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잔 다르크 ‘유관순 열사’ 전 세계에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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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잔 다르크 ‘유관순 열사’ 전 세계에 알린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5.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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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현 목사 저서 ‘독립을 향한 당당한 외침, 유관순 이야기’ 외국어판 출간

▲백석대 유관순연구소 초대 소장인 하은 장종현 박사(사진 중앙)와 2대 소장 김기창 교수(왼쪽), 3대 소장 박충순 교수가 일어와 영어로 번역된 유관순 전기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해외 보급 첫 사례로 주목…기독교 신앙과 애국심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전파

유관순 열사의 전기가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표적 항일투사로 꼽히는 유관순 열사의 전기를 일본어로 번역해 직접 보급하는 ‘첫 사례’가 될 예정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영어와 일어로 번역된 책은 백석대학교 유관순연구소 초대 소장인 하은 장종현 목사가 집필한 ‘독립을 향한 당당한 외침, 유관순 이야기’(도서출판 웅진)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증언과 자료를 통해 정확하게 재구성한 어린이용 전기다. 이 책은 지난해 유관순 열사 순국 90주년, 백석대학교 유관순연구소 창립 10주년을 맞아 (사)류관순열사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기획, 출간됐다.
 

‘독립을 향한 당당한 외침, 유관순 이야기’는 국내에 발간된 수십 종의 유관순 열사 관련 전기가 각기 다른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대다수 책에 열사의 생년월일과 순국 월일, 성품과 독립운동 과정 등이 다르게 기록되어 있어 확실한 고증이 필요했던 것이다.

백석대 유관순연구소는 창립 후 지난 10년 간 유관순 열사의 삶을 복원하는 데 힘을 쏟았다. 생존해 있던 열사의 어린 시절 친구와 이화학당 친구들을 찾아내 생생한 증언을 기록했으며, 연구원들의 논문과 열사의 재판기록, 호적과 족보, 당시 신문 등 각종 역사자료를 바탕으로 열사의 삶을 하나씩 맞춰 나갔다.

그 결과, 유관순 열사가 평범하면서도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소녀였으며, 성장하면서 부모님과 선생님의 가르침, 기독교 신앙의 영향을 받아 바른 가치관과 굳은 신념을 갖게 되었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커져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립운동에 나선 유관순 열사가 ‘타고난 영웅’으로 묘사된 과거의 전기와 달리 이 책에는 유관순 열사도 평범한 소녀였으며, 식민치하에서 고난받는 민족에게 ‘독립에 대한 열망’과 ‘항일정신’은 평범한 소녀의 삶을 바꿔놓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점이 강조됐다.

유관순연구소의 업적은 초등 교과서의 변화도 가져왔다. 교과서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유관순 열사의 삶이 올 5학년 1학기 국어 읽기 개정 교과서에 반영된 것이다. 교과 내용도 유관순연구소에서 고증한 내용을 토대로 새롭게 써내려갔다.

이처럼 사실에 가장 가깝게 구성된 ‘독립을 향한 당당한 외침, 유관순 이야기’가 영어와 일어로 번역돼 해외로 보급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내 위인에 불과했던 유관순 열사를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지구촌 어린이들이 존경하는 인물로 가치를 높이겠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자 장종현 목사는 “유관순 열사는 잔 다르크 못지않은 위대한 인물”이라며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한국 애국 운동의 상징인 열사의 삶을 알리기 위해 영어와 일어판 번역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장 목사는 또 “유관순 열사의 애국심은 신앙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여러 고증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개화기 한국 교회의 뜨거운 신앙과 열사의 애국심을 통해 한국의 민족적 자긍심을 전 세계에 알리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유관순연구소는 번역에도 심혈을 기울여 영문은 백석대 어문학부 영어학 전공인 서장국 교수가, 일문 번역은 일문학 정공의 임성규 교수가 맡았다.

일어판은 일제시대에 펼쳐진 열사의 애국 활동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올바르게 이해시키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영어판은 진정한 애국심과 유관순 열사의 열정에 초점을 맞췄다. 번역 후에는 원어민 교수가 꼼꼼하게 검수해 해외 아동뿐 아니라 국내에서 영어와 일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번역자들조차도 “어린 시절부터 존경해온 유관순 열사의 전기를 번역하면서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희생의 마음을 실천으로 나타낸 진정한 신앙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 책을 통해 유 열사의 정신을 선양하고 계승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독립을 향한 당당한 외침, 유관순 이야기’ 일어판은 일본 국회도서관과 동경 도립도서관, 백석대 자매대학인 후쿠시마대학과 동경대학 등 50곳에 보낼 예정이며, 영어판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대학 도서관 및 한국 공관과 문화원 등 50곳에 전달할 계획이다.

유관순연구소 3대 소장 박충순 교수는 “앞으로 이 책을 중국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출판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국문판 발간과 보급에 이어 영어와 일어판 출판에도 도움을 준 사단법인 류관순열사기념사업회에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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