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WCC “누가 호스트인가?” 서로 되물어
상태바
통합-WCC “누가 호스트인가?” 서로 되물어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1.03.11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CC "호스트 논쟁은 한국교회 정체성 문제”

“누가 호스트인가?”

2013년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부산 총회의 날짜, 장소, 주제가 모두 확정됐지만 정작 ‘호스트’가 분명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혼란은 WCC 울라프 픽세 트베이트 총무의 방한 기간 중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난 10일 오후 울라프 총무가 WCC 회원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양측이 ‘호스트’와 관련된 같은 질문을 주고받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날 이용남 전 WCC 총회준비위원장은 울라프 총무에게 “한국 교회와 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PCK(예장 통합총회) 중 어디에 WCC 총회를 허락한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는 최근 한국총회준비기획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회원 교단 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민감하고 직접적인 질문이었다. 이에 통합총회가 WCC 관계자들로부터 훈계(?)를 듣는 상황이 연출됐다.

울라프 총무는 ‘who is the host?’(누가 호스트인가?)라며 “우리가 도리어 반문해야 하는 문제다. 한국의 호스트가 누가 될 것인가를 명확히 해달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 총회를 주도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주체가 누구인가는 우리에게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며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명료하게 확인받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와 어떻게 협력하고, 누가 중요한 결정을 할지를 알아야 총회를 준비할 수 있다”며 “불명료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기획위원회와의 만남(11일 저녁)에서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1년 9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WCC 제2차 총회준비위원회 회의를 언급하며 “상당히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논의해야 한다. 실질적인 논의 진행을 위해서도 호스트 문제의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CC 마틴 로브라(Martin Robra) 국장도 “누가 호스트인가는 한국 교회는 누구인가를 말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한국의 에큐메니칼운동에 참여하는 교회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대응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한반도의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치와 연합을 추구하는 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 한국의 에큐메니칼운동의 정체성과도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호스트 논쟁에 대한 힌트도 제공됐다. 더글라스 카일 어셈블리 코디네이터는 “총회 유치 의사를 전달한 편지에는 NCC 회원 교회의 공동 성명, 다른 교단들의 지지 서안이 함께 제출됐다"며 "이 같은 한국 교회의 광범위한 총회 유치 의사가 WCC 10차 총회의 한국 유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했다.

더글라스는 또 “역대 총회 개최국 준비위원회 구성은 회원 교회가 중심 역할을 감당했다. 국가와 지역에 맞게 단위 준비 모임을 구성했고, 기준이나 정형화된 모델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있는 WCC 회원 교회들이 한국 총회를 ‘이렇게 준비하겠다’고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후  조성기 목사(통합 사무총장)는 “현재 100명 수준의 논의, 결정구조로서의 실행위원회가 결성됐다. 실행위 결성되면 본격적인 주체 확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