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꼭 써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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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꼭 써야하나요?
  • 승인 2005.02.0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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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린 나이에 안경을 쓰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중, 고등학교 때에는 안경을 쓰지 않는 아이가 이상할 정도다. 안경을 써야 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고 원인이 같아도 안경을 꼭 써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꼭 쓰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안경을 쓰게 할 것인지 하는 판단 기준은 아이마다 다르게 된다.

이렇게 안경은 우리 생활에 익숙한,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 되었지만 환자의 부모님들에게 “이 아이는 안경을 써야 합니다.”라고 하면 10명 중 7, 8명은 무척 실망하고 안타까워한다. 본인들도 안경을 쓰고 있으면서...  사실 필자는 의사를 처음 시작하던 시절에는 이런 보호자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안경을 쓰면 정상이라니까요. 왜 이렇게 걱정을 하세요?” 하고 반문하곤 했었다. 하지만 언젠가 절친한 친구의 전화를 한통 받은 후부터는 부모님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친구의 말인 즉 슨 4살 된 아들이 난시가 심하고 그로 인한 약시가 생겨서 안경을 써야 한다는 말을 의사한테 듣는 순간 이 예쁜 얼굴에 안경이라니.. 하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라는 것이다. 평생 안경을 안 쓰면 희미한 광경을 봐야 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이 친구도 역시 의사였다. 이 말을 듣고 내가 너무 냉정하게 환자의 병만 봤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그 이후로는 아이들이 안경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안경의 모양이나 크기까지 아이들의 부모에게 코치하고 있다.

대부분 안경을 쓰는 이유는 근시, 난시, 원시 등의 굴절이상 때문이다. 여기에 약시나 사시 또는 그 외의 다른 병이 동반되었는지에 따라 안경을 쓸 것인지, 쓰게 되면 하루 종일 써야만 하는지, 나중에 안경을 벗을 수는 있는지 그리고 안경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지가 결정되게 된다. 굴절이상만으로 안경을 쓰게 된 경우 안경을 쓰고 1.0의 시력이 나온다면 사실은 안경을 쓰게 되었다는 사실 빼고는 걱정할 필요는 없다.

눈의 기능은 정상이되 눈의 모양이 약간 이상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물론 꼬마들이 코에 안경을 걸치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딱하고 안타까운 건 사실이다. 이런 아이의 부모님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 필자가 존경하는 모 대학 교수님의 말씀이다. “안경이 없다면 모를까 안경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입니까?”

 
 
김소영 / 서울대학병원 안과 전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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