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사울을 제거하기 위해 미리 피흘리거나 폭거를 일으키게 하지 않으시고 행하시는 방법을 택하신 것입니다. 사무엘이 자기의 뜻을 누설한다면 사울은 사무엘뿐 아니라 다윗과 그 모든 가족도 살해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사무엘은 사실을 완전히 고백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고 어리석은 일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정보를 제한시켜 말하는 것과 의도적으로 속이려는 것과는 구별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것을 사실대로 다 말하는 것이 반드시 정직한 길은 아닐 것입니다. 사무엘은 전체를 다 말하기 보다 부분적으로 말한 것이 오히려 하나님의 뜻에 부합한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삼상 20장에서 다윗과 요나단의 우정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차기 이스라엘의 왕이 될 다윗을 죽이려는 사울의 계획을 안 요나단은 하나님의 뜻을 세우기 위해 아버지 사울의 뜻에 반하는 어떤 의미에서의 불효를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요나단은 하나님 앞에서 사울에게 거짓말 한 것인가? 사울의 음식상을 피해간 것을 요나단은 다윗이 제사할 일이 있어 형들에게 갔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사실과는 다른 것이지만 다윗의 전체 의중을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거짓말 한 것은 아닙니다. 전체 진리를 말함으로써 위험이 올 때 부분적 진리만 말을 하므로 그 말을 제한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지혜에 속한 것입니다. 이종윤목사<서울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