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차익으로 헌금한다는 생각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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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차익으로 헌금한다는 생각 버려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6.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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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이재철 대담...부동산 투기, 환경파괴, 자살, 성 등 사회문제 다뤄

월드컵 열기가 뜨거운 요즘. “대~한민국” 구호에 앞서 우리 사회에 진지하게 물어야 할 것들이 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 월드컵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가 있던 지난 1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선교기념관에서는 양화진문화원 주최 ‘사회’를 주제로 이어령 박사(양화진문화원 명예원장)와 이재철 목사(백주년기념교회)의 대담이 진행됐다. 한국 사회에 대두된 부동산 투기, 환경파괴, 높은 자살률, 동성애 문제 등을 놓고 세 번째 대담을 가졌다.

▲ 양화진문화원은 지난 17일 이어령-이재철 대담 세번째 시간을 갖고 한국 사회가 직면해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토론했다. 사진 양화진문화원.
# 기독교 앞장서 소유에서 주거로

한국 사회 전통적인 고질병 중 하나인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해 영성과 지성, 이어령 박사와 이재철 목사가 같은 해법을 내놨다. “집과 부동산을 소유 개념이 아닌 주거 개념으로 바꾸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령 박사는 “집을 통한 재산 축적은 자기 삶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집이 아니라 하나의 금고 속에 사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내가 주님을 영접하게 된 계기는 빈 집이라는 개념이었다”고 소개하며 “인간은 자기 집에 무엇이 차 있다고 생각하면 주님을 만날 수 없다. 소유와 세속적 가치가 채워진 집은 인간 요망의 집결체”라고 비판했다.

이 박사는 또 “투자 개념으로 집을 사고팔지 말고 살 집을 사라”며 “안정된 빈 집을 영혼으로 채워야 한다. 나는 평생 내 영혼이 거할 집을 짓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재철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의 관점에서 주거 문제를 다뤘다. “어떤 경우에도 그리스도인은 투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이 목사는 “단기 차익을 노리고 집을 샀다 팔았다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길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차익을 노려 헌금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은 버리라”며 “하나님은 거지가 아니시다. 우리로 하여금 바른 삶을 살기를 원하시는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또 “그리스도인들이 나서서 집을 소유 개념이 아니라 주거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며 “레위기 24장 희년 정신처럼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공의로운 사회를 원하신다. 이 정신을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 파괴 문제에 대해 이재철 목사는 교회의 책임을 지적했다. “16세기 계몽주의가 18세기 꽃을 피우면서 하나님 절대가치가 붕괴되고 인간 중심 사조가 전 유럽에 팽배하게 되면서 인간의 욕망대로 자원을 무분별하게 채취하고 파괴했다”고 밝힌 이 목사는 “교회가 이것에 일조하고 방조한 책임이 있다. 물질주의에 빠져서 더 많은 물질을 갖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처럼 호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1960년 세계 기독교와 시학은 환경 문제를 신앙적인 문제로 간주하기 시작했다”며 “예수님께서 보혈로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화목을 이룬 것뿐만 아니라 만물과도 화목을 이루셨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줄이고, 순환시키고, 다시 쓰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고 말했다.

이어령 박사는 “동양이 자연을 지키고 서양이 자연을 망쳤다고 하는 것은 심각한 오해”라며 환경파괴 문제를 서양의 산물로만 보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독교인은 가장 새로운 사람이며 새 생명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 자살, 과잉이 원인 결핍 추구해야

한국 사회의 높은 자살률에 대해 이어령 교수는 “불행이 아니라 과잉, 넘쳐나는 것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선진국처럼 사회보장제도가 잘된 곳에서 자살을 많이 한다”며 “결핍은 우리 몸이 스스로 그 부족분을 만들어 채워내는데 과잉은 버리는 장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끝없이 목마르고 결핍되는 것이 오히려 자살을 막는 길”이라며 “결핍한 삶, 부족함, 끝없이 목마른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철 목사는 교회가 자살을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고 규정한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토마스 아퀴나스 등 초대 교부들이 자살은 회개가 불가능한 중죄라고 규정하며 교인들 사이에서 자살하면 지옥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게 됐다”고 밝히고 “그러나 성경 어디에더 자살이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이고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살이 그릇된 것임은 분명히 인식해야 하지만 정죄보다는 자살이 발붙이지 못할 공동체를 확립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교회의 소그룹 강화, 가족공동체, 신앙공동체의 확립을 통해 자살에 앞서 따뜻하게 보살피는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 문제에 대해 이어령 교수는 “다산과 번성의 의미로 기독교든 희랍의 범신론이든 성은 예전에는 풍요였다. 근대에 와서는 풍요할수록 성적 매력이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며 “애를 낳을 수 없을 정도로 말라야 미인인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날 성은 생식이 아니라 쾌락을 위한 것으로 전락해버렸다”며 “성의 본래 목적, 존재이유가 아닌 다른 엉뚱한 쪽으로 사용되고 있다. 불모의 성이 풍요의 성보다 압도하는 시대로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현실을 개탄했다.

이재철 목사는 태초의 성에 대한 개념을 언급했다. 그는 “요즘 우리는 사회적 담론에 대해 가타부타 이야기할 수 없는 이상한 분위기 속에 살고 있다”며 “성경적인 관점에서 염연히 비정상성에 속하는 동성애를 찬성하면 진취적이고 반대하면 보수적, 폐쇄적인 사람이 되어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남녀가 성적인 결합을 통해 합일체를 이루는 것을 결혼이라 정의하신 하나님의 관점으로 보면 그리스도인에게는 이 부분에 대해 명쾌한 논리가 주어졌다”며 “남녀가 서로의 성을 존중해줘야 자녀들도 성의 왜곡 없이 자랄 수 있다. 상대의 성을 지켜주는 것이 곧 사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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