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제 이렇게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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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 이렇게 활용하자
  • 승인 2002.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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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가 가정에 가져다 줄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

·긍정적 영향
첫째, 관계의 질(Quality of Relationship)을 달라지게 한다. 주5일 근무는 가족이 서로 더 많이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가정은 가정다와야 하며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다. 만남과 대화가 있을 때 신앙훈련, 경건훈련도 할 수 있다.
둘째, 사고의 질(Quality of Thinking)을 향상시킨다는 점이다. 가정은 쉬며 생각하는 가장 적절한 공간이다. 꿈과 비전, 창의성은 생각에서 나온다. 가정이 이러한 역할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은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셋째, 변신의 기회(Quality of Change)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면 내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자발성과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5일 근무제는 자기계발과 변신을 꽤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부정적 영향
첫째, 생산성을 향상시키라는 압박 때문에 가족 모두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거리를 집에 가져오는 빈도도 늘어난다. 그래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다. 기업들이 축소된 노동 시간을 지키기 위해 퇴근 후 집에서 일하게 하는 등 편법을 사용해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이 더 피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자기 파괴적 소비, 곧 우리가 염려하는 향락적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다. 많은 가정 구성원이 자기절제의 소비를 하지 못하고 과도한 소비, 사치성 소비에 몰두한다면 결국 가족이기주의가 번지고 가정경제는 무너지며 사회는 어두워질뿐이다.
셋째, 노예화의 가능성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에 속한 소수의 경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찾겠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계층에 속한 다수의 경우 ‘시간은 돈이다’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두 세 직종에 종사하는 경향이 늘어난다.

건전 가정 위한 교회의 역할
첫째, 교회가 가정들로 하여금 주말을 영성 확장의 기회로 삼도록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가정들로 하여금 대사회적인 책임을 수행하는 기간으로 주말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온 가족이 사회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강제적이서는 안된다.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그 참여가 진정 의미 있는 것이 되도록 교회가 세심하게 배려해아 한다.
둘째, 교회가 대안문화 공급주체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기회로 주5일 근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교회가 주체가 되어 아동, 청소년들을 위한 건전한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고 가족이 참여하는 축제의 마당을 자주 만들어 준다.
교회가 청소년을 위한 건전한 기독교문화를 확산시켜 나간다면 주5일 근무제에 따른 가족중심의 여가를 교회가 주도해 갈 수 있다.
셋째, 교회가 주5일 근무제를 교회와 가정이 자연스럽게 하나되도록 만드는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교회는 가정과 동반자 관계를 성립해야 한다.

교회를 큰 가정처럼 만들고 가정을 작은 교회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교회를 믿음의 공동체로 만들고 가정을 신앙의 훈련장으로 삼는다.
아울러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교회 밖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한다면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는 혈연공동체를 뛰어넘어 서로 헌신하고 사랑하는 상승공동체로 변화될 수 있다.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
주5일 근무제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며 앞으로 주4일 근무나 심지어 주3일 근무제마저 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근로시간의 축소는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물론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 제도가 줄 수 있는 사회적 파장이 크고 근로자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 수 있는 논의의 마당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그동안 관심밖에 두었던 근로자의 가정에 보다 여유를 주고, 가정을 과거보다 건전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주5일 근무제를 놓고 ‘성경적인가’, ‘교인들의 주일성수를 방해하지 않을까’, ‘결국 교인의 수가 감소하지 않을까’를 염려해왔다. 이러한 염려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한 것은 교회가 그 점을 염려한다고 해서 추진되고 있는 주5일 근무제가 중단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제도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교회가 가정과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교회의 역할로 가정이 보다 영적으로 향상되고 사회가 밝아진다면 교회를 보는 사회의 눈도 달라지고 교회에 대한 시회적 기대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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