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WCC 앞두고 체질 개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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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WCC 앞두고 체질 개선 나선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1.11.0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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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대내외적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이영훈, 이하 교회협)가 새로운 변화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새로운 교단의 가입, 정관 개정, 전체 예결산액 대폭 증액, 사회복지 역할 강화, 에큐메니칼 센터 건립 계획 등 다양한 방면에서 체질 변화가 구체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한동안 위축됐던 교회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에큐메니칼 진영이 2013년 WCC 부산총회를 계기로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한 움직임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제59회 4차 정기실행위원회에서 감지됐다.

# 회원교단 증가, 교회협 외연 확대
교회협 실행위원회는 이날 한국기독교루터회의 가입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오는 11월 28일 열리는 제60회 총회에서 공식 가입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사실상 교회협 내에서 루터회의 활동을 보장해주기 위한 정관 개정 등의 연구에 들어갔다. 실행위원회는 헌장 개정위원회 구성을 결의하고 회원교단 증가에 대비한 임원회 구성 방식을 논의해 총회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도 반대의견 없이 기대 섞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총무 김영주 목사는 “루터교회의 교회협 가입을 계기로 한국 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한 교회협의 활동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장 전병금 목사는 “루터교는 세계적으로 큰 교단”이라며 “WCC 총회를 앞두고 세계적 네트워크를 가진 교단이 가입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교단 가입에 대한 기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날 회장 이영훈 목사는 “루터교가 정식으로 가입을 신청하고 몇 개 교단에서 교회협과 함께 일할 뜻을 밝혔다”며 “앞으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에큐메니칼 정신을 실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루터교 가입 이외에도 다른 교단의 교회협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김영주 총무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를 방문해 협력을 요청했다. 이후 성결교단은 지난 6월 교회협이 설립한 ‘한국교회발전연구원’에 참여했다. 연구원에는 성결교 뿐 아니라 교회협 회원 교단이 아닌 예장 합동, 합신, 고신, 백석, 대신 등 복음주의권 장로교단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개교회주의와 교파주의를 넘어서는 교회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원은 개신교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참여로 창립부터 주목받고 있다.

# 예결산 증액 및 복지사업 확대
회원 교단 확대와 함께 교회협은 전체 예결산액을 전년 대비 약 15% 증액해 총 22억 원으로 편성했다. 수입에서 기하성 교단의 통합으로 인한 교세 증가분, 루터회 회비 등이 포함됐다. 또 교단회비에 편성됐던 연합기관 회비를 신설해 YMCA, YWCA, KSCF를 추가 예산에 편성했다.

교회협은 또 홈리스대책위원회 활동회기를 연장했다. 올해 처음 발족된 홈리스대책위원회는 지난 8월 서울역의 노숙인 강제 퇴거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대책위는 서울시, 코레일 등과 협의해 퇴거 조치를 막는 것은 물론, 노숙인 지원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제시하며 전문적인 지원을 펼쳤다.

홈리스대책위의 활동회기를 연장에 따라 교회협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경제정의 실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대책위는 연장된 회기 동안 정책 법제 연구 및 개발, 실무종사자 및 시설책임자 교육, 네트워킹 사업 등을 통해 노숙인 문제와 관련한 전문성을 갖춘 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장 이영훈 목사는 “교회협이 50만 노숙자와 120만 이주자, 무관심과 소외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웃을 향한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물관 센터 건립 계획
이 외에도 교회협은 한국교회역사문화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3차 실행위원회에서 건의된 바 있는 박물관 건립은 각 교단에서 파송된 2명의 위원이 모여 위원회 조직을 갖췄다. 박물관은 근현대사에서 나타난 기독교 역사의 기록,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에큐메니칼 센터로써의 역할을 목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교회협이 주무를 담당하고 시행주체를 회원교단 7개, 세계적 네트워크를 가진 교단, 연합기관, 지역별 선교 거점 등 네 개 권역으로 나눠 추진된다.

박물관 설립연구위원회 유승훈 위원장은 “한국 기독교는 일제시대 민족의 독립운동에 정신적인 힘을 제공하였고, 민주화 시대에는 자유와 정의의 밑거름이 됐다”며 “한국 교회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한국 사회 전체가 공유하고 사화 통합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재정 마련 방법이나 구체적인 시행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기장 배태진 총무는 “건립 취지는 좋지만 종로구 일대는 부지 매입비용만 2~300억 원, 건물까지 세우면 약 500억 원으로 추산된다”며 재원 마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건립위가 타당성, 재정 확보 방법 등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WCC 총회 유치 이후 교회협은 새로운 회원 교단 가입과 재정 확대, 사업 확장 등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회장 이영훈 목사는 “교회협은 역사 가운데 정치적으로 어두운 시기에 진리의 빛을 발했다”고 평가하고 “과거의 영광에 머물지 말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WCC 총회를 앞두고 한국 교회 진보와 보수가 성령 안에서 하나 되는 역사를 이루자”며 “한국 교회의 사랑실천 운동이 사회의 일치를 이루고, 남북한 평화를 이끌고 계층 간 갈등을 대화와 용서로 바꾸는 계기가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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