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교회운영이 헌금 본질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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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교회운영이 헌금 본질 ‘왜곡’
  • 승인 2001.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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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건강교회위원회가 지난달 25일 강남교회에서 개최한 '제4회 건강교회포럼'에서 오세택목사(두레교회)가 '교회의 재정지출, 어떻게 건강하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편집자주〉 한국 교회 재정지출 어떻게 볼 것인가?
대부분의 한국 교회들이 예배당과 부속 건물의 건립과 유지보수, 그리고 목회자 및 직원 인건비와 사무비로 재정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는 현상 - 많은 부분이 특별 예·결산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공식적인 1년 예·결산안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 을 직시할 때 한국 교회의 재정지출은 위기상황에 봉착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교회 재정지출을 위기상황이라고 보는 근거는?
1994년 발간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설립 80주년 기념자료집인 ‘교회사회봉사총람’에 의하면 교회 재정 가운데 사회봉사비의 비율을 어느 정도 책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3.6%가 10% 미만으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51% 이상 책정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0.2%에 지나지 않았다.

사회봉사 사업에 대한 실시가 어려운 이유로 61.3%가 재정의 부족을 들고 있다. 연간 사회봉사비 지출액으로는 92.1%가 1천만 원 미만인 것으로 답했다. 헌금에 대한 기본 인식과 실천이 성경의 가르침과 완전히 빗나가 있음을 보게 된다.

어떻게 교회의 재정지출을 건강하게 할 것인가?
첫째, 교회 지도자들이 성경적인 헌금의 의미를 바로 가르쳐야 한다. 물질적 공평을 위한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은사라는 개념을 심어야 한다. 대부분의 성도들은 헌금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의미를 부여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지만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이런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성경적인 헌금의 의미를 강조해야 한다.

성도들이 헌금을 나눔의 수단이나 평균케 하는 은사라는 인식을 가지게 될 때 헌금을 한다는 행위에 대해서 상당한 사회적 자긍심과 소망을 갖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헌금이 사회가 겪고 있는 부의 분배나 소유로 인한 갈등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교회가 헌금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 내지 체제를 갖는 것이다. 토지와 건물에 대한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체제를 갖는 것이다. 이 부분은 아직 연구되지 않았지만 교회의 본질을 담아내고 그러면서도 전투적이고 건강한 교회를 이루기 위한 교회의 외적인 크기를 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필요 이상으로 교회가 커지면 분립 개척과 같은 방법으로 건물과 체제유지를 위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대부분의 한국 교회들은 체제를 유지하느라 헌금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교회가 재정을 바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공과 성장주의라는 이념을 허물고 화려하고 웅장한 교회와 기도원 건물들을 허물어야 한다.

대형 교회라야만 선교를 포함한 구제사업이나 사회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은 ‘작지만 연합하는 교회운동’이라는 철학과 실천을 통해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셋째, 교회재정에 대한 정책결정과 재정지출에 대한 감시에 성도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대부분의 대형 교회에서는 헌금의 주체가 되는 성도들이 교회재정의 정책결정과 재정지출의 감독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다. 일부 교회에서는 제직회를 통해서 정책결정과 감독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상당히 제한된 실정이다.

평소에 재정에 관한 자세한 상황을 교회 홈페이지에 올려놓아 모든 성도들이 언제든지 관찰할 수 있고 자신들의 생각을 개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재정에 대한 최고 의결조직인 공동의회 때 재정에 대한 정책과 예결산 세부사항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사전에 모든 자료를 제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국 교회의 재정지출은 위기상황이다. 재정지출의 위기는 재정수입의 위기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이 말은 헌금이 성경적으로 바로 쓰이지 못하면 성도들이 헌금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다는 뜻이다. 성경의 권면처럼 인색함으로나 억지로가 아니라 자발적이고 너그럽게 헌금할 수 있기 위해서는 헌금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재정지출에 대한 과감한 제도적 혁신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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