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총회, 개혁성 및 공익성 회복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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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총회, 개혁성 및 공익성 회복 시급하다”
  • 표성중
  • 승인 2008.11.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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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총회공대위, 2009년도 각 교단 총회 참관결과 발표

지난 9월과 10월 진행된 각 교단 총회에 대한 참관결과가 발표됐다. 교단총회 현장에 직접 참여해 모든 진행과정을 지켜본 참관인들의 평가결과에 따르면 각 교단총회의 공익성 및 개혁성의 회복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교회개혁지원센터, 통일시대평화누리,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등 12개 단체로 구성된 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오전 11시 기독교회관 7층에서 예장합동, 예장통합, 기장, 고신, 기감 등 5개 교단총회 참관 결과를 발표했다.

교단총회공대위는 각 교단 총회에 15명의 참관단들을 파견하여 민주성(총회운영의 개방 정도, 총대 구성 등), 전문성(회의진행의 절차 및 회의 참여의 성실성, 안건숙지 수준 및 해결의지 등), 공익성 및 개혁성(안건내용의 개혁성 및 공적차원에서의 사회통합 기여도 등)으로 구성된 체크리스트를 통해 올해 교단총회를 전반적으로 평가했다.

참관단들의 참관결과에 따르면 교단총회는 임원선거 및 의사진행 발언권과 관련해 여전히 돈과 권력 등 힘의 논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안건토의와 같은 회의진행에 있어서도 교회 내부적인 갈등 및 문제해결에만 초점이 맞춰져 교회의 공적서비스와 같은 사회현안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성을 체크한 항목 가운데 각 교단총회는 대다수 총회장을 역임한 목회자들을 예우하는 경향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증경총회장 및 부총회장단 석은 노회와 분리된 위치에 배치되어 있었고, 발언권도 별도로 마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합동의 경우 증경총회장에 대한 지나친 예우로 인해 반복되는 의사진행 발언과 권위적인 의견 개진으로 총대들의 실질적인 토론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번 총회장 안팎에서 총회 재판에 관한 불신, 총장선거와 교수 제명과 견련된 이슈들을 가지고 총회 결의와 관련한 이해당사자들의 이의 제기 행위가 이어졌지만 이들의 고충을 충분히 숙고하고 반영하여 다루기보다는 총대 개인들과 관련된 현안을 다루는데 시간을 쏟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인터넷생중계는 고신총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총회에서 실시해 폭언이나 무례한 행동 등 총회에 임하는 총대들의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장과 예장합동의 경우는 논쟁이 과열되는 상황마다 ‘총회가 전 세계로 생중계되고 있습니다’라는 자막과 총대들도 “부끄럽지 않게 총회를 치르자”라는 발언을 통해 발언분위기를 검열하고 통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교단총회의 전문성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교단은 본회의나 부서별 회의에서 성회를 위한 출석확인을 하지 않았으며, 총대들의 식사시간 전후 이탈로 인해 재 시간에 회의를 속회하지 못하는 부분도 지적당했다. 회의장소를 이탈한 총대들은 주로 회의장 안팎에서 휴식, 쇼핑, 담소를 나누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며, 총회 마지막 날에는 대다수의 총대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총대들의 발언 및 경청태도도 지적됐다. 회의 중 주로 졸거나 신문을 보고, 잡담하는 등 회의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첨예한 사안을 논의할 경우 발언권을 놓고 서로 물리적 다툼이 있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 성숙하지 못한 모습이 자주 발견돼 성숙한 회의문화 정착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원선거에 있어서도 선거법 위반, 선거진행 과정에서의 미숙함도 많이 보였으며, 쟁점안건에서 대다수 총회들이 교단 및 교회 내부의 문제에만 치중해 사회적 현안에 대한 안건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내부 운영 및 조직에 관한 안건수는 기장 21건(77.8%), 통합 33건(94%), 합동 88건(88%)인데 반해 사회현안에 관한 안건수는 기장 6건(22.2%), 통합 2건(6%), 합동 12건(12%)이었고 고신의 경우는 사회현안에 대해 전혀 다루지 않았다.

특히 환경 및 여성 및 청년 참여 확대에 관한 건은 단 한건도 없었다.

이에 대해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인 박득훈목사(언덕교회)는 “교회가 사회적 현안에 관심을 갖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지만 이에 대한 토론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가 추락한 때에 변화를 위한 몸부림과 사회의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단총회공대위는 이번 교단총회 참관 결과를 바탕으로 ▲교단총회를 향해 직능회원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총대 구성의 다양화 모색 ▲효율적이고 내실 있는 토론을 위한 정책 마련을 제안했다.

특히 “총회의 역할과 위상이 교회나 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노령화되어 있고 특정한 직분에 제한되어 있는 현재의 총대 구성에 체질적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즉, 여성이나 청년들이 동원의 대상이나 시혜, 안배 대상에 머물지 않고 능동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직능대표, 언권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총회 전 회의록을 미리 제공하여 총대들이 회의에 대한 내용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하고, 효율적인 회의진행을 위해 총회의 회의 인원수에 대한 조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단총회공대위는 내년에 있을 총회가 보다 발전적인 방향성을 지니도록 이번에 조사된 결과물들을 각 교단에 발송하고, 참관활동의 공신력 확보, 참여단체의 확대, 참관영역의 세분화 및 다양화, 체크리스트 내용 보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참관활동을 전개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12월 중순경에 최근 기감 사태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여 기감사태가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를 진단하고 공적 책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함께 숙고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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