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기 위해 리더 자리에 머문 사람이고 싶습니다”
상태바
“나누기 위해 리더 자리에 머문 사람이고 싶습니다”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1.08.11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삶의 80%를 나눔과 섬김에 사용하고 있는 SCG(재능기부단체) 고영 대표

▲ SCG(국내 최대 재능 기부단체) 고영 대표는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자신의 삶의 바탕에 신앙이 있다고 말한다.
국내 최대 재능기부단체로 알려진 SCG(Social Consulting Group) 설립자 고영 대표(내수동교회)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1억이 넘는 연봉을 받는 컨설턴트다.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는 그는 연봉의 80%를 기부할 뿐만 아니라 종자 살 돈이 부족해 농사를 짓지 못하는 러시아 연해주 동포를 돕기 위해 2,500만 원의 대출까지 받은 사람이다.

유니세프 유산기증운동 1호 기부가로 2007년 원룸 전세 계약금 1천5백만 원을 사후 기증하기로 했던 고영 대표.

그는 현재 1억이 넘는 연봉에 대해서도 나눔의 기회가 늘어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년간 SCG를 통해 프로보노(Pro Bono) 활동을 펼쳐왔다.

프로보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제공하는 법률서비스를 뜻하는 말로써 법률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경영, 전문기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행하는 봉사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 철학과 꿈, 그리고 삶
고영 대표는 나눔, 기부, 공익을 위해 철학과 꿈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그는 지도자의 필수 조건은 나눔이라고 강조한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세상에 삽니다. 생각이 완전히 바뀌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게 되겠죠. 사람의 시야가 넓어지고, 마음이 넓어지고, 뜻이 넓어지는 것은 사고하는 생각의 틀이 전환되고 변환되는 계기를 맞이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틀 속에서 사는 것은 갇힌 세상에만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선을 돌려 주위를 돌아보고, 고개를 들어 멀리 바라보면 자신이 파고 있는 우물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 더 큰 세상이 있고, 더 크게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추구하는 삶의 철학은 나비형 인간이다. 나비형 인간은 다른 사람의 성공을 통해 자신도 성공하는 사람이다. 고 대표는 나비형 인간은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을 위해 오셨듯이 그도 현재 그리스도인으로서 가난하고 헐벗은 이를 위해 살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자신이 사는 세상이 결정됩니다. 가치를 물질에 두면 물질을 위해 사는 인생이 되고, 가치를 즐거움에 두면 즐거움을 위해 사는 인생이 됩니다.

물질의 세상에 사는 사람, 즐거움의 세상에 사는 사람, 나눔의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같은 공간과 시간 속에 만나 한 시대를 사는 사람이더라도 사는 세상은 전혀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들은 꾸는 꿈도 다릅니다. 바라보는 사람과 구상하는 사업, 향하는 삶의 방향이 모두 다릅니다. 다른 가치는 다른 결과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고영 대표는 언제나 삶의 가치는 나눔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있어서 물질, 시간, 재능, 관계는 모두 기부와 나눔의 대상이다. 한국 최초로 프로보노(Pro Bono) 단체인 SCG를 시작한 것도 이와 같은 삶의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현재 프로보노 활동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실현시켜 나가고 있는 가운데 있다. 연봉의 80%를 수년째 재소자, 자활센터여성, 파산한 사업가, 가난한 대학생, 불치병환자, 신용불량자, 노숙인들, 연해주 고려인에게 나누어주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07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유니세프(UNICEF)에 유산기증을 하기로 한 유산기증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비형 인간의 행동법칙을 만들어 자신이 세운 SCG에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다.

사실 SCG는 3명으로 시작했지만 불과 2년 반 만에 175명이 넘는 프로보노 단체가 됐다. 그리고 현재 한국 사회에 ‘재능기부와 프로보노의 담론’을 만들어 낼 만큼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영 대표는 리더가 되기 위해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누기 위해 리더의 자리에 머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현재 SCG 대표이지만 아무도 앞장서지 않기에 그 자리를 잠시 맡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그는 나눔과 섬김의 삶을 실현해 나가며 세상을 향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 ‘나비형 인간’이 되기까지
모태신앙을 지닌 고영 대표에게 기독교 신앙은 삶의 신념이고 정신이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인 나눔과 섬김이 자신의 삶의 철학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망설임없이 밝혔다.

특히 그는 사도 바울의 삶을 매일 묵상한다고 고백했다. 바울의 삶이 곧 자신의 롤 모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주님을 만난 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기득권을 버리고 이방인에게로 가서 전도하고 신앙공동체를 만든 뒤 그곳을 떠난 사람입니다.

사도 바울은 가는 곳마다 복음을 전하고 교회공동체를 만들었지만 한 번도 담임 교역자로 그곳에 머물며 권한을 누리지 않았던 신앙인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낮아지는 데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사도 바울의 삶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나눔과 기부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08년 마이너스 통장대출로 받은 2,500만 원으로 연해주 고려인을 지원한 것도 그때 그 순간 고려인들에게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온 그의 기부는 단순한 박애주의나 감성에 기초한 감정이나 휴머니즘으로 치부할 수가 없다. 매번 고 대표의 기부는 적재적소에서 적시에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바둑을 둘 때 바둑알이 그때 그 자리에 놓여야 하는 이유가 있듯이 물질도 필요할 때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연해주에 갔을 때 그곳의 고려인들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영 대표는 나비형 인간으로 사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나비형 인간을 통해 후배들이 꿈을 찾아가는 것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고 대표는 행복해했다.

# 리더의 조건
“젊은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할 수 있습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젊은이들이 더욱 치열하게 스펙을 쌓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원한다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능력 안에서 기부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특히 그는 “기독교 청년들은 갈렙과 여호수아와 같은 눈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지금 보는 세상보다 더 넓고 아름다운 세상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지금 기독교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믿음의 선배들을 통해 힘을 얻고 그들의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더의 자질 중에서 기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는 그는 모든 기부는 관심을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며 “기독교 청년들은 섬김과 기부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훌륭한 리더러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장성한 뒤의 기부도 필요하지만 유치원 시절부터 기부를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와 같은 신앙인의 삶은 섬김의 삶이고, 섬김의 핵심은 기부로 나타납니다.”

#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
지금 우리에게는 불씨는 있는 데 기름이 필요하다. 고영 대표는 우리 사회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점에 대해 염려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 각 계층과 각 분야에서 참여해야 성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교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의 설립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사회적 기업 진흥원 및 대학 등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사실 사회적 기업은 미국 교회의 굿윌이라는 기업을 통해 시작됐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의 성격은 기독교 정신인 나눔과 섬김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실질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과 고통의 삶 속에 외면당한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한 고 대표는 우리 사회 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청년실업문제나 장애인 취업문제, 노숙인문제 등은 결코 방치해서는 안되며 하루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국 교회가 적극적으로 사회적 기업에 참여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교회가 지나치게 기복 신앙을 추구하게 되면 나눔과 섬김의 삶에서 멀어지게 된다고 강조하는 고영 대표. 기독교는 복만 추구하는 종교가 아니기 때문에 기독교인의 삶은 고통을 감내하고, 신앙 안에서 이를 극복해가며 행복을 찾아가는 성숙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