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김명혁목사 "순수한 영성과 도덕성 회복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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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김명혁목사 "순수한 영성과 도덕성 회복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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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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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은퇴하는 강변교회 김명혁목사는 복음신학의 본질에서 기본을 지키는 목회에 충실해왔다. 도 한국복음주의협의회를 통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와 교회의 과제들에 대해 올곧은 소리를 내왔다. 29년 목회일선에서 은퇴하는 김명혁목사와의 신년대담에서 그는 한국교회가 십자가의 영성을 회복하기 위해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약해지고 착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나치게 정치화 된 교회를 꼬집으며 교회가 교회로 돌아가고 말씀으로 돌아갈 때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은퇴 후 50~100명 단위의 작은교회를 찾아다니며 말씀을 전하겠다는 김명혁목사는 남은 삶도 하나님께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담 : 장형준 편집국장 | 2008. 1. 7 | 장소 : 강변교회 담임목사실



▶ 2007년 한국교회 화두는 평양 대부흥 100주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완의 해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목사님 역시 진정한 회개가 없음을 지적하셨는데 2008년 새해, 한국교회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한국교회가 부흥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부흥을 사모하면서 여러가지 노력을 경주했지만 진정한 회개와 진정한 부흥을 체험하지는 못했고 행사에 그치고 만 허탈한 느낌입니다. 그동안 너무 정치적인 이슈에 치중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방지일 목사님이 지적하시는 대로 진정한 회개를 할 수 있도록 길선주 목사님과 같이 하늘을 바라보면서 부르짖어야 하겠습니다. 진정한 십자가의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약해지고 착해져야 하겠고, 손양원목사님과 같이 진정한 용서와 사랑의 영성을 지녀야 합니다.

우리에겐 본받아야 할 신앙의 선배들이 많습니다. 진정한 화해와 연합의 영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한경직 목사님을 바라보아야 하겠고, 진정한 순교의 영성을 지니기 위해서 주기철 목사님을 바라보아야 하겠고, 진정한 종말의 영성을 지니기 위해서 길선주 목사님과 이성봉 목사님을 바라보아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교회가 지나치게 정치화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 후 한국교회 변화의 방향을 전망해주시고 새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한국교회가 지나치게 정치에 야합한 것이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기독교계는 각각의 대선후보들을 찾아가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는데 이것은 목회자들이 범한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선도 중요하지만 목회자들이 너무 정치에 깊이 관여한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 결과로 우리가 그렇게도 바라고 있었던 진정한 회개와 부흥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지적한 대로 순수한 영성을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명박 당선자와 새 정부가 정치를 잘 할 줄로 생각합니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경제성장 정책과 아울러 도덕성장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종교 정치 사회의 다양한 계층을 모두 끌어안는 포용적인 화해정책을 써 주기를 바랍니다. 정교 유착이 되지 않도록 기독교에 대한 편향적 정책은 써 주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양자에 불행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그 해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래적인 모습인 ‘약함’과 ‘착함’과 ‘주변성’을 지니는 대신 너무 강해졌고 너무 이기적이 되었고 너무 세속화 된데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한 영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반면 너무 시끄러워졌고 분파적으로 변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됩니다. 최근 교회의 모습을 보면 고무풍선에 바람이 들어 간 것 같습니다. 떠들기는 하는데 내실은 없고, 기본도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교회는 지금이라도 말씀과 기도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가 예수님처럼 구석진 곳을 찾아가서 나와 다른 ‘이방인들’을 어루만지는 주변성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독교는 원수를 포함한 모두를 품는 종교인데 지금 우리는 너무 증오와 저주의 정서를 몸과 얼굴과 말에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강변교회 목회사역을 마치십니다. 은퇴 후의 사역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신학교는 조금 일찍 은퇴를 했지만 교회는 정기에 은퇴를 합니다. 사실 마음과 몸은 아직 젊습니다. 뒤를 돌아볼 때 분에 넘치는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들의 사랑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은퇴 후에도 바쁠 것 같은데 첫째는 100명 또는 50명 이하의 작은 교회들을 주일마다 방문하여 함께 예배드리며 격려하고 싶습니다. 너무 많은 작은 교회들이 좌절과 절망에 빠져있을 뿐 아니라 대형교회들에 대한 분노까지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선교지들을 방문하여 선교사들을 돌아보고 위로하며 격려하려고 합니다. 지금 선교사들은 세계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러시아 중국을 비롯해서 많은 지역에서 선교사들이 쫓겨날 처지에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10만 명 또는 100만 명 선교사 파송의 구호를 외치기 전에 어려움에 처한 선교사들을 돌아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로 북한동포들을 돕는 일들을 계속하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일에 작은 심부름꾼의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중국 연변지역에 흩어져있는 우리 조선족 동포들과 특히 고아 어린이들을 돌보는 일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한국교회가 하나되는 일에 작은 심부름의 역할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모든 계획은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고 허락하시는 한도안에서 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는 한평생 그렇게 살아왔지만 어떤 의미에서 계획 없이 하루하루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문이 열리는 대로 최선을 다하며 걸어가려고 합니다. 

