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몰락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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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몰락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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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0.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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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 부회장)

시론(時論)은 때(時)를 말함(論)이다. 때를 알아야 말할 수 있다. 때를 알려면 볼 줄 알아야 한다. 보지(視)도 못하면서 말한다고 하면 거짓일 가능성이 많다. 보지 못한 것을 말 할 수도 없다.

시론은 상상력을 발휘하는 장이 아니다. 본다(視)는 것은 깨달음(覺)을 뜻한다. 깨달음 없이 본 것을 논할 수 없으니 깨달음 없는 말은 헛말이다. 보긴 보되 무엇을 보느냐가 중요하다. 시작과 끝(始終)을 다 보아야 한다. 시작이 무엇이고 끝이 어떨 줄 볼 줄 알아야 비로소 말 할(論) 자격이 있다 하겠다.

시종(始終)을 바르게 보려면 눈이 밝고, 마음이 맑아야 한다. 청명(淸明) 없이 말하는 것은 세상을 오염시키는 말장난일 뿐, 헛소리이다. 눈이 밝고 마음이 맑은 데에서 나오는 말은 뱉은 말에 대하여 책임지는 사건이 되는 말이다.

그래서 글말의 책임은 무거움과 두려움으로 시대를 보게 한다. 이런 입장으로 성경을 보니, 성경은 시론(時論)이다. 예수께서는 성전제사 중심의 율법주의적 유대교 시대를 향하여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막 1:15)하셨다. 회개하지 않으면 몰락이라는 말씀(時論)이었다.

시론(時論)은 때를 말해야 한다. 지금은 어떤 때인가? 특히 기독교 시론은 교회의 때를 진단하며 말해야 한다. 교회는 어떤 때를 맞이하고 있는가? 사람들마다 때를 보고 해석하는 입장이 다르겠지만, 시론자(時論者)의 눈에 비친 한국 기독교는 몰락(沒落)의 분기점(分岐點)에 서 있다.

한국 교회의 교인은 젊은이가 5% 미만만이 자리하고 있다. 70-80대의 교회를 지켜온 세대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야 할 길을 간 후를 그려볼 때, 교회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요즈음 88만원 세대의 젊은이가 힘든 시절을 지내면서도 열광하는 것이 무엇인지 교회는 알아야 한다. 나가수, 슈스케3, 나꼼수, 트위터에 한밤을 보내는 젊은이들을 모르면 교회는 그대로 몰락이다. 나가수에서 조관우 가수는 ‘달의 몰락’을 부른 후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슈스케3에서 울랄라 세션은 같은 노래로 승승장구했다. 어떤 차이였을까? 청중평가단의 기호가 무엇인지 알았는지 몰랐는지에 있었다.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가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을 죽임으로써 유신체제가 무너졌다. ‘때’의 사건이다. 마침 10월 26일이 서울 시장 선거투표일이다.

어떤 결과이든지 ‘때’를 반영하였다는 평가를 내리게 될 것이다. 시대(때)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대 젊은 시절에 산을 날아 다니던 환갑 지난 분이, 옛날 생각으로 무리하게 산행했다가 인대가 늘어나고 무릎연골에 문제가 생겼다. 절뚝거리며 걷는데, 친구들에게서 때를 모른다고 핀잔을 들었다. 야곱은 얍복 강가에서 하나님과 씨름하다가 절뚝거리게 되었는데, 나이의 때를 모르고 활개 하다가 다리를 절게 되어 속상하다고 했다.

어쩌면 현재의 자신의 때를 모르고 옛날의 영광의 때만을 마음에 담고 무리한 산행을 한 그가 한국 교회의 현주소가 아닐까? 절뚝거리고 있는 한국 교회는 지금이야말로 성장이라는 바벨탑을 쌓도록 욕망으로 탁해진 눈으로 이룬 더럽혀진 교회의 ‘때 빼고 광(光) 낼 때’이다. 이러한 때에 언제까지 교회 성장과 부흥이라는 구태의연(舊態依然)한 목표에 매달려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교회를 떠나는 젊은이들은 한국 교회를 향하여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 젊은 예수의 말처럼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한다. 이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복음과 떨어진 교회는 몰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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