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발 속 성장한 교회에서 세습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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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발 속 성장한 교회에서 세습 많다”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1.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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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반연, ‘교회세습, 무엇이 문제인가’ 대중 좌담회 개최

▲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지난 8일 오후 7시 명동 청어람에서 ‘교회세습,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대중좌담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교회세습 현상을 진단했다.
권력 연장 및 기득권 확보를 위한 교회세습과 교회 안팎의 비판 여론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가 ‘교회세습,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대중좌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8일 오후 7시 명동청어람에서 진행된 대중좌담회에는 교회세습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목회자 및 성도 등 9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시각에서 교회세습 현상을 진단했다.

이날 ‘한국 교회와 목회 세습’을 주제로 강영안 교수(서강대)가 기조강연을 진행했으며,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 양혁승 교수(연세대), 박득훈 목사(새맘교회), 나이영 부장(CBS 종교부)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강영안 교수는 “대형 교회뿐만 아니라 중소형 교회들의 세습이 훨씬 더 공공연하게 진행되고 있고, 이제는 거의 당연한 것처럼 시행되는 것 같다”며 “이를 ‘세습’, ‘승계’, ‘청빙’이라고 부르든 간 아들이나 사위가 담임목사직을 물려받는 현상이 한국 교회 안에서 일반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역사가 오래된 교회보다 1970년대 이후 한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한 교회에서 세습이 많다”며 “설교 등 담임목사 개인의 기량에 따라 교회가 성장한 만큼 담임목사의 발언권이나 결정권은 비례해서 커졌다”고 한국 교회의 세습현상을 지적했다.

이어 “세습을 가능케 하는 교회 문화와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며 “예배 중심, 목사 중심, 교회 중심으로 이루어진 종교생활로 인해 담임목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재량권이 많이 주어지면서 교회의 사유화 가능성이 높아졌고, 목회 세습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따라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목회자를 청빙하는 과정이나 목회자상에 대한 이해나 의사 결정하는 방식이나 과정 등이 한국사회에서 이미 익숙한 것들을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지, 세상은 스스로 변혁하고 수정하고 개선해 나가지만 교회는 더욱 더 그 이전의 세상 방식을 따르고 있지 않은지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보고 점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교회는 이 땅에서 어떤 의미인지, 목사는 누구이며, 목회는 무엇인지, 신자는 누구인지,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다시 처음부터 숙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널로 참여한 양희송 대표는 “교회세습은 지난 30년간 한국 교회가 교회 성장의 정점을 넘어서고 맞이하게 된 리더십 교체 문제에서 실패하고 있음을 현상적으로 드러내는 징후로 파악할 수 있다”며 “교회세습은 개인윤리를 넘어 구조적 사안이란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교회세습이 현재의 개신교 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세습은 교계나 개교회에 존재하는 의사결정 과정을 왜곡시키고,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세습을 자행하는 이들이 형식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권위주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나 교계 언론들이 침묵하는 행위, 세습반대 여론을 악마화하고 비난하거나 세습을 공공연히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궤변을 전면적으로 내어놓는 등의 행위는 자기폐쇄적 속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양 대표는 “한국 교회가 공룡이 되어야 한다는 열망을 버리고 ‘교회 생태계’를 만들자는 열정으로 전환할 때, 제대로 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개신교 원리를 회복하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혁승 교수는 “대형 교회의 목회세습은 시장논리에 입각한 경쟁과 독점의 논리가 지배하는 한국기업 생태계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목회세습을 예방하려면 교단 차원에서 교회세습 방지 원칙 및 규정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회운영의 투명성 제고와 건강한 내부견제 매커니즘을 구축하고, 목회자 임기제와 목회와 행정을 분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며 “바른 목회사례 발굴 및 확산과 교인들의 의식수준이 향상된다면 목회자 의존성과 맹신성이 낮아져 세습과 같은 비정상적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득훈 목사는 “교회세습은 예수님이 교회의 머리되심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부정하는 것이며,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언약공동체로서의 교회정체성을 위협하고, 예수님이 경계하셨던 맘몬숭배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 ‘낡은 가죽부대’와도 같다”고 비판했다.

박 목사는 “한국 교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새 가죽부대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설교, 성경공부, 교회운영의 모든 분야에서 진정으로 하나님께 하나님께만 충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새롭게 배워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발제자들은 발제 이후 참석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토론하는 ‘좌담회’를 갖고, 교회세습의 문제점을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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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2013-01-16 05:10:37
엄청난 부를 쌓아 욕심이 생기니 그 부를 계속 세습시키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심,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에 이른다고 진작 단에서는 설교를 하면서도 그 부를 자녀들에게 세습시키려 하고 있으니 말과 행동이 맞지 않으니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밖에..진금부터라도 회개하고 말씀 앞으로 돌아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