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중목사 방북기-통일을 원하는 마음은 남이나 북이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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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중목사 방북기-통일을 원하는 마음은 남이나 북이 똑같아
  • 승인 2002.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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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골교회에서
우리 일행이 칠골교회도 보고 싶다고 하니 칠골교회로 인도해 주었다. 주일 오후 3시가 됐는데도 미리 알렸기 때문에 찬양대원 10여 명과 교회 중직자들 10여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 담임 박화춘목사님은 키가 무척 큰 데다가 치아가 많이 빠져서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3년 전보다 더 여윈 모습이었다. 박목사님은 찬양대원들이 준비한 두 곡을 부르게 했다. 솜씨는 대단하였다. 우리 일행은 411장으로 특송을 하였다.

박 목사님의 제안으로 북과 남이 통일을 기원하면서 서로 손을 맞잡고 우리는 하나라는 노래를 부르자고 말했다. 요즘 북조선에서 많이 부르는 유행가다. 우리는 가사를 잘 알지 못하므로 그들의 노래를 들어야만 했다.
그 후 손에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이 통일 이 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을 이루자 하고 노래를 부르니 모두 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칠골교회 교인 중 세 사람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더니 흘러내린다. 통일을 원하는 마음은 남이나 북이나 다같은 소원임을 알 수 있었다.

평양의 지하철
5월20일(월)은 지하철을 견학했다. 부흥역에 들어서자 역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젊은이가 지하철 역으로 인도했다. 역장 동무의 설명은 이러하였다. “우리 평양의 지하철 공사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지도하에 1968년 공사를 시작하여 1973년 9월에 개통되었습니다.
우리 지하철은 김일성 광장이 있는 서평양을 중심으로 지하 직경 100m에 위치하고 있고, 경사로인 승강대 길이는 150m이며 150m를 오르내리는 시간은 각각 2분 30초가 걸립니다. 지하철 총 길이는 35km, 약 100리이며 17개의 역이 있습니다. 하루 지하철 이용 인구는 70만 명으로 파리나 북경의 지하철 이용 인구와 같습니다. 지하의 온도는 1년 내내 섭씨 20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사람이 활동하기에 가장 적절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에서 나온 사람들은 곧바로 지상의 전차와 연결돼 교통이 편리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김일성을 높이 자랑하는 말로 지하도는 습도로 인해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 어려우니 돈이 들더라도 모자이크로 하라 하시어 1평방 미터당 3만 달러의 막대한 금액을 들여 아름다운 벽화를 만들었단다.
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리 역장이 빨리 됐습니까? 라고 묻자 “저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 군대 6년을 다녀왔습니다. 그후 대학을 졸업하고 지하철 기관사로 3년 동안 일한 후에 역장이 됐습니다. 제 나이 32세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평양 인구가 100만 명 중 70만 명이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니 낮시간이나 저녁에 평양거리에서 많은 사람을 볼 수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지하철이 개통된 후에 지금까지 20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으니 자랑스런 일이라고 말한 역장 동무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70만 명의 출퇴근 시간을 정부가 조정하므로 러시아워가 없단다.
어떤 사람은 6시에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케하고 어떤 부류는 8시30분에 출근해 6시30분에 퇴근하게 하는 등 여섯 파트 정도로 출퇴근을 조정해 교통 체증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노동자와 사무원의 출퇴근 시간이 다르고, 3교대 근무 시간이 다르단다. 그러나 전철 운행시간은 6시부터 밤 10시까지라고 한다.

우리 일행은 부흥역에서 한 구간인 1.5km 간격에 있는 영광역까지 전철을 타보았다. 오후 3시쯤이었는데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전철 탑승권은 한번에 북한 돈 10전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600원쯤이다. 그러나 한번 산 표로 35km 전 구간 어디든지 당일에는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니 길가에는 검정색 주름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은 두 여성이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나라 50~60년대에서나 볼 수 있던 풍경이었다. 북조선에서는 자주 보지 못한 옷차림이었기에 저 사람들은 누구냐고 서과장(보위)에게 물었더니 김일성대학교 학생들이란다. 검정 치마와 흰 저고리가 얼마나 고상하고 멋이 있지 않느냐고 웃으면서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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