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힘, 부모님 기도와 아내의 섬김에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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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힘, 부모님 기도와 아내의 섬김에서 나와”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11.11 10: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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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브란스의료선교센터 동문선교사 가족 초청 ‘토크쇼’

▲ 선교사 아내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4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동문선교사 초청, 가족토크쇼 ‘섬기며 사랑하며’에 참여한 선교사 아내들은 “감사하다”는 고백만 거듭했다.

# 프롤로그. 인생의 황금기를 주님께

6년이 넘게 힘든 의대 공부를 마친 아들이 선교지로 나간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반대했다. “아직 젊은데 왜 벌써 선교사로 가려고 하느냐. 여기서 좀 더 일해도 되지 않겠니. 나이 들어 그 때 나가도 늦지 않을 텐데…”

그러나 아들은 단호했다. “어머니 저는 젊고, 지금은 제 인생의 황금기예요. 저는 제 인생의 황금기를 하나님께 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떠난 아들은 우리나라 1호 의료선교사로 알려진 강원희 선교사다. 지금 7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네팔선교사로 섬기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의료선교사들의 귀감이 됐다.
귀하게 키웠던 아들과 딸을 선교지로 보내야 했던 부모님, 그리고 의사의 아내라는 세상의 명예를 버리고 남편을 무작정 따라 나섰던 선교의 동반자 아내. 이렇게 선교사가 아닌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11월 의료선교의 달을 맞아 전 세계에서 섬기고 있는 연세 동문 의료선교사를 한 자리에 불러 모은 세브란스 의료선교센터(소장:이민걸 교수)는 선교사 부모와 아내를 초청해 유쾌한 그러나 가슴 찡한 ‘토크쇼’를 마련했다. 지난 4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예배실에 모인 동문 선교사 가족들은 그동안 하지 못한 속 깊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런데 그들의 고백은 원망이 아닌 감사였고, 고통이 아닌 기쁨이었다. 힘겨운 선교의 여정 속에서 늘 함께 하신 하나님이 그들을 강하게 붙잡고 계셨기 때문이다.

# 1. 선교사 아내들, 토크쇼 무대 오르다

토크쇼 무대에 올라온 선교사 아내는 모두 4명. A국의 유광진 선교사와 몽골 이윤경 선교사, B국의 이정민 선교사, 그리고 과테말라 김수미 선교사였다. 30대에서 60대 후반까지 선교사 아내들은 나이도 생김도 섬기고 있는 나라도 모두 달랐다.

미국에서 마취통증학 의사였던 김용일 선교사는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지금 과테말라에서 사역하고 있다. 그의 아내 김수미 선교사의 나이는 환갑을 훌쩍 넘어 칠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6시간을 들어가는 밀림에서 사역중인 김수미 선교사는 독거미와 전갈이 다니는 위험한 환경에서 선교활동 중이었다.

사회를 맡은 안신기 선교사가 물었다.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무섭거나 힘들지 않으세요?”
“조금 힘들죠. 그런데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감사해요.”
전갈이 무섭다, 6개월 동안 내리는 비가 싫다 투정도 부릴 만도 한데, 그저 괜찮다고 웃고 마는 그녀는 1980년 하나님을 만났다. 믿음은 있었지만 구원의 확신은 없었다. 그런 그의 가정에 하나님이 찾아 오셨다.
“가슴이 너무나 뜨거워서 그 땐 잠을 잘 수도 없었어요. 그 기쁨을 알리고 싶어서 당장 선교지로 나가고 싶었는데 이제야 하나님이 이끄셨네요.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주님의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에요.”

# 2. 추방? 새로운 하나님의 계획!

NGO 사역자로 들어갔다가 교회개척을 한 것이 발각되어 우즈베키스탄에서 추방당한 고세중-유광진 선교사 부부. 지금은 또 다른 지역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있지만 의사의 사명보다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는 사명이 지금도 앞선다.

유 선교사는 우즈벡에서 8개월 동안 비자조차 없이 생활하던 때를 회상하면서 추방의 기로에서 간절했던 기도의 시간을 고백했다.

“우즈벡 희망병원은 10년의 사역이 담긴 곳이었어요. 움직이지 않으면 넘어지는 팽이처럼 열심히 살아왔는데… ‘하나님 이걸 어떻게 내려놓고 가나요.’ 참 많이 물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행하시는 분이라는 깨달음, 새 일을 행하신다는 약속을 믿게 됐죠. 그 가운데 사람을 남겨 놓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열심히 사역하던 곳에서 쫓겨나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지만 추방조차도 하나님의 뜻임을 깨달은 유 선교사는 하나님이 행하실 새 일에 큰 기대를 품었다고 했다.

