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의 명절과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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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명절과 제사
  • 승인 200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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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그저 말만 들어도 풍성해지는 그런 날이 다가오고 있다. 전통 명절에 다가오는 가장 큰 문제는 불신자 집안의 외톨이 크리스천일 경우, 우선 제사에 대한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불신자들이 드리는 평소의 제사는 분명히 우상 숭배의 행위이다. 예를 들면 신주(神主, 지방으로 대신하기도 함)의 의미만 살펴보더라도 이러한 것은 금방 드러난다. 제사를 행하는 절차를 봐도 우선 마음을 집중시키고 신령의 임재를 준비한 다음, 제물을 드리면서 흠양을 간청하고, 신령이 제사를 흠양하고 강복하는 의식이 이어진다. 그후 제사에 참여한 사람들끼리 제물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된다.

그렇다면 이것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아예 참석하지도 음식 장만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 참으로 기독교가 이 땅에 전파된 이래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모든 문제는 마음먹기에, 그리고 선택하기에 달려 있다.
복음전파의 절호의 기회
긍정적으로 본다면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선교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교회와 성도의 삶을 크게 선포, 봉사, 교제의 셋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설날을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파하는’ 시기로 활용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맞아야 한다. 당연히 그리스도인이란 어떤 사람들인지를 몸으로 보여주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절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저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조상님께 절하기보다는 추모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다음, 조용히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이 좋다. 물론 평소에 본인이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지 않았다면 반발이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항상 ‘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포’의 삶이다. 또, ‘봉사’의 삶을 보여 주어야 한다. 제사 음식을 차리는데 있어 마음의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조상 제사가 분명히 우상숭배지만 그렇다고 무슨 귀신이 와서 그 음식을 먹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전 8:4~9, 12~13). 부정한 음식이라는 생각 때문에 좋지 않은 표정과 마음을 갖는다면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가족간의 관계마저 해치게 되고 그렇다면 ‘선포’와 ‘친교’마저도 저버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친교’의 삶도 중요하다. 물론 제사라는 행위 자체가 나쁘기는 하지만, 사실 제사를 통해 가족이라는 개념을 다시 생각하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음을 부인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가족간의 친교에 적극 참여해서 가족간의 사랑을 만들어가는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설날. 정말 육체적으로만이 아니라 영적,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지치는 날일수도 있지만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신나는 날이 될 수도 있다. 선택은 우리 몫이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추부길 목사(한국가정사역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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