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목회세습 주장에 “영적치매”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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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목사, 목회세습 주장에 “영적치매” 일갈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9.18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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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목회 세습과 전쟁’ 선포

금란교회 내용증명 발송하며 법적 대응 예고
“울고 싶은데 뺨때려줘 고맙다”, “감옥도 불사”

자신의 페이스북에 목회 세습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금란교회로부터 공개사과 요구와 내용증명을 받은 높은뜻연합선교회 김동호 목사가 ‘거부’ 입장을 밝히며 ‘목회 세습’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목사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교회가 세습하니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를 북한 수준으로 생각한다”고 개탄하고 “세습이 일어나지 않는 분위기와 문화가 자리 잡을 때까지 소명감을 가지고 목회 세습 반대 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년 전 광림교회 세습이 논란이 됐을 때 적극적으로 반대 운동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김 목사는 “(광림교회) 세습 반대 운동이 흐지부지해지자 목회자 세습이 봇물 터진 듯 한국교회에 범람하기 시작했다”면서 “아버지가 목사나 장로가 아닌 신학생과 목회자들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목사가 될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지난 16일 주일 설교에서도 김 목사는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 아들이 불공평한 특혜를 받아 30대에 담임목사가 되는 것은 마치 북한의 김정은이 하루아침에 국가 원수가 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 “공정성이 무너지면 사람들은 자신과 사회 발전을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며 목회 세습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번 ‘목회 세습’ 논란은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지난 1일 일간지에 실은 광고에서 “목사도 사람이라 잘하는 후임자가 들어오면 시기하고 불편하다. 하지만 아들이 와서 잘하면 흐뭇하다”고 주장하며 세습을 옹호했다.

이에 대해 김동호 목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른에게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건 거의 영적치매 수준의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치매라고 생각하니 이해도 되고 용서도 된다. 치매환자의 행위를 비판하고 정죄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무의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본래 훌륭한 분이셨는데 몹쓸 병에 걸리셔서 그러시는 것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면서 “그분을 정상으로 보면 우리 기독교 전체가 치매환자가 된다. 교회와 복음 전체가 모욕을 당하게 된다.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그것이 너무너무 속상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전에 그 교회가 세습을 강행했을 때에도 오늘처럼 한마디 했다가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당할 뻔 했었다”면서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좀 귀찮겠지만 그렇다고 글을 내리고 싶지는 않다. 정말 그분을 기독교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금란교회는 지난 14일 공개 사과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불응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호 목사는 “재판으로 가겠다. 재판에서 져서 벌금도 많이 내고 가능하면 감옥에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한국 교회에 책임 있는 목사로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옥살이라도 해야 양심이 좀 편해질 것 같다”고 답했다.

김 목사는 이어 “지금도 여전히 세습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교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알고도 잠잠하는 것은 침묵의 동의로 받아들여진다. 그것은 방조죄에 해당 될지도 모른다. 하나님이 그 죄 값을 저들에게서만 찾지 않으시고 우리에게도 찾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목회 세습’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김동호 목사는 △목회자 세습 부당성에 대한 신학적 검토 △세미나 및 포럼 개최 △감리교 목회자 세습 방지법 추진 적극 지원 △교회 정관 목회자 세습 방지 조항 넣기 운동 △SNS를 통한 세습 반대 논의 확산 등의 계획을 밝혔다.

김 목사의 페이스북 해당 글은 300여 명이 공유했고, 6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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