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교수 “하나님 어머니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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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교수 “하나님 어머니는 어디에…”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3.16 17: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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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에 숨은 기독교 코드 보기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현대 지성의 대명사 이어령 교수의 기독교 귀의는 당시(2007년) 사회적으로도 큰 화재였다. 그런 그가 최근 신앙고백서 ‘지성에서 영성으로’(열림원)를 출간한 데 이어 교회와 사회의 소통을 위해 설립된 양화진문화원 명예원장으로 취임했다.

▲ 2010 양화진 목요강좌 이어령 교수 강좌 '소월은 왜 강변에서 살자고 했나'.

문화평론가이자 기호학자인 이어령 교수는 지난 11일 100주년기념교회에서 열린 ‘양화진 목요강좌’에서 ‘소월은 왜 강변에 살자고 했나?’라는 주제로 김소월 시인의 작품 ‘엄마야 누나야’에 숨겨진 기독교 코드를 기호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 여성 공간이 부재한 교회

이어령 교수는 먼저 시가 여성 공간의 부재 상황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엄마야 누나야’라고 부르는 것은 여성 공간의 부재(absence) 상태를 보여준다”며 “부르는 화자는 남자아이며, 현재의 공간은 남성이 존재(presence)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변은 자연 공간이자 여성 공간”이라며 “화자는 현재 도시, 반 자연 공간에 살고 있으며, 자연에서의 삶을 그리워하면서 적극적으로 부르는 행위를 통해 마음속의 고향을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역사 속에서 남성은 싸우거나 폭력적, 투쟁적 원리를 형상화했고, 여성은 사랑과 평화, 자연의 세계를 그려왔다”며 “역사적인 교회는 남성 원리로 돼 있는가, 여성 원리로 돼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성경을 보면 여성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수님의 부활 현장에서도 여성만 있었다”고 소개하고 “반면에 교회는 가톨릭 때부터 베드로로 상징돼 남성의 원리가 지배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 사회에는 아버지가 없어지고 여성 원리가 강해지고 있다.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가 붕괴되는 것은 아버지 원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하나님 아버지는 있는데, 하나님 어머니는 왜 안 되느냐. 여성 목사는 왜 적느냐”며 “여성 원리가 기독교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인간, 창조 영역에서 떨어져 왔다"

이어령 교수는 또 한국 사회에 기독교가 폭넓게 자리 잡은 배경에 죽음에 대한 남다른 의식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람은 기독교적이다. 죽음에 대한 인식이 한국인에게 따라 다닌다. 한국인은 죽음이 먼저”라며 ‘죽기 아니면 살기’, ‘ 죽느냐 사느냐’ 등 우리말에 들어 있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소개하고 “소월의 시에서 보이는 것처럼 고향, 이상향에 살고 싶다는 동경이 한국인들의 정서에 있었다. ‘엄마야 누나야’는 누구였겠나. 바로 하나님”이라고 말했다.

축자적 성서 해석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도 밝혔다. 그는 “성경을 말 그대로, 논리적으로 보면 절대로 믿을 수 없다. 지적, 축자적으로 보면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예수님도 비유를 통해 말씀하셨고, 시를 읽고 문학을 알면 성경을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얼마나 신의 영역, 창조된 영역에서 멀리 떨어져 왔느냐. 도시를 만들고 공장을 짓고 쓰레기를 버리며 살아왔다”며 “‘강변에 살자’는 말은 생명의 원천, 사랑의 공간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 양화진문화원 목요강좌에 참석한 성도들. 중앙복도 옆으로 이어령 교수와 이재철 목사가 나란히 앉아있다. 사진 양화진문화원 제공

# "기독교는 고통스럽고 피흘리는 종교"

구원 이후에도 고통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 이어령 교수는 “기독교는 슬프고 고통스럽고 피흘리는 종교”라며 “살찐 예수, 뚱뚱한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다고 상상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특히 광야의 시험을 통과한 예수에 대해 그는 “기독교인은 광야를 반드시 겪어야 한다. 세속의 가치관에서 전혀 다른 가치관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돌로 떡을 만들라는 사탄의 유혹에, 지금의 교회는 능력만 있으면 만들었을 것”이라며 “그런 능력이 있으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며 거부하는 교회가 몇이나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많은 혁명가, 정치가들이 빵을 약속하고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예수님은 정권을 잡으신 분이 아니”라며 “지상의 논리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논리가 통해야 한다. 광야를 통과하지 않는 믿음은 가짜”라고 말했다.

양화진문화원은 이날 이어령 교수의 강연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8시 목요강좌를 진행한다. 오는 18일 '나는 왜 소설가일 수밖에 없나?' 박완서 소설가, 25일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 김훈 소설가의 강연을 듣는다. 또 4월 1일 '미래사회와 한국의 기독교' 염재호 고려대 교수, 15일 '차별없는 평등 세상 꿈꾼 인디언 이야기' 박홍규 영남대 교수, 22일  '컨버전스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등의 강연이 이어진다.

특히 4월 8일 열리는 이어령 교수와 이재철 목사(백주년기념교회)의 대담 '지성과 영성의 만남1 - 삶과 가족'은 큰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총 8차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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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언자 2010-03-18 12:28:24
신문기사에는 ‘이어령’ 님이,
{특히 “요즘 사회에는 아버지가 없어지고 여성 원리가 강해지고 있다.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가 붕괴되는 것은 아버지 원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고, 또 “하나님 아버지는 있는데, 하나님 어머니는 왜 안 되느냐. 여성 목사는 왜 적느냐.”며 “여성 원리가 기독교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고 하였습니다.

고전1:26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 있는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고전1:27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고전1:28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고전1:29 이는 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께서 고린도전서의 이 말씀처럼, 육체를 따라 지혜 있는 자(‘이어령’님 같이 세상의 지혜가 있는 자)와 강한 자와 능한 자와 문벌 좋은 자들을 택하시지 않고, 세상의 미련한 자와 약한 자와 천한 자와 멸시받는 자들을 택하신 것은,
‘이어령’ 님처럼 세상의 지혜 있는 자들은 성경에 있는 말씀(하나님의 말씀=성경말씀)을 전하지 않고 자신의 세상 지혜를 내세워서 “요즘 사회에는 아버지가 없어지고 여성 원리가 강해지고 있다.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가 붕괴되는 것은 아버지 원리가 강하기 때문”, “하나님 아버지는 있는데, 하나님 어머니는 왜 안 되느냐. 여성 목사는 왜 적느냐.”는 등의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하니,
어부인 (마음이 겸손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처럼 세상에서 미련하고 멸시받고 천하고 배우지 못한 자들을 택하여, 성경에 있는 말씀(하나님의 말씀=성경말씀)을 바르게 전하게 하기 위하여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