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성칼럼] 기독교 미술의 현주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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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칼럼] 기독교 미술의 현주소 ②
  • 방효성
  • 승인 2012.08.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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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 성지를 찾아서 (5)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하신 말씀과 같이 창조의 세계는 지극히 아름답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선하심이 담겨 있고 그것을 보는 이로 하여금 선한 마음을 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가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움에 대하여 그것을 재현함으로써 하나님의 선하신 품성을 닮아가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이다.

중세시대를 거쳐 르네상스에 이르는 동안 예술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영광을 돌리는 목적에 충실하였다. 모든 가치는 한곳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며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과 문학의 모든 작품들이 그렇게 사용되었다.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최선의 예술은 교회를 위하여 사용되었으며 찬란한 종교예술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예술의 가치와 목적은 변함없는 절대적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마다 가치가 변하고 표현의 목적도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종교마다 또한 시대가 갖는 이념에 따라 표현의 내용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종교개혁 이후 기독교는 영적 경건주의가 교회 안에서 외형적인 미를 제거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영향은 교회가 미술에 대한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위대함에 대하여 예술가들의 활동과 기독교미술의 저변에 많은 위축을 불러 왔다.

작금의 기독교미술을 보면  크리스천들의 생각 속에 기독교 미술이 설교를 대신하거나 복음전도의 포스터처럼 이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기독교 미술의 역할을 스스로 축소하고 틀에 가두는 편견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크리스천 작가들의 작품이 선교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목적이 될 수 는 없음을 알아야 한다.

표제적인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 아닌 하나님과 맺은 관계를 통하여 우리 삶의 위대함에 대한 경탄과 함께 성령의 임재를 드러내는 것이며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들어내는 데 그 목적을 두어야 한다.

하이든의 천지창조나 헨델의 메시아는 복음전도의 수단이 아니었고 그 자체로 훌륭한 작품이 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렘브란트나 샤갈 고호 등의 작품을 보며 그 안에 내재되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읽을 수 있다. 인간의 삶에 대한 희로애락이 녹아 있으며 이웃과 더불어 함께하는 사랑이 표현 되어 있다.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하심이 진솔한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음악과 미술들은 현재에도 절대적 가치를 지니고 변함없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기독교 미술은 넓은 의미에서 종교화라고 이야기 하지만 종교화란 종교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그림을 말한다. 여기서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기독교 미술을 종교화의 틀에 가두어 놓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기독교 미술은 크리스천 영성을 지닌 작가의 그림이라고 말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한국의 교회와 성도들이 이해하는 기독교 미술의 좁은 편견에서 벗어나길 소망한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은 하나님의 선하신 눈빛으로 바라볼 때 얼마나 아름다움이 무궁무진한지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겠는가.

우리끼리 익숙한 암호를 나누며 세상 밖과 선을 긋는 것이 기독교 미술이라면 그것을 보편적 감동을 주지 못하는 표제적인 미술로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한국미술인 선교회에서는 기독교 미술 대전이라는 공모전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금년에 제 20회가 된다. 크리스천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볼 때 감사하게 생각한다. 공모전 요강에 작품의 주제나 내용에 대하여 ‘자유’ 라고 써 놨다.

그리고 싶은 것, 표현하고 싶은 것은 어떤 주제든 상관이 없다. 크리스천의 영성으로 그렸다면 모든 것이 다 기독교 미술인 것이다. 기독교 미술이 기독인들만의 미술이 아닌 온 인류의 죄를 위하여 이 땅에 오신 예수님처럼 세상을 향한 열린 미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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