# 3. 아버지는 나의 가장 큰 기도후원자

유명한 의학연구소 연구원의 길을 마다하고 몽골로 떠난 아들에게 “너는 이제 내 아들이 아니다”며 모진 말을 쏟아낸 아버지는 결국 그 아들을 위해 매일 새벽 무릎을 꿇는 기도후원자가 됐다.
몽골로 떠났던 박진용-이정민 선교사 부부는 부모님의 축복 속에 떠나는 선교를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아버지의 반대는 심했고, 결국 부모의 허락 없이 선교지로 향해야했기 때문이다.

몽골로 떠나기 전, 사역에 필요한 컴퓨터가 한 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아들을 아버지가 불러냈다. 컴퓨터 가게에서 “하나 고르라”고 말했다. 그렇게 반대를 하시던 아버지는 종업원에게 “내 아들이 쓸 거예요. 우리 아들이 선교하러 간데요”라며 자랑을 하셨다.

떠나보내는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아버지는 끝내 아들을 붙잡지 못했다. 6개월 후 몽골에서 아들 부부를 만나고서야 주님을 영접하고 기도 후원자가 됐다. 지금은 아들을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로 동역하고 계신다.

이정민 선교사는 “선교의 값은 모두 부모님이 치루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토크쇼 현장을 찾은 청중들은 쏟아지는 에피소드 속에서 웃음을 터뜨렸지만 눈가에는 이미 한줄기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4. 질그릇 같이 연약한 우리는 ‘선교사’

새벽에 나가 밤에만 들어오던 의사 남편을 천사처럼 알았던 아내들이 낯선 선교지에서 남편의 무관심 속에 버려진 일도 있었다. 서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이혼의 위기까지 간 가정도 있었다. 모두 인간이기에 약한 모습 그대로 선교지에 갈 수밖에 없는 것. 그러나 그 안에서 하나씩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고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것이 바로 그들, 선교사였다.

안신기 선교사는 “우리의 모습이 질그릇 같지만 그 안에 보배가 숨겨져 있다”며 “질그릇이 깨어질 때 내 속에 있는 보배가 흘러나온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선교사로 자녀를 내보내야했던 부모님들이 가장 귀한 사역자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의 어떤 타이틀보다 위대하고 큰일을 하는 것이 바로 ‘선교’라고 확신했다.

# 5. 부모님 전상서

마다가스카르 박재연 선교사는 모든 선교사의 부모님들께 편지를 읽어드렸다.
“건강이 안 좋으신 부모님, 혼자 계신 어머님을 옆에서 섬겨드리지 못하고 아무 도움도 되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부모님들의 기쁨이 되었던 손자손녀가 자라는 것을 보시지도 못하게 먼 곳으로 떠나오게 되어 죄송합니다. 사역지에서도 온 가족이 함께 지내지 못하고 아이들을 선교사 자녀학교로 떠나보냈을 때, 그때서야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습니다. ‘너희도 자식을 떼어 놓아봐야 내 마음을 알거야’라고 하시던 말씀이 절절히 와 닿습니다. 행여 아이들이 아프다는 소식을 들을 때, 아이들이 사무치게 보고 싶고 염려될 때마다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명절엔 마음 한 켠이 텅 비어 있는 것 같아 울었다 하시던 어머님의 말씀이 메아리 칩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부모님들의 큰 사랑과 드림으로 인해 저희가 이곳 선교지에서 다른 이들을 섬길 수 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부모님을 위로하여 주시고, 건강도 지켜주시고, 참 평안을 주시길 기도합니다.”

# 에필로그.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2시간 남짓 이어진 토크쇼. 아무도 힘들다는 투정도 어렵다는 불평도 하지 않았다. 이별의 아픔과 고난의 시간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그들의 입에서는 “감사하다”는 고백만이 쏟아졌다.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의사의 길을 마다하고 영혼구원의 뜨거운 가슴을 안고 사역지로 나간 의료선교사들. 그러나 그 사역의 숨은 공로자는 매일 기도로 순종하며 섬기는 부모와 아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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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2019-06-04 04:41:59
고세중 유광진 부부는 지금 쿠웨이트에서 2008년이후 중동비전교회라는 것을 설립하였습니다.
지금은 자신들이 영의 아버지와 영의 어머니라고 주장하면서 거의 교주정도의 수준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고세중씨는 하나님과 예수님의 아버지와 아들 관계를 말하면서 자신을 영의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저스스텐다드를 설교에 외치면서 마23:9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