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단은 강단으로, 제사장은 목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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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은 강단으로, 제사장은 목사로
  • 승인 2002.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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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를 포함하여 교인들의 기도의 말 중에 “제단에 주의 종을 세우셨사오니…”라는 말을 쓰는 예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적합한 표현이 아니다. ‘제단’ 이라는 말은 신·구약 성경에 약 50여 곳 이상에서 표현하고 있으나 구약의 경우에는 제물을 바쳐 여호와께 행하는 제의(祭儀)제도에서 쓰던 말이고, 신약에서 ‘제단’ 이라는 표현은 예수님이 친히 속죄제물이 될 것을 나타낸 구약제물의 예표적 중보성을 사상적으로 인용한 것이며, 예수그리스도의 대속적 희생을 통한 제물제의의 완성을 그리스도가 이루실 것을 교훈적으로 연계하여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신약적 교훈을 보면 “제사가 섬기는 자로 온전케 할 수 없고”(히9:9) “그리스도의 피 흘림이 없이는 사함이 없으며”(히9:22) “예수께서 제물이 되심으로 온전케 하셨고”(히10:14) “다시는 죄를 위하여 제사 드릴 것이 없게 되어”(히10:18) 라는 근거로 볼 때 제물을 중심 한 제의제도는 그리스도에게서 완성되어 신약교회에서는 제단과 제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십자가에서 완전한 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미 “개인의 제단이 되셨고”(히10:!4), 구약의 제사는 예배로 완성이 되었으므로 예배의 처소나 목회자의 예배인도와 말씀선포의 물리적 공간을 제단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단 구약 제단의 사상적 인용을 위해 이념적으로 표현할 수는 있을 것이나 예배현장과 설교현장을 직접적으로 “제단” 이라고 적시(摘示)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그런고로 제단은 강단(pulpit)(느8:4) 이라고 해야 한다. “에스라 선지는 강단에서 율법책을 강독하였다”는 역사적 근거가 있다.
따라서 제의제도가 없으니 제물이 없고 제물이 없으니 제단도 없으며 제의를 집행하던 제사장도 없는 것이다. 그런고로 강단을 제단이라든가 목사를 제사장이라든가 예물을 제물로 지칭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신약적 개념으로 갱신되어야 한다.

주의 종은 주의 사자로 종은 한 주인에게 순종을 다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남녀를 지칭하는 말로서 구약의 보편적 의미는 종이나 노예, 사환(민22:22, 왕하4:12), 또는 임금(노임)을 받는 ‘품 꾼’(출12:45, 욥7:1, 말3:5) 이나 사람을 수행하는 종자(從者)(출24:13, 왕상10:5)로 기술하고 있고, 신약적 의미는 “자유로운 일꾼” “개인의 사환”이나 시종(侍從)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종교적 의미로서의 종의 개념은 헌신된 자들, 중재자, 지도자,(출14:31, 삼하3:18, 시19:11)등의 입장에 선 사람이고, 그리스도인들을 종으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다(행16:17 딛1:1, 약1:1, 벧전2:16, 행2:18).
따라서 ‘주의 종’은 헌신된 자로서 하나님과 수직적 관계 신분이요 하나님의 주권에 종속적이며 하속(下屬)의 뜻이 있다. 그러나 인간의 수평적 관계에서 지칭이나 호칭으로는 부적절하다. 당사자와 함께 한 자리에서 제3자적 위치에 두고 하나님께 ‘주의 종’이라고 적시(摘示)하여 지칭하는 것은 윤리적 관점에서 자연스럽지 못하다.

‘주의 종’은 어디까지나 종교적 관점에서 하나님과 직접적 관계의 표현으로 이해되어야 하고 교인과 평행적 관계에서는 교훈권자요, 치리자요 목자적 신분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교인 당사자는 목회자를 직무적 관계에서 ‘주의 사자’로(계1:20, 2:1, 22:16, 창16:7-11) 또는 ‘목사’로(엡4:11) 호칭하는 것이 신앙적 격조를 담은 표현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 종’은 ‘주의 사자’(목사)로 갱신해야 한다.

김석한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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