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개척, 그리 만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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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개척, 그리 만만하지 않다
  • 승인 2002.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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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개척은 목회자 개인의 사역이면서 교단 성장, 목회자 수급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기에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개척은 반드시 실시돼야 하는 것이기는 하나 최근 무분별하고 경쟁적인 교회개척은 지양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으면서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제 교회개척에 대한 건전한 인식이 뿌리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고신대학원 교회문제연구소장 이성구교수는 ▲부교역자의 교역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감 결여 ▲기성 교회 목회와의 접목의 어려움 ▲개척의 성공을 인생의 성공으로 여기는 현실 ▲교회 내의 갈등과 분열을 위한 해결책 등으로 교회가 개척되는 부조리를 낳았다고 지적, 이런 류의 개척은 이제 지양돼야 한다고 말한다.

신학교 졸업생들의 무조건적인 개척 또한 한몫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 부교역자로 사역하면서 전문성을 기르기보다는 개척을 택함으로써 자기 만족을 얻거나 빠른 성공의 길을 보장받으려는 인식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인식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도 부흥하거나 자립하지 못하는 영구 미자립 교회로 전락할 우려를 현실로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는데, 영구 미자립 교회로 몰고 가는 극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목회자 스스로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경기도 일산에서 교회를 개척한 지 3년째 접어든다는 김상수목사(48. 가명)는 “이런 류의 교회 개척이 한국 교회의 성장이라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결국 내실없는 몸집 불리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대전에서 목회하는 박상국목사(42)는 “최근 시무하는 교회에서 1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개척된 교회가 담임목사와의 불화로 인해 떨어져 나온 부교역자가 일부 교인과 함께 개척한 교회라는 사실을 알고 무척 실망했다”며 가슴 아파했다.
물량주의적 사고방식과 개인의 욕심이 내실있는 성장을 막고 건강한 하나의 교회를 건강하지 못한 두 개의 교회로 나누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제 자립 방안이나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개척교회를 무분별하게 양산하기 보다는 일정 기간 안에 자립 교회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개척을 지향해야 한다.
철저한 준비와 지원이 따라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개척을 준비하는 목회자가 얼마나 기도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 실현 가능성은 얼마든지 증가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기에 대한 투자가 더 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교회 개척은 꾸준히 진행되고 교단 성장 또한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하나 교회와 교회, 목회자와 목회자, 목회자와 교인 간의 마찰과 개인의 욕심에 의한 개척은 이제 지양돼야 한다. 그리고 교단 또한 자립 교회의 비율을 교세 기준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공종은차장(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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