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대담] “교회,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해자로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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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대담] “교회,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해자로 서야 한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2.02.01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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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김종훈 감독

WCC 부산 총회는 한국 교회 세계에 알리는 기회
올해 양대 선거, 갈등과 분열의 골 메울 수 있어야

대담: 장형준 국장
일시: 1월 27일 오후 2시 감리교 서울연회 사무실

본지가 창간 24주년을 맞아 만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김종훈 감독. 김 감독은 먼저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교회협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와 함께 각 교단들이 에큐메니칼 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한국 교회를 넘어 국민적 축제인 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에 대해서는 모든 성도들의 기도와 협조로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지만, 목회자들의 도덕성 회복과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가 될 것을 주문했다. <편집자 주>


▲ 감독님의 교회협 회장 취임 후 한국루터회의 가입과 정교회의 회원 복귀, 여성 부회장 신설 등을 비롯한 활동이 활발해지고 교회협의 위상 또한 격상됐다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한국 교회 연합운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장으로서, 교회협을 어떻게 이끌어 가실 계획이십니까.

= 60회 총회에서 한국루터회 가입과 한국정교회의 회원 복귀는 에큐메니칼 운동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회원 교단이 늘어났다는 의미보다는 다양성 가운데 일치를 이루어 가는 에큐메니칼 정신을 실현할 수 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교회협은 개신교의 진보적인 개신교의 연합체가 아니라 정교회를 비롯해 진보와 보수를 망라하는 실질적인 교회연합체입니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핵심 정신은 이해와 배려, 소통과 나눔입니다. 앞으로 교회협은 이 정신을 살려 에큐메니칼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교회협이 무엇인가를 많이 하려고 하기보다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함으로써 교회협을 통해 한국 교회가 일치와 연합을 이루어나가는 계기를 만들 것입니다. 다양한 목소리에 겸손히 귀 기울이며 한국 교회를 섬기는 교회협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부산 총회 준비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한국준비위원회가 구성됐고 지난 1월 제2차 실행위원회를 가졌습니다. 장소로 사용될 부산의 벡스코와도 계약을 마쳤고, 홈페이지와 홍보물 제작을 통해 총회를 알리는 일을 시작했으며, 여성, 청년, 장애우 등 사전 대회를 개최하는 부문들은 교회협 관련 위원회를 중심으로 한국 교회의 제안 내용을 논의하고 있어 여러 차원에서 준비를 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동안 준비위원회 구성에서 보여졌던 갈등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준비를 하는 2012년이 될 것입니다. 또한 세계교회협의회 총회가 한국 교회를 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한국 사회에서 한국 교회의 위상과 한국 교회가 의제로 삼고 기도하는 문제 등을 세계 교회와 공유하는 장이 되게 하기 위해 여러 면에서 준비하는 해로 삼을 것입니다.

▲ 세계교회협의회 총회가 한국 교회를 넘어 국가적인 경사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념 논쟁으로 치부되면서 보수 교단 중심의 대책 모임까지 구성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이해의 차 또한 점차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 7년마다 개최되는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는 세계 교회의 축제와도 같습니다. 오는 2013년 부산에서 열리는 WCC 총회는 우리 한국 교회에는 너무도 소중하고 귀한 것이며 큰 기쁨입니다. 그러나 WCC에 대한 오해가 일부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갈등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협은 WCC 총회를 준비하면서 보수 교단들과 함께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WCC를 보는 이해 차와 갈등은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통해 치유되고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선교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교회이며 성도들 또한 성숙한 교인들입니다. 한 단계 한 단계 앞으로 나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형제자매 된 교회를 포기하지 않고 대화의 노력을 계속하고자 합니다.

▲ 연세대학교 문제도 한국 교회가 풀어야 할 큰 숙제입니다. 교회협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요.

연세대학교 문제는 단순히 교단 파송 이사를 받느냐, 받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연세대학교는 기독교 건학정신으로 세워진 한국 교회의 자랑이고, 자부심입니다. 그런데 몰상식한 이사장과 이사들에 의해 기독교 건학정신이 훼손되고, 기독교의 자랑이자 자부심이 무너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만약 교단에서 파송한 이사들이 역할을 못했다면, 그래서 많은 문제를 야기시켰다면 단 한 번이라도 교단에 그런 어려움을 토로하고, 협조를 요청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논의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정관을 개악했다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고, 이사장인 방우영 씨의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법정 소송과 함께 한국 교회 전체가 마음을 합해 이 문제를 꼭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1월 20일 교회협 회원 교단뿐만 아니라 비 회원 교단 교단장들이 함께 모여 연세대 문제를 가지고 함께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비 회원 교단 교단장들도 연세대 문제에 동감하면서 적극적으로 협력해 이 문제를 원상복귀 시킬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 일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 교회가 마음을 모아 이 문제를 꼭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 교회연합운동의 두 축인 교회협과 한기총이 그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개혁의 요구에는 귀를 닫고 개인과 집단의 이익에만 골몰한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는 한기총 사태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교회협과 한기총의 개혁에 대한 감독님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 에큐메니칼 운동의 현장이 일부 목회자들의 정치적 야욕과 욕심을 채우기 위한 장(場)으로 변질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더욱이 금권 선거가 기독교 연합기관에서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는 점은 한국 교회의 치부이고 우리 모두 회개해야 할입니다. 또한 한국 교회의 연합과 일치보다는 교단의 이익 때문에 반목과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교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회협은 신앙과직제위원회 안에 한국교회발전연구원을 설립했습니다. 그 연구원을 통해 한국 교회가 성숙해질 수 있는 길을 제시할 것입니다.

▲ 한국 교회가 내면보다는 외형에, 섬김보다는 기득권에, 듣기보다는 말하기에, 성숙보다는 성장에 치우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한국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신뢰도 회복,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교회가 사회를 걱정해야 하는데 현재는 반대로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회가 교회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한국 교회가 사회적 신회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해야 합니다. 사회를 향해 교회를 개방하고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셨던 나눔과 섬김의 삶을 철저히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안에 교회가 녹아들어가 지역 사회의 고민과 문제를 함께 나누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지속적으로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말한다면 목회자들의 도덕성이 회복돼야 하고, 교회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일에는 교회가 크고 작고를 따질 일이 아닙니다. 큰 교회는 큰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올해 총선과 대선 등 양대 선거를 앞두고 지역감정, 세대와 계층간의 갈등,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기독교 정당의 출현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교회 성도들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선거를 앞둔 교회,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교회협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이번 선거가 지금의 여러 가지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역감정, 세대 간의 갈등, 계층 간의 갈등, 진보와 보수의 대립 등이 이번 선거를 통하여 해소의 실마리를 찾길 바랍니다. 그를 위해 교회는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해자로 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경제적, 사회적 약자와 서민에게는 위로와 희망이 되고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사회와 국가를 위하여 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선거가 되기를 바랍니다.

▲ 교계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만큼 건강성에 대한 지적도 상당합니다. 한국 교회의 건강한 성장과 품위 있는 성숙을 위한 동반자로서 길을 걸어왔던 기독교연합신문에 대한 바람과 충고, 부탁드립니다.

= 먼저 기독교연합신문 창간 2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올곧은 소식을 전해왔던 기독교연합신문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한국교회가 생명, 정의, 평화의 가치를 살리고, 좀 더 성숙해질 수 있도록 언론으로서 책임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정직한 보도를 위해 그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언론사가 되어주시고, 한국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리= 공종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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