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교회 교인들, 전병욱 목사 면직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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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교회 교인들, 전병욱 목사 면직 청원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2.06.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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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노회, ‘절차상의 하자’ 이유로 접수 거절

▲ 삼일교회 10여 명의 성도들이 지난 28일 전병욱 목사의 면직 청원서를 접수하기 위해 예장 합동총회 평양노회를 방문했다. 총회회관 앞에서 청원서 내용을 낭독하고 있다.
삼일교회 성도들이 전병욱 목사의 면직 청원서를 합동총회 평양노회에 제출하기 위해 지난 28일 오전 10시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총회회관을 방문했지만 평양노회는 성도들의 청원서 접수를 거절했다.

이날 총회회관 앞에 모인 10여 명의 성도들은 “삼일교회 당회에 별도로 전 목사 면직 청원서를 노회 측에 제출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성도 117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직접 노회에 제출하려고 왔다”고 밝혔다.

총회회관 앞에서 청원서를 낭독한 성도들은 “전병욱 목사는 10여 년에 걸친 심각한 성범죄를 저지르고 사임했다”며 “전별금으로 10억 이상의 돈을 받아간 전 목사가 최근 삼일교회와 가까운 곳에 ‘홍대새교회’라는 명칭으로 교회개척을 공식화한 것은 기독교 정신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성희롱 발언만 나와도 해당 국회의원이 사임을 해야 할 만큼 성범죄가 주는 사회적 파장은 매우 크며 그 죄질의 경중도 무겁다”며 “하지만 세상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목회자가 구체적인 회개의 열매 없이 교회를 개척했다는 것은 한국 교회 역사에 치명적인 불명예를 안기는 사건”이라고 토로했다.

성도들은 “다수의 성범죄를 저지른 전병욱 목사를 아무런 제재 없이 교회를 개척하도록 수수방관하는 것은 신앙의 양심과 사회적 윤리의 잣대로 보아도 도무지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합동총회 헌법에 의거해 그동안 성추행과 관련된 자료와 함께 전 목사의 목사직 면직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삼일교회 성도들이 작성한 전병욱 목사 면직 청원서에 대해 평양노회는 절차상 하자의 이유를 들어 접수를 거절했다.

삼일교회 성도들이 평양노회 사무실에 방문했지만 서류를 접수할 만한 담당자는 자리에 없었다. 총회 여직원의 도움으로 평양노회 한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한 성도들은 “전 목사 면직 청원서는 삼일교회 당회의 공식적인 청원으로 볼 수 없다며 접수할 수 없다”는 입장만 들을 수 있었다.

평양노회 사무실에 청원서를 내려놓고, 총회 기회조정실 천석봉 실장에게 참고의 의미로 청원서 봉투 안에 담긴 내용물만 전달하고, 발걸음을 돌린 삼일교회 성도들은 “교단과 교계에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목회자의 성추행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평신도로서의 한계를 느낀다. 앞으로 전 목사와 관련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은 마지막으로 총회나 노회, 교계 어르신들의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는 마음으로 면직 청원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 참여한 청년부 한 여 성도는 “전병욱 목사님을 싫어해서 목사직을 박탈시키라고 방문한 것이 아니다”라며 “전 목사님은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찾아가 사과해야 한다. 나를 비롯해 전 목사님에게 양육 받았던 많은 지체들의 눈물과 한숨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강남교회를 떠나 삼일교회 제5대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될 송태근 목사는 오는 7월 1일 주일설교를 시작으로 삼일교회에서 공식적인 사역을 시작할 예정이다.

▲ 청원서를 평양노회에 접수하지 못한 삼일교회 성도들은 총회 기획조정실 실장에게 청원서의 내용을 참고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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