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의 신약 읽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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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의 신약 읽기(13)
  • 승인 2005.01.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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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진 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예수님의 광야시험 이야기는 세례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공관복음 모두에 기록된 삼중 전승 중 하나이다. 역시 마가복음에는 간단한 사건만 소개되어 있으나(막 1:12-13),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는 주님과 마귀 사이의 대화가 부가되어 기록되어 있다(마 4:1-11; 눅 4:1-13). 그러나 마귀가 주님을 시험하는 순서에 있어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데, 마태복음의 두 번째 시험이 누가복음에서는 세 번째로 등장한다.


예수님은 지상 사역 동안 크고 작은 많은 시험을 받았지만, 기억할만한 중요한 시험은 두 번이다. 그 중 첫 번째는 공적 사역 시작 이전에 받았던 광야 시험이고, 두 번째는 십자가에 달리기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시험이다(마 26:36-46; 막 14:32-42; 눅 22:39-46). 이 중에서 아마도 사람들은 두 번째 시험의 내용에 대하여 의아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겟세마네에서 주님이 하신 기도의 내용을 검토해 보면, 즉시 그 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십자가형을 앞두고 잔(盞)을 옮겨달라는 기도는 사실 메시아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기도이며, 그렇다면 그것은 사람의 아들(人子) 예수님이 받은 최후의 유혹이자 시험임을 알게 된다.


예수님이 사역의 시작과 마지막에 받은 이 두 번의 시험에서 승리한 것은 오늘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첫 번째 광야 시험의 경우 마귀가 성경, 즉 하나님의 말씀을 인용하며 도전하는 것에 대하여 주님 역시 하나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반박하고 마귀를 물리치는 모습은 시험 당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무기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임을 깨닫게 하여 준다.


두 번째 시험의 경우 잔이 상징하는 십자가를 옮겨달라는(마가, 누가), 혹은 지나가게 해 달라는(마태) 기도는 죽음만큼 고통스러운 인자 예수님이 맞은 최후의 시험인데, 이 마지막 최대의 시험에 넘어가지 않고 승리한 것은 결국 세 번에 걸친 간절한 기도 때문이다(누가는 땀방울이 핏방울이 될 정도로 그 기도의 간절함을 언급한다; 눅 22:44). 그렇다면 주님은 최후의, 그러나 최대의 시험을 힘쓰고 애쓴 기도를 통하여 승리하였던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신적 권능으로 어떤 다른 방도를 고려해 볼 수도 있었겠으나, 주님이 마침내 택하여 취하신 방법은 어쩌면 너무도 간단하여 간과하기 쉬운 기도였다.


주님이 메시아로서의 사역의 시작과 마지막에 맞으신 두 번의 시험은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시험과 유혹이 믿는 자에게 생소한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주님의 짧은 삶에서 그러하듯, 그것은 인생들이 겪는 삶의 일부임을 알게 된다.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해서 모든 유혹과 시험에서 면제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주님이 곁에서 우리를 도와 피할 길을 주신다는 것이다(고전 10:13).

아울러 주님의 시험에서 배우게 되는 교훈은, 시험을 당할 때 우리가 취할 방도가 다름 아닌 기도와 말씀이라는 것이다. 기도와 말씀은 이 땅의 모든 성도들이 마땅히 힘써야 할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삶의 방식인 것이다(참고, 행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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