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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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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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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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훈 목사 (안산 영광교회)

얼마 전, 어느 집사님께서 필자에게 찾아와 이런 질문을 하였다. “그 동안 우리 교회에서 지역 공동체를 위하여 우리도 어려운 가운데도 많이 나누어 주고 섬기는 일들을 하였는데, ‘우리 교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습니까?’”라고 말이다. 막상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니 목회를 하고 있는 담임 목사로서 어려운 가운데 헌금하고 봉사했던 집사님께 대답할 말이 없었다.

한국 교회가 부흥이 되기보다는 퇴보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교회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교회가 경제적으로 힘든 가운데 예배당 건축이라는 이유 때문에 수십억의 부채를 안고 이웃을 섬겨 왔으니 희생의 대가를 헤아리는 것은 당연하리라.

가만히 돌이켜 보니 그 집사의 말이 맞기도 하다. 그렇게 수년을 나눠주고 섬겨 주었는데 그들로부터 돌아오는 이득은 아무 것도 없었다. 최소한 소문이라도 좋게 나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나와 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러나 실상은 이웃들을 위하여 섬긴 것에 비해서는 너무 표시가 나지 않으니 당연한 투정일 것이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함께 동아리를 만들어 자신의 월급을 털어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고 그들을 섬기면서 그들로부터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무엇 때문일까라는 의문을 던져본다. 그들은 ‘이웃을 섬기고 도와주면서 스스로 행복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이웃을 섬기는 것을 행복의 아이콘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도 그들이 이웃을 섬기는 일을 행복해 한다면 그것이 행복의 아이콘이 아닐까?

주님은 행복의 아이콘이셨다. 주님께서는 오늘날의 교회와 견줄 수 있는 당시의 회당이나 성전에 계시기보다는 오히려 세상의 사람들, 즉 이웃들과 함께 하셨다. 거룩한 대제사장과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보다는 세상에서 배척받는 세리들이나 창기들, 그리고 소외되고 병든 자들을 찾아가 그들을 위로하시고 치료해 주셨다. 그렇다면 주님을 따라가는 제자들이 있는 교회는 주님처럼 이 땅의 행복이 아이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교회 안에 안주하지 말고 세상으로 나아가 이웃을 섬겨주며 이웃과 소통하자.

교회에서 리더들을 훈련시키면서 “어떤 사람이 훌륭한 신앙인인가?”라고 질문했다. 예배를 잘 드리는 사람, 기도를 잘 하는 사람, 헌금을 잘 하는 사람, 교회 봉사를 잘 하는 사람…. 더 이상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가만히 분석해 보니 이 모든 일들이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주님의 사역은 오늘날의 교회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회당이나 성전에서 보다 이웃들과의 만남에 더 집중하셨는가 아니면 성전과 회당의 사역에 더 집중하셨는가를 함께 토론하였다. 그리고 함께 고민해 보자는 말로 리더 훈련을 마쳤다. 주님을 따르는 제자라면 그 분의 주 사역지가 어디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 즉 교회 구성원의 사역지가 어디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둘째, 교회가 이웃을 섬길 때 반대급부를 생각하지 말고 이웃을 섬기자.

교회가 이웃들을 섬기며 봉사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 사역을 통해 우리 교회가 얼마나 부흥될까?’ 아니면 ‘얼마나 이익이 될까?’ ‘얼마나 사람들이 우리를 알아주고 기억해 줄까?’라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도 이웃을 섬기지만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는 먼저 사역을 통한 반대급부, 즉 그 어떤 것을 기대한다. 이 기대를 버려야 진정한 섬김이요 헌신인 것이다. 필자 역시도 아닌 척 하면서 내심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소한 섬김의 철학 속에 주님께 받은 것을 이웃들과 나눈다는 철학을 소유한다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한국 교회!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퇴보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대안은 없는가? 이제라도 한국 교회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몸부림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몸부림은 반드시 한국 교회를 다시 회복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한국 교회가 교회보다 세상에 머물며 그들을 섬겨주셨던 주님처럼 이웃들과 함께하는 행복의 아이콘이 될 때 한국 교회는 반드시 회복될 수 있다. 아니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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