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1절,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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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1절,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3.05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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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의 초중고생 3,919명을 대상으로 ‘3.1절 관련 학생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중고생의 40%가 3.1절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1절이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날인지 아는가?’라는 질문에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43.7%, ‘조금 알고 있다’는 응답은 39.6%였다. 하지만 ‘3.1절을 어떤 날로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라는 정확한 설명을 고른 학생은 59.1%에 불과했다.

3.1절은 일본의 통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족적 열망을 모아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로 뛰어나온 역사적 독립운동일이다. 하지만 3.1절 91주년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환호에 묻혀 버렸고 국민들의 관심 밖에서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국가적으로 3.1절은 일제 식민 치하에서 독립으로 향하는 물꼬를 텄으며, 독립선언서를 발표하면서 세계 만방에 우리 민족의 독립 의사를 알린 날이기도 하다. 기독교적으로는 3.1운동에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참여하면서 해방의 역사에 기독교가 큰 축을 감당하는 등 선구자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의 3.1절은 국경일을 넘어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듯하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3.1절을 기념하고 독립정신을 계승하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날을 함께 지키는 교회를 찾기 어렵다. 여기에 과거 교회가 앞장섰던 위안부 할머니 문제라던가 일본군 강제징용 문제 등은 이제 타 종교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해결하는 사안이 됐다.

역사는 사실에 대한 기록이자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담고 있다. 한국 역사는 우리나라가 걸어온 반만년의 기록이고 교회 역사는 한국 교회가 뿌리내린 120년의 기록이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전락시키고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교과서에서 빼는 등 자부심을 갖고 의무적으로 익혀야할 역사를 축소하고 외면하고 있다.

자국의 역사를 모르는 국민은 세계 무대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역사가 없이는 국가도 나도 존재할 수 없다. 우리의 장고한 역사가 불교와 유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해서 기독교가 이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잊혀져 가는 소중한 우리 역사와 유산을 지키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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