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주도의 교회개혁 선 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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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주도의 교회개혁 선 그어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3.05 17: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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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 세력 배신감과 위기감 팽배, 그들의 속내는?

사랑의교회의 예배당 건축 반대 활동을 벌여온 이른바 ‘교회 개혁 운동가’들이 늦은 저녁 한자리에 모였다. 열명 남짓 소수가 모였지만, 하나같이 사랑의교회 건축에 대한 저마다의 목소리를 냈다. 어떤 이는 열변을 토했다. 또 다른 이는 공감하며 박수를 쳤고, 누구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 모두 실은 건축 발표 이전의 사랑의교회를 무척 '사랑했었다'는 것이다.

▲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랑의교회 건축 이것이 문제다' 연속포럼.

4일 저녁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열린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박득훈·백종국·오세택) 주최 ‘사랑의교회 건축, 이것이 문제다’ 연속포럼에는 다양한 ‘교회 개혁 운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신학적 문제점을 진단한 이번 포럼에서 필자는 교회 개혁 운동가들의 진솔한 속내를 들여다봤다.

그들은 왜 그토록 사랑의교회를 향한 애증(愛憎)을 보이고 있는가.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가 개진됐지만, 그 근저에는 이른바 ‘배신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수십년 간 한국 교회 내에서 진행된 범교파적 교회 갱신 운동의 배후에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와 ‘제자훈련’ 신학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랑의교회 예배당 건축 반대 운동을 펼쳐온 다음 카페 ‘하우사랑’ 운영자 이진오 전도사(부천예인교회)는 “M교회나 Y교회 등 한국의 유명 대형 교회들이 더 큰 땅을 사들여 더 큰 건물을 건축하더라도 ‘이제 갈 때까지 가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말았을 것”이라며 “사랑의교회 건축은 그동안 사랑의교회가 보여줬던 모습들 때문에 더 크게 반대하고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의교회에 대한 배신감은 다른 운동가들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박득훈 목사(언덕교회)는 사랑의교회의 성전 건축에 대해 “얼마든지 정당화될 논리들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 핵심은 욕심”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교갱협, 한목협, 성서한국, 복음과상황 등 수많은 교회 개혁 운동의 배후에서 사랑의교회가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가 교회 건축 결정으로 교회 갱신 운동의 자격을 잃었다는 것이다.

▲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김근주 교수.

교회 개혁 운동가들 사이에서는 제자훈련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김근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는 “모두가 큰 인상과 도전을 받았던 평신도를 깨우는 제자훈련 자체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심지어 한발 더 나아가 제자훈련 실패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옥한흠 목사의 제자훈련은 그 씨앗부터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김동춘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제자훈련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많은 목회자들이 제자훈련을 통해 도전을 받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지금도 계속해가고 있다”며 지나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옥한흠 목사는 지난 1996년 자신이 속한 예장합동 교단 내 교회 갱신 그룹 목회자들과 함께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이하 교갱협)를 창립했다. 교갱협은 지금도 합동 내에서 목회자 갱신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또 2년 후인 1998년 감리교, 구세군, 성공회 등 초교파 15개 교단 교회 갱신 그룹 목회자들이 참여하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 창립을 주도했다. 현재 옥 목사는 교갱협, 한목협에서 각각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또 사회 개혁운동에도 동참해 지난 2000년에 출범한 정치 시민 모임인 공의정치실천연대 창립 당시 손봉호, 이만열, 홍정길 등과 함께 창립 맴버로 참여했다. 그밖에 옥 목사는 2005년 사회선교를 기치로 내걸고 시작된 성서한국 운동에 창립자로 참여해, 지금은 공동대표로 있다. 또 교회 개혁을 표방하는 언론 매체인 뉴스앤조이 지도위원으로도 활동했다(현재는 명단에서 빠져 있다).

▲ 국제신학대학원 김동춘 교수.

제자훈련이 한국 교회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이 같은 인식은 개혁 운동가들 사이에서 일정부분 공유되고 있었다. 사랑의교회는 그동안 다른 여타 대형 교회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른바 ‘제자훈련’이 표방하는 영적인 가치, 한 영혼을 예수님의 제자로 거룩하게 세우는 것을 통해 세상과 교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옥 목사의 철학이 한국 교회에서 다수의 교회 개혁 운동가들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그의 제자훈련 철학이 평신도 운동과 교회 정화 운동의 산파역할을 감당했다는 것이다.

배신감과 함께 느껴진 다른 하나는 '위기감'이었다. 거기에는 사랑의교회를 최후의 보루처럼 여겼던 것에 대한 반성도 들어 있었다. 박득훈 목사는 “사랑의교회가 세속화되고 무너진 이상 한국 교회는 세속화의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이제 손 놓고 교회의 세속화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또 지난해 성탄을 맞아 교갱협과 한목협 관계자들이 사랑의교회 예배당 건축 부지에서 성탄 나눔 행사를 벌인 것을 언급한 박 목사는 “사랑의교회가 교회 갱신 그룹을 등에 업고 교회 대형화를 정당화하고 부추기는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의교회 주도의 교회 개혁 운동에 선을 그어야 할 때”라며 “대형 교회를 추구하는 세력과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다”며 건축 반대 운동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사랑의교회 건축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김근주 교수는 “교회 건축은 목회자와 성도, 지역사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사랑의교회는 그 요건을 다 갖추고 있다”며 “교회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 건축을 반대한다고 해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진오 전도사는 “사랑의교회 건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고 “그러나 기초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계속 이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반대 운동이 끝날 시점을 언급했다. 이어 “이 운동은 이미 다른 교회들의 대형 교회 건축을 머뭇거리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패널은 사랑의교회에 대해 비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사랑의교회 2100억 예배당 건축 논란을 시작으로 촉발된 이의 애정과 증오의 감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였다. 특히 그 밑바탕에 사랑의교회를 향한 간절한 ‘첫사랑’의 기억이 있었다. 사랑의교회와 이별을 준비하는 교회 개혁 운동가들의 처연함이 느껴지는 토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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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2010-03-07 22:50:32
성도들에겐 당근을 앞에 달아 놓고 뒤에선 머리 아프게 짜내는 오 목사
사회에 반 하는 행동만 하는 목사들
아직도 무당 같은 당근을 주는 목사들
무조건 당근 하고 외치라 하는 목사들

가면 2010-03-05 22:45:00
오목사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랆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욕구를 성취하기 위해선 가면을 쓰고 기다린다
그게 주변에 좋은 일들 보여주며 온 갖 지나친 행동들로 보여준다

즉 가면을 쓴 오목사의 모습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