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큐결산] 폭력 극복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 강화
상태바
[해외에큐결산] 폭력 극복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 강화
  • 운영자
  • 승인 2010.12.28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의 선 위한 타 종교와의 대화 중요
‘화해의 직무’ 향한 양 진영 공동 노력

올 해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지속적인 관심은 무엇보다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집중됐다.

세계의 교회들은 2월부터 시작된 사순절을 ‘거룩한 물’이라는 제목으로 명상하도록 제안을 받았고, 7주간의 기도회를 위한 성경 본문은 ‘물을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Ecumencal Water Network)’가 준비했다.

물은 교회의 예전을 위해 ‘거룩한 매체’로서 사용되지만 동시에 ‘일용할 물’로서 중요하다. 이렇게 물이 예배와 일상을 연결하듯이, 그리스도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영성은 예배적인 삶과, 삶의 내용을 담은 예배가 돼야 한다.

세계의 수자원 상황은 10억 인구가 절대적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20억 인구가 식수에 적당치 않은 물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 문제는 물 부족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분배의 문제가 크다. 요르단 서부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하루 70리터의 물만을 공급 받고 있는데 반해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물 하루 소비량인 300리터에 달한다. 환경의 문제는 정의의 문제와 맞물려 있다.

두 번째로 언급할 것은 폭력 극복 운동이다. 지난해 이집트 코프터(koptisch)교회의 성탄절 미사에서 6명의 기독교인과 1명의 모슬렘이 총격으로 사망했다. 현재 이집트의 기독교인들은 단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국에서 이방인처럼 여겨지고 폭력과 증오의 대상이 되어 있다. 이들의 안전과 지역의 평화를 찾아주기 위해 WCC는 세계의 교회들에게 연대를 호소하는 한편, 현지의 교회가 평화 공존을 위해 기독교-이슬람 대화에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편 폭력 극복을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에 중요한 행동 실천은 한 지역 안에 있는 교회들의 연대일 것이다. 2월에 결성된 이라크교회협의회는 그동안 자신의 이해와 관심사를 공식화시킬 수 없었던 이라크 내의 동방교회, 동방정교회, 가톨릭 그리고 개신교회들이 소수자의 상황에서 모슬렘들과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WCC로부터 크게 환영을 받았다.

또한 WCC는 7월에 필리핀 대통령에게, 재판도 없이 교수형을 당한 필리핀 독립교회에 소속된 두 명의 평신도 목회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그 행위를 정죄했다. 2011년에 자메이카의 수도 킹스톤에서 열릴 ‘폭력극복십년운동(Decade to Overcome Violence 2001-2010)’ 결산 대회를 위해 준비된 폭력극복지침서 ‘진리는 우리와 세상에 대해서 말한다’는 교회가 공동체 내의 평화, 땅과의 평화, 경제 안에서의 평화, 그리고 민족 간 평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를 이론과 실천에서 안내해 준다.   

세 번째로 언급해야 할 것은 폭력 극복을 위해서와 평화 공존 외에도, 공공의 선을 목적하는 타 종교와의 대화 부분이다. 기독교와 불교의 지도자들이 ‘소유욕에 의해 만들어진 구조 형태’라는 주제 하에 9월에 태국의 치앙마이에 모여 국제 경제 실천을 위한 통지서를 작성했다.

세계교회협의회와 세계루터교연맹이 공동으로 준비한 이 모임에는 대승불교와 소승불교의 지도자들과 더불어 루터교, 동방정교회, 로마-가톨릭교회, 성공회, 침례교, 개혁교회 관계자들이 참석해서, 소유욕이 중심을 이룬 국제 경제 질서를 종교간 협력을 통해 동정심과 지혜와 정의를 중시하는 구조로 선도하자는 성명서에 동의했다.

한편 10월에 제네바에서 열린 기독교와 이슬람의 대회에서는 양 종교의 각 영역에서 책임적 인물들이 참석하여 ‘종교는 다르지만 한 배를 탄 운명’이라는 요르단 왕자의 현실 인식을 기초로 ‘소수자와 다수자’의 도식을 넘어 ‘갈등으로부터 공감하는 정의로’ 나아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고, 당시에 벌어진 이라크 교회의 박해에 대해 공동으로 정죄했으며, 공동성명을 통해 갈등의 한 복판에 그리스도인과 모슬렘으로서 함께 대처해 나가기 위한 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합의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본적인 주제인 일치의 문제를 언급해야겠다. 12월에 바티칸으로 교황 베네딕트 16세를 방문한 트위트 총무는 교회의 ‘가시적 일치’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했고, 70년대에 대주교로서 WCC 신앙과 직제 위원회에 가톨릭교회의 대표로 참여한 바 있는 교황은 이 자리에서, 교회의 일치를 위해 무엇보다 신학적 교류와 성서 연구가 중심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WCC의 다양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2013년에 부산에서 개최될 WCC총회에 기여할 바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한편 에큐메니칼 역사에 있어서 2010년은 1910년의 에든버러 백주년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21세기의 선교를 위해 공동의 새 출발을 감행하자!’는 표어로 6월에 열린 이 대회는 ‘거치는 돌을 디딤돌로 만들자’는 유명한 말을 남긴 1910년 대회의 주역, 모트(John R. Mott)의 말을 빌어서 복음주의권과 에큐메니칼권의 향후 협력을 희망하게 만들어 주었다.

두 진영의 모체가 되는 에딘버러 대회는 WCC를 태동시켰고, WCC의 방향성에 대한 경고를 목적으로 로잔대회는 출생했다. 협력의 주제와 관련하여 10월에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 3차 로잔대회에 초대된 트위트는 복음 선포를 위한 복음주의권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화해의 직무’(고후 5:18)를 통해 전 세상을 향한 두 진영의 공동 노력을 촉구했다. 하나님과 이웃과 자연과 화해하게 하는 선교는 갈라진 교회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일이라는 것이다.

이범성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