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부르시면 어디든 달려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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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부르시면 어디든 달려 가야죠”
  • 현승미
  • 승인 2009.11.1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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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날개없는 천사들’ 통해 하나님 만난 배우 최 령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해 화제가 됐던 세미 뮤지컬 ‘날개 없는 천사들’. 2달여의 공연동안 큰 키에 잘생긴 외모, 요즘말로 ‘짐승남’의 포스를 뿜어내며 유독 눈에 띄는 남자배우가 있었다. 지체장애인 형과 함께 살며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동네 최절정 인기남 ‘은혁’ 역으로 열연한 연기자 최령.

그는 연극, 영화, 드라마 등을 두루 섭렵하며 성장한 10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 연기자다.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거란족 장수 두타이 역을 맡았고, 드라마 ‘착한여자 나쁜여자’를 거쳐 지난 8월에는 아침드라마 ‘물병자리’에서 주연으로 열연하기도 했다.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부딪쳐야 하는 세상적인 것들에 고민했던 그는 전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되자 크리스천 연기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고 있는 디앤지스타로 소속사를 옮겼다. 그리고 2003년부터 디앤지스타에서 지속해 오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공연에 합류한 것이다. 그냥 합류가 아니라 자신의 달란트를 활용해 연기지도까지 맡았다. 소속사 특성상 옮기고부터 예배도 많아지고 영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받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는 최령 씨.

연예인으로서 주일성수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게 정설이다. 감독, PD들에게 잘 보여 한 번이라도 더 작품을 하고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실정에, 주일은 물론 봉사활동을 위해 특정 날에는 작업할 수 없다는 연기자를 반길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가 흔쾌히 세상 기획사를 뿌리치고 디앤지스타를 찾을 수 있었던 데는 그만의 특별한 사연이 있다.

“드라마 ‘물병자리’가 끝난 후 연골 수술을 받게 됐는데, 그때부터 일도 뜸해지고 주연을 맡고 나더니 일을 가린다는 등 좋지 않은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일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진실을 보게 됐지요. 준비했던 영화도 잘 되지 않았고, 지난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 때 기도 중에 김은경대표와 디앤지스타를 알게 됐고, 기도 끝에 함께 하기로 했지요.”

CF스타 서단비를 배출해냈던 디앤지스타는 국내 유일의 기도하는 연예기획사다. 주일성수는 반드시 지켜야 하고, 예배와 기도회도 많다. 모든 일의 시작과 끝에 하나님을 향한 기도시간이 있다. 소속 연기자들을 철저히 신앙으로 무장시키고 있는, 세상 기획사들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하나님의 기업이다.

“사실 제가 연기를 하게 된 모든 과정에 하나님이 깊게 개입하셨습니다. 10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도 한 번도 술 로비, 돈 로비를 한 적이 없습니다. 오직 열심히 하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역할을 주셨지요. 제가 잘 나가고 못 나가는 건 하나님께 달려있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자신이 가진 달란트조차 자신의 유익을 위하여 쓸 때는 지식도 지혜도 없더니, 소속사를 옮긴 후에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연기를 할 때도 지식과 지혜를 부어주셔서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한 연기자 선배님이 참 크리스천 배우가 없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그땐 그 말의 의미를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공연을 통해 하나님의 방법으로 연기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크리스천 배우임을 알게 됐습니다. 공연이 끝날 때마다 배우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간증시간을 가졌는데, 그 안에서 지혜를 알게 하셨지요.”

대학시절 우연히 듣게 된 수업시간에 만난 목사님을 통해 ‘예공’이라는 연극인 단체를 만들고, 3년 동안 오지를 돌며 공연을 했다. 선교공연을 위한 활동비는 물론 자신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지만, 하나님의 자녀로서 사명감을 갖고 즐겁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임자가 없어 결국 ‘예공’은 해체됐다.

