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페 사역’ 으로 삶의 현장에 교회 세우는 허만혁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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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페 사역’ 으로 삶의 현장에 교회 세우는 허만혁목사
  • 표성중
  • 승인 2008.04.2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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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중심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목회를 해야 합니다.”

“이제 한국교회의 패러다임은 바뀌어야 합니다. 시대마다 목회의 방향이 달라졌듯이 한국교회는 이제 건물 중심에서 벗어나 세상과 문화를 개혁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교회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21세기 목회의 핵심은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성도 한사람의 작은 세포들을 건강하게 만들면 큰 교회들도 저절로 건강해 질 것입니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한 새싹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허만혁목사(51). 그는 21세기 목회는 건물 중심에서 벗어나 직접 세상 속으로 파고드는 현장 중심의 목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물만 크게 지어놓고 세상 사람들을 향해 들어오라고 외쳐도 누구 하나 교회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밖에 있는 영혼은 이미 상처를 입고 있거나 혼자서는 도저히 교회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죽음의 위기에 처한 영혼들이기 때문입니다.”

허목사는 전도는 교회를 성장시키는 수단이 아닌 근본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하며 세상 속으로 뛰어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있다.

“전도와 선교를 하려면 예수의 사랑으로 해야 합니다. 자기를 희생하는 사랑, 그 사랑을 받은 자만이 같은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랑 앞에서 하나님께 무릎을 꿇지 않는 영혼은 없습니다.”

허목사의 목회는 남다르다. 그의 일주일간의 삶은 예배당이 아닌 학교나 직장, 병원 등 늘 현장 속에 머문다.

“목회자는 건물보다 지역과 현장의 작은 교회들을 세우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건물교회는 나중에 하나님께서 필요에 따라 세워주실 것입니다. 현장 교회들이 모이면 나중에 엄청난 파워를 지닌 교회가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 중심의 목회를 추구하는 그의 삶은 ‘아가페 모임’이 증명해 주고 있다. 아가페 모임은 단순한 성경공부 모임이 아니다. 허목사가 목회를 시작하면서 비전으로 삼은 이상적인 교회의 모델이다. 삶 속으로 녹아드는 그의 사역은 성도가 일하고 있는 삶의 터전인 현장 속에서 말씀으로 양육하고 영혼을 치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교회가 가장 성경적인 교회입니다. 가정을 중심으로, 학교를 중심으로, 직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작은 교회, 홈 처치를 계속 세워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가페 사역은 현재 서울 및 경기지역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허목사는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대한전선 본사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가서 예배를 인도한다. 또한 경기도 양주의 서정대학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에 찾아가 교수중심으로 예배를 인도하며 서대문구 마포동에 있는 기독실업인본부도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해 말씀을 전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전선에서 함께 모여 예배드리던 한 직원이 안양연구소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직원과 현장을 위해 매주 화요일마다 안양에 가서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이제 예배당이 아닌 성도와 일반인들이 직접 부딪치고 있는 실제적인 생활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목회를 해야 합니다. 작지만 이런 저의 열정이 한국 교회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작은 불꽃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가페 사역은 단순히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가정의 문제, 직장의 문제, 인생의 문제까지 상담하고 치료해주고 있다. 아가페 사역은 다섯 가지 내용을 기본으로 한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모인다. 모이는 사람을 위해 기도한다. 말씀을 선포한다. 전도와 선교를 가르친다. 영적ㆍ정신적 치료가 바로 그것이다. 허목사는 이 다섯 가지를 중심으로 현장 중심의 교회를 하나 둘 세워나가고 있다.

허목사의 이런 현장중심의 교회 사역은 이미 열매를 거뒀다. 신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까지 계속 해 온 아가페 사역으로 현장 교회를 세웠고 이런 현장 교회의 열매들이 하나둘씩 모여 이미 부산과 울산, 서울 강남지역에 건물을 가진 교회를 개척하게 만든 것이다.

“현장은 교인들의 삶이 일주일 동안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바로 이곳에 교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날마다 모이고 떡을 떼며 교제하고 하나님을 찬미할 때 구원받는 자를 날마다 더하게 하셨다는 말씀을 믿고 현장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지금의 새싹교회를 포함해 4개의 교회를 건축하게 하셨습니다.”

“현장 속에서 복음을 증거하고 그 속에서 하나님을 만난 이들이 연합해 예배당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사명인 것 같습니다. 특히 울산교회는 처음에 2명의 치과의사들을 상대로 어느 집사님의 식당에서 모임을 시작했는데 나중에 5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그분들이 교회에 등록하면서 건물을 짓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부흥하게 되었습니다.”

허목사가 개척한 교회들은 현재 많은 성도들이 모이는 교회들로 성장하고 있다. 그는 개척한 교회에 대한 모든 욕심을 버리고 믿음의 사명감을 가진 후임자들에게 모든 것을 고스란히 넘겨주고 1999년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지난 2006년 10월에 돌아왔다. 이후 새싹교회를 담임하며 지금도 계속해서 현장 속 교회를 세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렇게 남다른 사명을 가지고 목회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이들은 아버지와 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였던 고 신사훈박사(1911-1998)였다.

“아버지는 일제시대부터 신앙생활을 하시면서 저를 포함한 8남매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새벽예배를 다녀오신 후 자고 있는 자녀들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주시던 분이셨습니다. 특별히 저를 위해서는 청년들을 인도하는 주의 종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셨습니다.”

아버지의 이런 기도에도 불구하고 그는 목회자보다는 판검사가 되기를 희망했고 자기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군대에서 그를 부르셨고 결국 신학교에 입학했다.

“목회하려면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위대한 스승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결국 저에게 신사훈박사님을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고 신사훈박사는 지금 허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새싹교회를 지난 1955년에 세우고 소천하기 전까지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회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학자이며 목회자였다.

“신박사님은 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으신 분이셨습니다. 저는 그분과 10년 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학문 신학, 언어 등 목회자로서의 인격과 소양 모든 것들을 갖추도록 하는데 제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기여를 하신 위대한 스승입니다.”

신학교에서 배운 학문적 지식만으로 목회를 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허목사. 그는 현장 속에서 성도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목회자들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주일에 한번 교회에 나오는 성도를 향해 말씀을 선포해도 그 말씀은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합니다. 목회자는 성도의 삶 속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그들의 삶이 변화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허목사는 또한 교회가 사회를 변혁시키는 사역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복음만 전한다고 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문화를 견인하고 개혁시켜 나가는 일에도 앞장서야 합니다. 교육, 문화, 체육, 놀이문화 등 많은 것들을 교회가 개발해야 합니다. 특히 대학생과 청년들을 복음의 일꾼으로 만드는 전인적인 사역을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허목사는 지금의 새싹교회를 센터로 해서 전국의 대학교와 초중고에 기독교 문화센터와 생활관 등을 건축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을 영적으로 성숙시킨다는 비전도 갖고 있다.

“앞으로 현장 중심의 지역교회를 통해 서로 사랑하며 함께 배우고 웃고 화목하게 살아가는 교회를 만들 것입니다. 현장 교회들이 연합해 수천 명이 모일 때까지는 교회 건물을 지을 생각이 없습니다. 성도가 늘어나면 학교와 공공건물을 빌려 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허목사는 상처받거나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들과 혼란에 빠진 사람들이 사랑과 용납, 도움과 용서, 희망과 격려를 그들의 삶 속에서 누릴 수 있는 교회를 세운다는 목표를 가지고 아가페 사역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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