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인생의 아름다운 투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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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의 아름다운 투병기
  • 이석훈 기자
  • 승인 2010.03.02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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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저 / ‘내 인생의 4악장은 암과의 동행’

 

생과 사의 경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한 암환자의 생존전략

및 좌충우돌 투병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다 개인사업을 하는 이선우 씨가 죽음을 대면하고 써 내려간 진솔하면서도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자전적 에세이 ‘내 인생의 4악장은 암과의 동행’(도서출판 편강/256쪽/국판)을 펴냈다.

 

올해 65세인 저자는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삶을 살아온 이 시대의 보통 남편이자 평범한 아버지이다. 2009년 2월 세계적으로 완치 사례가 없는 말기 ‘간내 담도암’이 발견돼 때로는 암과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보듬어 안기도 하며 생과 사의 갈림길을 동행하고 있는 내용들을 담았다.

짧으면 2~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고 하는 상황에서 치료제가 있을 수 없었다. 믿을 건 ‘자신’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책은 이런 극단적 상황에 처한 저자가 시한부 진단 이후 6개월여 동안 자신이 겪은 병원 치료와 자연 치유의 과정을 기록한 투병기이자 자기 존엄의 선언서이다.

저자의 구체적 치유 방식은 때로는 좌충우돌일 수밖에 없지만, 나름대로 치유를 위한 세가지 방향을 정하고 생활한다.

첫째는 일단 급박한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방안으로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 둘째는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몸 전체의 면역력을 활성화시키고 기운을 회복하는 방안으로 편강탕을 복용하는 것, 셋째는 몸과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게 일상과 치유에 임하는 것이다.

저자는 죽음을 선고 받은 이후, 매일매일 죽음과 대면하며 살고 있다. 조금 과장한다면 그의 선택 하나하나가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결정적 중요성을 지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치 사례가 없기 때문에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걷는 만큼 모든 것이 조심스럽기 그지없으며, 반대로 그의 기록은 뒷사람들을 위한 중요한 안내도의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자의 글에는 세상에 대한 따스함과 주변 인연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는 내용들이 곳곳에 스며 있다. 그에게 암은 남은 삶의 동반자이다. 때론 증상이 심해지기도 하고, 암세포와 힘겨루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보듬어 안고 같이 가야 할 존재이다.

이 책은 암세포와 동행을 시작한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불치병에 걸린 환자답게 솔직하면서도 비장하고, 생과 사를 초월한 듯하면서도 간절하고 지극히 여유있는 것 같으면서도 현실적인 한 인간의 투병기를 통해 삶을 반추하고 통찰하는 계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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