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향린동산 매각, 교단 재산에 손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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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향린동산 매각, 교단 재산에 손해 끼쳤다”
  • 이현주
  • 승인 2009.0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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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제26형사부 총회 실무진에게 실형 선고
 

특가법상 배임 적용... 교단 업무 적법한 절차 따라야


향린동산 불법 매각건으로 검찰에 기소된 기장총회 총무 및 실무진들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6형사부는 지난 9일 선고공판에서 교단 재산의 불법 매각과 사문서 위조 등에 가담한 혐의로 전 총무 윤길수목사와 총회 재정부장 김봉석장로에 대해 징역1년과 집행유예 2년, 징역2년과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주문했다. 또 총회 감사로 향린동산을 직접 매입, 개발에 참여했던 백형수장로에 대해서는 유예 없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향린동산의 매각이 교단에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으며 시가 18억원 상당의 향린동산을 14억에 저가 매각하고 매수인 백형수장로가 이를 다시 미등기전매하는 형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해 교단에 상당한 손해를 가했다며 업무상 배임을 인정했다.

 
또 재정부당 김봉석 장로에 대해서는 이수교회 담보대출과정에서 사문서 위조가 확인됐고 김종무 전 총무의 사택전세자금을 위해 지급한 재해헌금 사용도 횡령에 해당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판부의 판결은 교회가 행정 편의를 위해 무심히 해오던 불법적인 관행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교단의 재산 처분과 재정집행은 반드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것으로 분석된다. 

 
기장총회는 지난 2005년 총회본부 이전을 위해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용인 동백지구 인근에 있는 향린동산을 매각키로 하고 총회 유지재단 이사회 감사로 있던 백형수장로에게 감정가보다 4억원정도 싼 가격에 향린동산을 매각했다. 당시 기장총회는 은행 대출금을 상환하는 긴박성을 이유로 개발업을 하고 있는 백장로에게 매도했으며 매각가격인 14억8천여만원은 당시로서 적정한 가격이라고 줄곧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지재단 소유 부동산을 매매할 경우 금액이 500만원 이상이 되면 공고를 통해 경쟁에 부치도록 되어 있었지만 공고 없이 백형수장로에게 향린동산을 팔았으며 이 땅이 택지개발지구 인접지역으로 지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 14개월 전 감정평가액을 기준을 매매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향린동산을 매수한 백형수장로는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두 배 가까운 28억원에 타인에게 매도함으로 이득을 취했고 이것이 교단에는 피해로 다가왔다는 점에 재판부는 주목했다.
 

재판부는 “아카데미하우스 매입 후 은행대출 25억원의 변제를 위해 향린동산을 급히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심지어 계약과 달리 유지재단이 백장로가 낼 이자를 총회가 대신 납부하고 매매대금 지급기한도 정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 재판부는 윤길수 전총무와 김봉석 재정부장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지 않았고 이사회 결의를 이행한 것이라는 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향린동산을 매수한 백형수장로에 대해서는 유지재단 감사로 감독할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일단 기장교단 내부에서는 이번 판결로 교단 내 행정처리나 실무자들의 활동이 상당히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사회에서 긴급한 사안에 대해 관행적으로 실무진들에게 맡겨 처리되던 것도 앞으로는 복잡한 절차를 순서대로 밟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또 교회 안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사회법에 의존하고 해결하려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교단 재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의혹이 있었고 이를 교회법으로는 치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사회법에 판결을 의뢰한 것이 아니냐”며 “이번 판결이 교훈이 되어 교회가 깨끗하고 정직하게 모든 일을 처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결과를 접한 기장총회는 “교단 내부에서 항소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며 별도의 답변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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