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기다리며
상태바
스승의 날을 기다리며
  • 운영자
  • 승인 2013.05.07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영업 목사 (샘물기독학교 교장)

한국 교회가 흔들리고 있다. 마치 진도 6.0의 지진이 일어난 듯, 곳곳에서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왜 그럴까?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있을진대 이런 소리는 어찌된 일인가. 많은 사람들이 원인을 지적하며 이야기하지만 흔들리는 소리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엎드려 기도하는 성도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 마는 듯, 교회를 붙들고 씨름하던 최후의 손도 힘을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때에 스승의 날을 기다리며 내 자신의 연약함을 붙들고 통곡하는 마음을 담아 기도의 한 제목으로 그리운 스승을 이야기 해 보고 싶다.

경건한 스승이 그립다. 경건의 능력을 내면으로부터 뿜어내는 스승이 그립다. 이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창조주 하나님, 만물을 다스리시는 주권자이신 하나님에 대한 기본적인 경외감을 잃은 스승들이 얼마나 많은가. 교회 성장의 명분 앞에 하나님을 잃어버린 스승들이 얼마나 많은가. 교회 개혁의 명분으로 하나님을 도외시하는 스승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나님의 백성들, 여호와 하나님을 왕으로 섬기는 자들은 가장 기본적으로 그 분에 대한 떨림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거룩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어야 한다. 그것을 자신이 날마다 느낄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이 알 수 있어야 한다. 거룩한 두려움에서 나오는 예배와 기도, 찬양, 교제, 전도, 그리고 회의를 보고 싶다. 교회의 성장과 교회의 개혁은 거룩한 경건을 기본으로 할 때 하나님의 선물로 주어지는 것이다. 아마도 하나님은 우리보다 비교할 수 없이 간절한 마음으로 교회의 성장과 교회의 개혁을 바라실 것이다.

순종하는 스승이 그립다. 경건의 능력은 순종을 통해 증명되고 강화된다.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거룩한 에너지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그 실체를 드러낸다. 이는 순종하는 자를 드러냄이 아니라 순종의 기준을 말씀으로 주시는 하나님을 드러냄이다. 성경이 참인지 거짓인지, 교회가 참인지 거짓인지, 살아계신 하나님이 참인지 거짓인지, 순종하는 이들을 통해 말씀하신다.

역사가 그랬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겸손과 용기이다. 하나님 앞에 겸손해야 함이 으뜸이고, 하나님의 말씀 앞에 겸손해야 하며, 말씀을 연구하고 해석하고 체계화한 믿음의 선배들 앞에 겸손해야 한다. 내가 성경을 새롭게 해석한다는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홀로 될 수 있는 용기, 가난해 질 수 있는 용기, 고통당할 수 있는 용기와 그 이상의 용기가 필요하다.

몇 년 전, 한 목사님과 대화를 나눌 때 분명히 문제 있는 성도인데 권면할 수 없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교회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렇게 교회는 지금 흔들리고 있다. 교회의 스승인 교수와 목사와 장로와 교사와 목자 등 믿음의 길을 한 걸음 먼저 가는 자들이 용기를 잃으면 교회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묵상하는 스승이 그립다. 경건이 내면을 구축하고, 순종이 행동을 이끈다면, 묵상은 생각과 말을 만들어 낸다. 우리는 살아 있는 모든 순간에 생각하고 말한다.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말하는지 지난 일주일을 되돌아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마음의 중심에 있는가? 하나님의 말씀이 내 말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씨름하면 말씀이 내 속에 들어와 내 생각이 되고 내 말이 된다. 성경에 기록된 언어가 낯선 말로 다가온다면, 경건에서부터 나오는 생각과 말이 어색하다면, 그건 참 이상한 일이다.

시편 1편에서 깨달을 수 있듯이 ‘악인들의 꾀, 죄인들의 길, 오만한 자들의 자리’로 묘사되는 죄된 생각과 말에 사로잡힌 채, 실제로 성경을 즐거워하지 않고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지 않는다면 시절을 좇아 열매를 맺는 복된 삶을 살 수 없다. 우리가 주장하는 바 교회성장이 시편에서 말씀하시는 ‘열매 맺음’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 바로 스승이 먼저 묵상의 삶을 사는 것이다.

어려운 순간은 새롭게 할 기회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자꾸만 드러내시어 교회를 새롭게 하시고자 하신다. 사실은 교회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승이 흔들리는 것이다. 참된 스승으로 세워져야 할 권위자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바쁜 손을 거두고 빈들로 나아가 경건과 순종과 묵상을 회복해야 할 때이다. 스승의 날에, 하나님의 은혜가 이 땅에 충만하여 스승님께 감사를 표현하는 일이 기쁘고 제자로부터 감사를 받는 일이 행복한 날이 계속되길 간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