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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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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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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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찬 목사 (백석신학교 학장)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러나 가정 없이 가정의 달을 맞이하였다. 오늘날의 가정을 평하기를 무언의 가정, 벼랑 끝에 선 집, 살아져가는 가정이라고 평하고 있다. 가정에 들어와도 가족끼리 대화가 없다. 부모와 자식 간에, 부부간에, 형제간에 대화가 없다. 서로 마음을 닫으니 입이 닫힌 것이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대화하며 사랑의 언어 교제가 있어야 할 가정에 언제부턴가 대화를 잃어버렸다.

멕크루한 교수는 이 무언의 관계를 낳은 원인은 둘이라고 하였다. 하나는 메스미디어로 인한 기계화의 대화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극단적 개인주의라고 하였다. 가정에 들어와도 가족과 대화하기는커녕 스마트폰과 대화하고, TV와 대화하고, 컴퓨터와 대화한다. 이런 기계들과의 대화는 일방적이지 상대적이 아니다. 스마트폰 대화를 하지 않으면 대화가 끊어진 것이다. TV와 컴퓨터는 일방적으로 말을 해오나, 나의 문제를 들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를 차가운 대화(Cool Media)라고 한다. 가족과는 대화가 없고, 기계들과 일방적으로 대화를 듣고 있거나 차가운 대화를 하는 것이다.

또한 극단적 개인주의가 공동체를 깨고 있는 것이다. 가정이라는 사랑의 공동체를 서서히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돈을 잃어버리면 또다시 모으면 되고, 차 키를 잃어버려도 찾으면 된다. 그러나 가족이 대화를 잃어버리면 결국 가정을 잃어버리게 된다. 가족의 대화 회복과 새로운 관계 형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가정은 집이 아니다. 가정은 집 없이 가족만 있어도 참모습의 가정은 아니다.

더욱이 하나님이 없는 가정은 참 가정은 아니다. 가족이 집을 비우고 휴가를 떠났는데 그 집을 가정이라고 할 수 없다. 집이 아무리 크고 잘 꾸미고, 좋은 가구를 들여놓고 잘 단장 하였다 해도 가족이 불화하면 참된 가정은 아니다. 또한 가족은 있으나 집 없이 하루는 모텔에, 하루는 여인숙에서, 하루는 텐트에서, 자고 살아간다면 방랑객은 될지언정 가정의 참모습은 아니다. 하나님이 없이 인간끼리 모여 참된 가정을 꾸린다고 하나 호주 없는 집처럼 참 집주인 되시는 주님이 없으면 이상적 가정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상적 가정 구성의 3요소는 하나님, 가족, 집이 일체를 이룰 때 참으로 행복한 가정이 되는 것이다.

집은 있으나, 가정이 없고, 가족은 있으나 가정이 없는 오늘의 현실에서 벼랑 끝에 선 가정을 다시 건설해 가야 하겠다. 방황하는 사람은 길이 없어서 방황하는 것이 아니라, 길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는 것이다. 행복한 가정을 가로막은 요소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가정은 다시 든든한 가정 회복과 재건축이 필요하다. 집은 재건을 위해 리모델링하고, 아파트들을 재건축하려 한다.

집을 리모델링하기 전에, 아파트를 재건축하기 전에, 가족의 마음을 먼저 리모델링하고 가족관계를 재건해야 하겠다. 5월은 민족적으로 가정의 달도 되지만, 잃어버린 가족의 대화를 다시 찾고, 벼랑 끝에 선 가정을 안식처의 가정으로 우리 가정, 새 가정으로 다시 세워서 가정의 달을 맞이해야 하겠다. 가정은 육신만 머무는 하숙집이 아니라 홈스위트, 홈을 만들어 가야 할 제2의 천국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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