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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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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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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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목사 / 의왕중앙교회

교회는 교회다운 사고를 해야 한다. 교회가 해야 하는 사고의 틀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빛으로서의 사고이고 소금으로서의 사고이다. 교회가 교회다운 사고를 멈추거나 사고력을 상실하면 그는 교회이나 진정 교회일 수 없으며, 교회로서 교회다운 맛을 잃어 세상으로부터 천(賤)더기가 되어 복음으로 밝히며 어두움을 걷어내야 할 세상으로부터 오히려 어두움으로 정죄되고, 바르지 못하여 밟히고, 내쳐져서 버려지게 될 것이다.

‘소급(遡及)’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의 실시 이전의 사항에 거슬러 올라가 적용(適用)하는 일’을 말함이다. 참으로 괴기한 일이 있다. 그것도 백주 대낮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일어난 일이다.

우여곡절이 있어 한기총 임시총회가 열렸고 공동회장 등 조직을 갖추려고 하는 임시총회였다. 이 임시총회는 가입을 인준 받지 못한 단체의 대표가 공동대표로 올라 있는 문제로 홍역을 치렀고, 대표회장에게 이 문제를 맡겨 재조직하도록 했다. 하지만 새로이 발표된 공동회장 명단에는 여전히 가입되지 않은, 아직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그 기관의 대표가 여전히 공동회장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7일 열렸던 ‘2011년 신임 교단장, 단체장, 총무 취임 감사예배’의 사회를 맡기도 해 뜻있는 인사들의 우려와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 후엔 임원회, 실행위원회를 통과해 지금 임시총회 상정을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이미 공동회장 그 이상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그 자체의 위치나 역할 등에 관해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는 듯 해 보이고, 모두가 모른 척 하며, 그냥 지나치고 있는 오늘의 작태를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리고 세상에 복음을 전하며 섬기는 목사요 장로다. 우리는 세상의 법과 윤리의 근본이 되고 뿌리가 되는, 보다 상위의 하나님의 말씀의 법과 윤리를 적용받는 성직자들이다. 혹 우리가 세상 법에 둔하다고 해도 그런 것 정도는 분별할 줄 알지 않는가. 그러나 구설수가 싫고, 힘 있는 자의 눈에 박히는 행동을 하려고 하지 않으며,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곳은 거룩한 교회의 연합체이며 우리는 복음을 전하며 진리를 외치는 목사이다.

만약 이런 일이 일반 사회에서 일어났다면 어찌 되었겠는가. 인터넷은 펄펄 끓었을 것이고, 언론들은 맛있는 소제거리로 언론 마당의 먹잇감을 삼았을 것이며, 당사자나 관계자는 숨을 쉬지 못하도록 뭇매를 맞고 벌써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이 제3, 유신, 제5공화국인가. 적어도 교회의 환경은 그렇게 보인다. 말씀이 없는 세상에서는 정의를 외치고, 원리의 적용을 눈을 부릅뜨고 감사받고. 나름은 그 영향력도 있어 보이는데, 오히려 하나님의 교회는 무법이고, 무질서가 힘이 되어 주장한다. 철저히 인본주의요, 힘이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하자는 것인가.

한기총이 권력 집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기독교를 하나로 묶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연합기구로서의 한기총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연합기구가 권력화 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한기총은 한국 교회를 보호하고, 섬기며, 교단의 벽을 넘는 교제의 장으로서 한기총이어야 한다.

한기총의 대표회장은 기독교 대통령이 아니다. 권력은 대표회장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한기총은 섬기는 곳이어야 하며, 그곳은 고단하게 목회하며 힘들어하는 목회자들의, 아니 한국 교회의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하고, 위로와 쉼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나친 요순(堯舜)시대의 발상인가. 한기총이 권력의 핵으로 통해서는 안되며 권력에 목마른 목사들의 권력쟁취의 검투장(場)이 되어서는 안된다. 마라나타.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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