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기 힘든 사회, 감사할 줄 모르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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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기 힘든 사회, 감사할 줄 모르는 교회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1.11.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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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수감사절을 맞은 한국 교회는 한 해의 수확을 정리하고 감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믿음으로 기도해야 한다.

■ 추수감사절 특집

“이 세상에서 ‘감사할 줄 아는 것’처럼 귀한 것 없어”
빼앗기고 상처받는 것도 감사할 줄 아는 신앙 필요

11월은 한 해의 수확을 정리하는 때다. 교회는 오는 20일 추수감사주일을 앞두고 올 한 해 하나님이 각자에게 허락하신 열매를 헤아리고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삶은 어떻게 변해왔는지, 어떤 것을 추구하며 살았는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등 지난 1년을 정리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리고 기독교인은 하나님 앞에 한 해 동안 이뤄진 모든 것을 감사해야 한다. 계획에서 어긋난 일, 빼앗긴 것, 상처 받은 사건, 지쳐버린 마음 등 부정적인 열매도 감사의 제목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감사의 열매를 고백하는 것 또한 성도의 본분. 추수감사절을 앞둔 교회와 사회는 온전한 감사의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부의 양극화는 점차 확대되고 있고, 자살율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 4년 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시민의  수가 50% 이상 늘었다. 지난 1일 서울시의회 행정 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천742명이던 서울의 자살자 수는 2007년 2천45명, 2008년 2천200명, 2009년 2천662명, 2010년 2천668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4년 전 대비 53.2%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자살율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드러났다. 강북 등 4개 지역은 우리나라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송파, 서구, 강남 등 이른바 강남3구의 자살률은 서울지역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가난과 양극화 현상, 자살율이 무관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최근 한국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중산층이 저소득층과 신빈곤층으로 이동하면서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최저생계비 논란 등 복지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서울시장 투표에서 이른바 계급투표보다는 세대투표 양상이 나타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풍 가는 날 너무 설레요. 엄마가 김밥 싸줘 좋았었는데. 학교 짱이 뺏어가서 짜증났는데. 엄마 김밥 맛이 없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모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코너의 한 대목이다. 오늘날 ‘감사’라는 말의 의미는 개그의 풍자 소재로 사용될 만큼 희화화되고 있다. 실제로 사회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듣기가 어렵다. 지난 2002년 서울 119구급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1만2천여 명을 구하거나 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이들 중 감사를 표현한 사람은 3%에 불과했다. 살기가 각박해진 만큼 ‘감사’의 표현도, 의미도 퇴색해 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교회도 추수감사절의 의미가 퇴색해져 가고 있다. 감사절 헌금을 내는 것으로, 성도들이 모아온 쌀과 과일을 구청에 전달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한 듯 지나가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다.

감사와 관련한 설교에서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김동호 목사는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자. 작은 은혜와 작은 복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며 “감사하는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 세상에 감사할 줄 아는 것처럼 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추수감사주일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던 청교도들이 첫 번째 감사예배를 기념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거둔 첫 번째 곡식과 열매를 모아 감사의 재물로 드렸다. 이때부터 감사절은 신앙의 자유와 함께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념하는 절기로 지켜졌다.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라고 말하고 있다. 한 해 동안 수고하고 인내하며 고통 중에 이뤄낸 열매를 수확하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려보자. 물론 소외된 이웃과 사회에 사랑을 전하고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것도 교회가 해야 할 중요한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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