라, 교회력을 따라 다시 맘을 모두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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