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목소리 Volume과 P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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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목소리 Volume과 Pitch
  • 승인 2001.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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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와 우리 글이 표음문자라는 관점에서 같은 점이기도 하지만 단어의 발음과 말을 하는데 있어서 그 속에 있는 리듬(rhythm)과 억양(intonation)의 강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말에는 억양의 변화가 크지 않다 경상도나 전라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말속에는 충청도나 강원도 지방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리듬과 억양 때문에 듣는 이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관심을 끌어 ꡐAIDMAꡑ 의 첫 번째 요소인 ꡐattentionꡑ을 얻게 하여 성공적인 스피치가 되는데 큰 몫을 하기도 한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쉽게 청취할 수 있는 외국방송에서 미국이나 영어권 나라들의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뉴스를 들을 때 말하는 내용은 정확하게 이해하기도 하지만 말하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마치 ꡐ노래ꡑ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을 것이다. 또한 영어회화 공부를 위하여 제작된 회화 테이프를 들어 보면 다양한 나라의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녹음되어 있지만 그 중에도 영어권 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는 억양과 리듬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영어의 억양이 모든 언어의 표준은 아니지만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보면 청자(listener)에게 좋은 관심(attention)을 끌 수 있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에서 화자(speaker)가 청자를 향해 대화(conversation)나 설교, 또는 강의나 대중연설(public speech)을 하는 경우는 화자가 청자를 만나 스피치를 위해 주어진 시간이 화자가 준비한 모든 것을 청자에게 전해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이다. 일단 그 시간이 지난 후에는 청자들은 더 이상 동일한 내용의 스피치를 들으려 하지 않으며 듣는다 해도 처음과 같이 큰 감동을 받기가 어렵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이미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특별히 대중을 상대로 하는 스피치의 경우 청자와 만나는 처음이자 마지막 단계인 전달(delivery)에 관한 다양한 기교중, 목소리의 크기와 음 높이를 조절하여 스피치를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목소리의 크기인 볼륨(volume)과 음높이인 피치(pitch)를 적절하게 조절하여 스피치를 진행하는 화자(speaker)는 개인적인 대화든 대중을 상대한 연설이든 듣는 이들에게 감명을 주어 스피치의 목표인 rapport를 쉽게 형성한다.

그러면 스피치에서의 pitch와 volume의 역할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기로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피치와 볼륨은 말하는 이가 목소리의 크기와 높낮이를 적절하게 조절하여 구사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우리의 한국어에는 영어와 달리 일반적으로 억양의 변화가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언어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많은 화자들이 약간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목소리를 조절하는 기법에 별다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며 ꡐ그냥ꡑ스피치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이 시간, 연말 연시를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유형의 스피치를 반복하며 불만스러워 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스피치는 단조로운 음성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갈수록 청자를 더욱더 괴롭고 짜증나게 만드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날씨나 듣는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심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하며 또 경험하는 일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억양의 변화가 별로 없는 우리 언어 습관 때문에 상대적으로 ꡐ적절한 음성의 조절과 변화'는 의외의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청자들은 그러한 화자를 좋아하며 그런 화자들을 찾는다는 사실이다.

ꡐ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큰 목소리는 자신 있고 당당하여 듣는 이를 제압해서 말하는 이의 의도대로 쉽게 끌고 갈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오늘날 다양하고 성능 좋은 음향기기(audio system)는 천성적으로 목소리가 작은 화자들에게 참으로 반가운 도구이다. 더 이상 볼륨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ꡐ큰 목소리'를 만드는 일이 쉬워졌다. 그러나 과연 목소리만 크다고 훌륭한 화자가 될 수 있을까? 오늘날 수많은 방송매체와 테이프를 통해 수준 높은 화자들과 쉽게 접하고 있는 청자들 속에서 성공적인 화자(speaker)는 ꡐ큰 목소리ꡑ의 volume과 pitch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계속>

박찬석(천안외국어대학 영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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