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상태바
“으라차차~~”
  • 운영자
  • 승인 2010.06.09 1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덕훈 목사<영광교회>

“KOREA에서 왔습니다!” 어느 외신 기자가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었을 때 당당하게 말했던 손기정 선수.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대회에 참가해 2시간 29분 19초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한 손기정 선수이다.

그는 일본 마라톤의 팀으로 베를린에 도착했으나 일본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유니폼이 더러워진다는 이유였지만 속내는 일장기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우승했을 때 시상식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기뻐하고 환희의 노래를 불러야 할 그가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가슴에 일장기를 단 유니폼을 입고 있었기에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

그도 울었고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함께 울었다. 당당하게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할 수 없었던 암울한 시대! 대한민국에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국적을 말할 수 없었던 아픔을 누가 알 수 있을까? 내면의 세계는 대한민국이었지만 표면적인 모습은 일장기를 단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가 너무도 애처로워 보인다.
에스라 선지자는 바벨론에서 돌아오면서 예루살렘과 유대 땅의 겉과 속이 다른 백성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을 위하여 중보의 기도를 했다. 겉은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지만 속은 이방여인들과 통혼하며 더러워진 그들의 삶을 목격하면서 통곡하며 그들을 위하여 기도했다.

겉과 속이 다름이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손기정 선수가 속은 한국인이지만 겉은 일본인이어야 했던 아픔을 가슴에 안고 시상대 앞에서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에스라 선지자는 민족과 백성이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면서 그 역시 고개를 숙이고 하나님께 나아갔다.

겉과 속이 다른 백성들은 에스라 선지자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들의 죄악을 돌이키고 통혼하였던 이방 여인들을 돌려보내고 겉과 속이 같은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듭나는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자존감조차도 잃어버렸던 하나님의 백성들, 그러나 에스라 선지자의 기도가 그들이 누구인가를 알게 하였고 겉과 속이 일치하는 위대한 백성이 되게 했다.

한국사회는 정체성의 혼돈과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유럽 경제 위기 사태로 인한 경제적 위기, 성의 정체성으로 인한 문화적 혼돈, 이데올로기의 보수와 진보의 대결 등은 한국사회를 혼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아무도 민족적 위기 가운데 책임을 지고 통곡하며 중보하는 이들이 없다는 것이 더욱 가슴을 답답하게 하며 무거워진다.

손기정 선수의 아픔, 그는 무엇이 자신을 아프게 하는지 알고 있었다. 에스라 선지자, 그 아픔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이 우리를 아프게 하는지, 어떻게 그 아픔을 치유할 것인지 알지도 못하고 아파하지도 않는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문둥병자처럼 그대로 썩어가고 있다. 혼돈과 혼란의 중병을 앓고 있는 이 나라를 다음 세대에 어떻게 넘겨줄 수 있겠는가? 그들이 물으면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

한국 교회는 민족을 지키는 위대한 일을 위기 때마다 잘 감당해 왔다. 이제 또 한 번의 기회가 한국 교회에게 찾아왔다. 다시 한 번 그 저력을 보여줄 기회이다. 혼돈과 혼란은 위대한 사람들을 만들어 내는 통로이다. 손기정 선수가 부끄러워했다면 우리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인하여 부끄러워하자. 에스라 선지자가 그 부끄러움을 위하여 통곡하며 백성을 위해 기도했다면 우리도 통곡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중보의 기도를 회복하자. 사회적 혼란, 경제적 위기, 문화적 혼돈, 이데올로기의 대결, 중보의 기도가 백성을 돌아오게 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회복시켰던 것처럼 한국 교회 중보의 기도운동은 반드시 혼돈과 혼란의 어두움이 물러가고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정체성을 회복하게 할 것이다.

6월은 특별히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생명을 바친 이들을 기억나게 하는 달이다. 그러기에 더욱 감회가 새롭다.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심으로 어두움이 물러가게 하셨다. 빛 되신 주심을 세상에 보내 주심으로 어두운 권세를 물리치셨다. 이제는 빛으로 영광스럽게 하신 하나님의 사람들의 차례이다. 으라차차~ 힘을 내 보자. 파이팅! 에스라의 중보의 기도를 회복하자! 중보의 기도를 통하여 다시 한번 날아보자. 저 넓은 창공을! 중보의 기도를 통하여 다시 한 번 뛰어보자 저 넓은 들판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