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장로/선임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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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장로/선임장로
  • 승인 2002.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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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의 계급과 위계적 서열이 없는 정통 장로교회에는 “수석(首席)”이라는 제도와 칭호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자리잡힌 교회에서는 “수석장로”, “수석 부목사”라는 말을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서열을 매김해서 호칭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잘못 된 것이다. 본지(本紙) 전호(前號)의 ‘평신도’에 관한 기술에서 논급한 바가 있으나 성직(교직) 위계(位階)와 서열이 없는 장로교회에서 “수석장로”, “수석 부목사”라는 칭호의 ‘수석’이라는 말은 “맨 윗자리” 또는 ‘석차(席次)’로 보면 ‘제1위’나 ‘수좌(首座)’격인데, 이 말의 반대말은 ‘말석(末席)’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직분의 계급과 서열 개념을 갖지 않고 인정치 않는 교회에서 어떤 사물의 등위(等位)가 아닌 동일한 직분에 임직된 인격체에 대하여 그 서열을 자리 매김하여 계급화 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다.

'수석’이 있으면 ‘차석(次席)’이 있고 ‘말석(末席)’이 있다는 전제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그 직분에 ‘선임(先任)’된 직분자를 수석으로 하지 않고, 더러는 교회 안에서 영향력이 있고, 사회적으로 지위와 명망이 있는, 즉 신분상의 위상(位上)이 있는 직분자(장로)를 임직의 선임, 후임에 관계없이 ‘수석’으로 지명된 사례도 있는데, 이것은 더더욱 부당한 것이다.

따라서 남보다 먼저 임직된 임직의 선배요, 선임자로서 예우적이고 관념적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계급적 서열개념이 있는 ‘수석장로’라는 명칭은 장로주의에 입각한 공화체제(대의제도)에서는 교직(敎職) 위계가 있을 수 없으므로 ‘수석’은 ‘선임’으로 고쳐 써야 할 것이다.
흔히 규모가 큰 교회에서 여러 사람의 부교역자(목사) 중 어느 한 사람을 ‘수석 부목사’로 지명하여 호칭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것도 역시 ‘수석’이라는 칭호는 적절치 못하다. 그 인원이 몇 명이 되었든지 각자는 ‘수석’, ‘차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직무 유형에 따라 담임자의 위임된 사역을 방조(assist)하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부교역(목회)자를 서열화하여 ‘수석’이니, ‘차석’이니 하는 것은 교직 평등주의의 장로교 규범신학 정신과 성경에도 합치되지 않으므로 시정되어야 한다.

개혁장로교회의 대부분이 목사 칭호 가운데 ‘부목사’라는 목사의 직무별 칭호가 있는데 이것도 올바른 칭호가 아니다. 원래 ‘부’(副 : vice)란 목사에게 있어 단계적 승급과정이 없이 목사 직분이 완성적이고, 최종적인 직분으로 ‘안수’(按手 : ordination, 장립 : 將立)되어 직무적인 구분은 있어도 공회적 수임(受任)의 완결된 직분이므로 원초적으로 목사직에는‘목사’ 자체 직분에서 ‘부’(副)는 없는 것이다(부목사로 안수되었다가 다시 원목사로 승급 임직되는 단계가 없다).

따라서 ‘부목사’가 아닌 ‘부교역자(부목회자)’로 호칭되어야 하고, 교회 헌법상의 목사 칭호의 기타 칭호는 직무(사역)상의 칭호인데 ‘부목사’는 유독 직분(직임)상의 칭호로서 최종적 완성 직분인 ‘목사’로 안수되는 것이지 ‘부목사’로 안수 임직되지 않으므로 직위·직분으로서의 부목사의 칭호는 비성경적이므로 직무상의 칭호로 갱신되어야 한다.

김석한(기독신학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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