▶ 강변교회 개척 후 29년간 목회를 펼치셨습니다. 29년간 목회하시면서 가장 중점을 두신 부분은 무엇이며 아쉬운 점도 있다면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저는 목회를 잘한 사람도 아니고 교수의 역할을 잘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어릴 때부터 목회자인 아버지 뒤를 따라 목사가 되기를 원해서 그 길을 온 것뿐입니다. 제가 강변교회를 시작할 때 목표를 세운대로 서로 돌아보고 교제를 힘쓰고 봉사에 힘쓰는 교회를 만들어 왔습니다. 또 하나님 중심, 말씀중심, 교회중심적 신앙생활을 힘쓴다는 표어를 정하고 소박하게 목회를 해왔습니다. 조그만 교회를 이루며 섬겨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강변교회 특징은 가족적인 사랑의 분위기가 있고 성도들의 얼굴에 웃음과 밝음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은 교회지만 이웃을 돌아보고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돌아보는 일에 앞장을 서왔는데 우리교회 성도들은 그런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보다 철저하게 훈련을 시키지 못한 것과 보다 철저한 헌신을 유도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 자신의 목회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으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작은 교회이지만 한국교회를 섬기는 역할을 하게 된 것도 분에 넘치는 감사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들의 사랑과 협력에 대해서 무한한 감사를 드릴뿐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의 어른으로서 후배목사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와 한국교회 전체와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시지요. 

한국교회는 존경받을만한 귀한 어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어른이란 말을 들을 수 없는 부족한 사람으로서 후배목회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우선 하나님께 대한 ‘순수한 믿음’을 지니도록 애를 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물려준 주일성수의 신앙, 새벽기도의 신앙, 순교적 신앙을 몸에 지니도록 애를 쓰면서 한 평생을 살아왔는데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순수한 신앙을 지니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인자가 올 때에 믿는 자를 보겠느냐”라고 말씀하셨는데 순수한 믿음을 지키도록 애를 써야 할 것입니다. 순수한 신앙이란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에 손길을 믿고 그 손길을 의지하고 바라보며 그 손길에 붙잡혀 하루하루를 열린 마음으로 걸어가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고 품으며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면서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은 너무나 귀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비록 정치 종교 문화적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을지라도 그들 속에는 하나님께서 심어주신 고귀한 인성과 신성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이와 같은 포용적인 마음과 생각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공산주의자도 모슬렘도 우리의 존경과 사랑의 대상입니다.

너무 어려운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지만 이것이 앞서간 우리 신앙의 선배들의 삶의 모습이고 자세였기 때문입니다. 나는 지난 수년 동안 우리 신앙 선배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가슴에 깊은 충격과 감동과 도전을 받았는데 사랑하는 후배목사님들도 신앙 선배들의 삶과 사역과 죽음을 바라보며 저들을 따르도록 애쓰기를 바랍니다. 한가지 더 말씀 드리면 세상의 유행과 교회의 유행에 너무 민감하여 따르지 말고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고 천국을 바라보며 종말론적 신앙의 관점을 지니고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정리=이현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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