“당시 교회에서 찬양사역자로도 활동하고 있었는데, 예공 해체 후 연기자가 되기 위한 프로필을 찍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아르바이트 기간에 ‘찬양사역자를 위한 세미나’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고민 중에 아르바이트를 포기하고 목사님께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한 차비와 비용을 후원받아 참석했지요.”

놀랍게도 하나님 일에 우선권을 둔 그를 어여삐 여기신 하나님은 그가 연예인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셨다.

“세미나가 끝난 후 PD로 있던 형 친구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한 기획사 대표님과 면접을 봤는데, 그 날 바로 계약이 결정돼 3일 만에 프로필을 찍게 됐지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대표님이 한 번에 계약을 결정한 적이 없었대요. 모두 하나님이 하신거죠. 그때부터 하나님이 부르시면 어디든지 가리라 마음 먹었지요.”

하지만 하나님은 그에게 뭐든지 쉽게 주지는 않으셨다. 오랜 기간을 두고 그가 충분한 준비가 됐을 때, 하나님은 그를 들어 쓰셨다.

때론 생각지 못한 철인3종 경기를 해야 했고, 영화 크랭크인을 앞두고 극적으로 캐스팅 된 ‘어깨동무’의 쌍칼 역 역시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하심을 보면서 저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하나님 축복 때문에 이제 잘 나가는 일만 남았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그의 기대와 달리 영화흥행은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갑작스런 대통령 탄핵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나머지 극장가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다시 한 번 ‘내려놓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모든 자신의 삶 가운데 하나님이 임재하심을 고백하는 그는 신앙이력조차도 특별하다. 모태신앙도 아니고, 누군가의 인도를 받아 교회에 출석하게 된 것도 아니다. 오직 하나님과의 대면으로, 하나님이 직접적으로 개입하심으로써 신앙을 갖게 됐다.

“어릴 적부터 영적으로 아주 민감했습니다. 집안 자체가 종교성이 강했지요. 어머니가 절에 다니셨어요. 불교도 주일학교가 있는데, 어머니와 상관없이 저도 그 주일학교에 다녔지요. 고등학교 때는 스님이시던 어머니 친구분을 통해 사주, 불경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시험을 준비할 때도 당연히 절에서 했지요.”

고등학교 시절 미션스쿨에 다니면서도 고무신 신고, 불경 들고, 염주까지 차고 다니며 하나님을 믿는 아이들에게 불교를 전파했던 최령씨.

“어릴 적부터 죽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 존재가 소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이 있었지요. 대학 때는 증산도부터 통일교, 여호와의 증인, 대순진리교까지 정말 온갖 종류의 종교를 섭렵했어요. 그런데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과 갈급함이 있었지요.”

그런 그를 군대 제대 후 하나님께서 꿈을 통해 인도하셨다. “정말 영화처럼 보여주셨는데, 구불구불한 산 길을 가고 있는 기차 난간에 제가 간신히 따라 올라탔어요. 터널을 들어갔는데, 뿌연 하늘에서 거부할 수 없는 ‘회개하라 회개하라’ 음성이 정확하게 들렸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왔더니 전쟁터였어요. 저도 상처를 좀 입었는데, 빨리 치료받고 다른 사람을 도와야지 하는 생각을 했지요. 잠에서 깼는데도 너무 선명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고 있던 친형한테 물었더니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그러더군요.”

한 달 뒤 그는 다시 한 번 ‘모세의 기적’과 같은 꿈을 꾸게 됐다. 잠에서 깬 후 집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꼈다는 최령씨. 결국 형의 소개로 한 목사님을 만나게 됐고, 그때부터 그의 신앙은 무섭게 불붙기 시작했다.

뮤지컬이 끝난 후 쉴 틈도 없이 극동방송을 통해 군선교사역을 위한 프로그램 ‘미션 충전 오병이어’ 진행을 맡게 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최령씨. 그를 통해 새로운 복음사역을 이뤄내신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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